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위문공연에 육감적인 피트니스 퍼포먼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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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위문공연에 육감적인 피트니스 퍼포먼스 논란
  • 취재기자 이준학
  • 승인 2018.08.20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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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현장 공개로 네티즌 설전... “사기진작 큰 효과" vs "부적절한 성상품화" / 이준학 기자

군 장병들의 사기진작을 목적으로 행해지는 ‘위문공연’에 대한 논란이 갑작스레 불거져 눈길을 끈다. 한 유튜브 채널에서 군 부대 위문공연의 현장 영상을 업로드했는데, 영상 속에서 드러난 위문공연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등장한 것. 영상 속 공연에 나선 피트니스 모델 팀은 비키니를 연상시키는 무대 의상을 입고나와 모델로서 자신의 몸매를 자랑하는 퍼포먼스를 보였으나, 이는 자칫 여성의 ‘성 상품화’의 소지가 있다는 해석이 등장했다.

논란이 된 유튜브 위문공연 현장의 한 장면. 무대 위 여성은 신체를 가꾸고 이를 드러내는 '피트니스 모델'로서 이 같은 퍼포먼스를 보였다(사진: 해당 유튜브 영상 캡처).

지난 16일, 댄스 퍼포먼스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한 걸그룹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피트니스 모델 @군부대 위문공연’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는 해당 걸그룹 측에서 지난 14일 안양의 한 군부대에서 공연을 함께했던 피트니스 퍼포먼스 팀을 촬영해 올린 것으로 보인다. 3분 내외의 영상 속 모델들은 신체를 부각하기 위해 노출이 많은 옷을 입고 사회자와 현장 분위기에 맞춰 포즈를 취하며 단련된 신체와 근육을 드러냈다.

이에 최근 여성인권과 관련한 사회적 움직임이 주목받으면서 일부 여성층을 중심으로 문제제기가 일어난 것. 이에 노출이 많은 옷을 입은 채 몸매를 부각하거나 다수의 남성들이 이에 환호하는 모습 등으로 비춰 이것을 ‘성 상품화’로 볼 수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 것이다. 영상의 댓글 창에는 이 같은 공연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과 함께 군인을 향한 비판의 글도 이어졌다. 그러나 이에 반박하는 댓글까지도 연이어 달리는 등 현재까지 많은 네티즌들이 각자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육군은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논란에 대한 해명을 남겼다. 육군이 게재한 글에 따르면, “당시 공연은 민간단체에서 주최하고 후원한 것”이라며 부대 차원에서 공연인원과 내용에 대한 사전파악은 불가능했음을 밝혔다. 이어 “이번 공연으로 인해 '성상품화 논란'이 일어난 것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는 말과 함께 비슷한 사례의 재발방지를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논란에 대해 반박하는 주장들도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특히 기존의 피트니스 퍼포먼스는 국내의 정식 스포츠 대회 중 하나로 여겨질 만큼 대중성을 갖춘 바 있다. 해당 공연 또한 여느 대회의 무대진행과 차이가 없었다는 것으로 미뤄, 무대 행사장이 군대라는 이유로 성 상품화와 연관 짓는 행위 또한 군인에 대한 비하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자신을 군필 남성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이번 논란은 군인에 대한 모욕이다”며 “국방의 의무와 병영생활을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이 논란을 만드는 것에 대해서도 참담하다”고 토로했다.

육군이 작성한 해명글에 이어진 반응들. 다수의 추천을 받은 남성들의 반응은 대체로 '성 상품화'에 대한 논란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사진: 대한민국 육군 공식 페이스북 캡처).

군부대 위문공연을 둘러싼 비슷한 논쟁은 이전부터 진행되고 있었다. 지난 7월,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군부대 위문공연을 폐지하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그리고 지난 16일 마감된 해당 청원은 총 3만 7000여 명의 서명을 받아낸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논란을 계기로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위문공연 폐지 청원의 재등장과 함께 위문공연을 성 상품화로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대응을 요구하는 청원도 등장하는 등 위문공연의 변화를 욕하는 글이 게시됐다.

일각에서는 병사들의 사기진작 방안으로 위문공연 대신 외출과 외박 등을 더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등장했다. 스트레스를 일시적으로 해소하는 것에 불과한 행사를 마련하는 것보다야 근본적인 자율권 보장이 더욱 사병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개선안은 군부대의 고질적인 처우개선 방법 중 하나이기도 하다. 국방부는 오늘부터 10월 31일까지 일부 부대에 한해 병사들의 평일 외박을 시험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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