추석 앞두고 벌초하다 벌 쏘임 사고 빈발, 소방청 주의보 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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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앞두고 벌초하다 벌 쏘임 사고 빈발, 소방청 주의보 발령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8.09.10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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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사고 연이어 발생, 1명 사망...소방청 "벌초 때 긴옷 입고 모자 착용은 필수" / 신예진 기자

다가 오는 추석을 맞아 조상 묘소를 벌초하다 벌에 쏘이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소방당국은 벌 쏘임 주의보를 발령하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10일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9월에 벌에 쏘인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7년 기준, 9월 벌쏘임 사고는 3881건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10월로 들어서자 1309건으로 현저하게 줄었다. 9월은 추석 전후로 벌초, 제초작업, 성묘 등의 활동이 증가하는 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8~9일 주말 동안 벌 쏘임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지난 9일에는 충청남도 공주시 의당면에서 A(59) 씨 등 3명이 묘지를 벌초하던 중 벌떼의 습격을 받았다. A 씨는 의식을 잃고 쓰러졌지만 출동한 구급대원의 심폐소생술 덕분에 의식을 회복했다.

지난 8일에는 경남 하동군의 한 야산에서 60대 B 씨가 벌초 작업 중 벌에 쏘여 숨졌다. 숨진 B 씨는 마을에 살고 있던 친척에게 발견돼 경찰에 신고했다. B 씨는 “산에서 땅벌에 쏘였다”고 가족에게 전한 뒤 묘지에서 약 10m 떨어진 곳에 엎드려 있었다. B 씨는 복부와 양팔 등 스무 군데 가까이 벌에 쏘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B 씨가 과민성 쇼크로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직장인 이모(28, 경남 창원시) 씨도 지난 8일 벌초를 하다 벌에 쏘였다. 땅벌이 숨어있다 움직이는 이 씨의 발목을 공격했다. 이 씨는 당시 고통으로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날 밤 이 씨의 다리는 퉁퉁 부었고, 병원을 방문한 이 씨는 의사로부터 “벌독이 감지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 씨는 현재 약을 복용하고 있지만, 벌에 쏘인 상처는 남았다.

말벌 신고를 받은 119 소방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해 벌집을 제거하고 있다(사진: 경북소방본부 제공).

소방청은 추석 전후 벌초 시즌에는 땅속에 사는 장수말벌, 말벌, 땅벌 등에 의한 피해가 잦다고 밝혔다. 그중에서도 특히 무덤 내에 벌집을 짓는 장수말벌을 특히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대부분 사망사고는 장수말벌의 공격을 받은 경우 발생한다는 것.

벌 쏘임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벌초 시 복장이 중요하다. 소방청은 반드시 모자를 착용할 것을 권했다. 말벌은 검은색 털에 매우 민감해 공격할 때 특히 머리를 집중적으로 쏘기 때문. 고령일 경우 머리 공격을 받으면 바로 사망할 수 있다. 즉 모자만 쓰더라도 말벌의 공격에 생명을 건질 수 있는 셈이다. 또, 땅 속에 서식하는 말벌은 대부분 하반신부터 공격하기 때문에 긴 하의와 긴소매 상의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만약 벌이 공격을 시작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소방청은 “무조건 그 자리를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강조했다. 공격 장소에서 최소 10m에서 최대 20m 이상 벗어나면 벌집과 멀어져 말벌의 공격이 현격히 줄어든다는 것. 말벌 전문가인 경북대 최문보 연구교수는 “2018년 벌 쏘임 사망자들은 대부분 고령으로 말벌에 쏘였을 때 민첩하게 대처하지 못해 큰 사고로 이어졌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한편, 소방청은 말벌 공격을 받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다. 소방청 최민철 119 생활안전과장은 “추석을 맞이하여 벌초 등 산에서 벌에 쏘이게 되면 119구급대의 신속한 접근이 어렵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벌에 쏘이지 않도록 주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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