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도 화장품도 "케미컬 프리"...유기농 제품 전성시대
상태바
옷도 화장품도 "케미컬 프리"...유기농 제품 전성시대
  • 취재기자 장미화
  • 승인 2015.01.25 13: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제인증마크 내세워 신뢰성 높이고 가격도 저렴... ‘친환경 멀티샵’도 등장

최근 각종 오염 물질에 노출된 나머지 어린이들 중에 아토피 환자가 늘자, 아기들을 각종 유해 환경의 피해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오가닉 코튼(organic cotton)’ 소재가 아기 용품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오가닉 코튼은 유기농 면화란 뜻으로, 3년 이상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깨끗한 토양에서 오로지 사람 손으로만 재배되는 면화를 뜻한다. 이런 유기농 면화를 재배하는 과정에서, 제초제대신 사람이 풀을 제거하고, 살충제대신 천적이 해충을 잡는다.

2000년대부터 웰빙 열품을 타고 채소, 과일 등 식재료에서 농약이나 화약비료 없이 재배된 이른바 유기농 식품이 널리 퍼지더니, 최근에는 의류, 화장품 등 다방면에서 유기농 제품이 친환경 기능성 제품이란 이름으로 출시되고 있다.

유기농 의류는 그 중 가장 활발한 친환경 분야다. 유기농 면화를 이용한 아기 용품은 침구류, 인형, 내의, 의류, 출산용품 등 다양한 제품의 소재가 된다. 주부 황연진(35,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 씨는 28개월 된 아이가 아토피와 건성 피부라 면제품을 사용해 왔다. 그러나 아이가 땀을 조금만 흘려도 엉덩이에 두드러기가 났다. 황 씨가 아이의 속옷을 주위 추천으로 유기농 제품으로 바꾸자, 그 뒤부터 아이가 피부를 긁는 횟수가 줄었다. 황 씨는 “유기농 제품이 일반 면보다 부드럽고 자극이 덜해서 아기 피부에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 유기농 코튼 소재를 이용한 유아 내의와 인형 모습(사진: 취재기자 장미화).

유기농 코튼을 이용한 의류는 아기 용품 뿐만 아니라 성인 의류에서도 활용된다. 국내 SPA(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Brand의 약자. 상품의 기획부터 생산, 유통까지 한 회사가 직접 맡아서 판매하는 브랜드. 대개 중저가 제품들이 많다) 브랜드 탑텐(TOPTEN)은 1만 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의 고품질 유기농 티셔츠를 출시했다. 또한 베이직하우스(BASIC HOUSE)도 유기농 제품이란 공인 표시 중 하나인 ‘GOTS 인증마크’를 획득한 유기농 티셔츠를 제작했다. GOTS(Global Organic Textile Standard) 인증마크는 미국, 독일, 영국, 일본이 모여 만든 국제기구가 제정한 유기농 제품 기준이다.

OE(Organic Exchange) 인증 마크도 있는데, 이는 GOTS와 같으나 특별히 면제품의 유기농 인증마크다. 일본산 유기농 면제품에는 JOCA(Japan Organic Cotton Association)이란 인증 마크가 붙어 있다.

국내에서는 유기농 섬유의 생산, 제조, 가공, 유통을 인증해주는 기준인 KOTS(KOREA Organic Textile Standard)가 있다. KOTS는 국내 유기농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관련 단체들이 모여 만든 한국친환경섬유협회가 인증하는 유기농 인증기준이다.

패션 잡지 <패션비즈>의 인터넷 판 2014년 5월 29일 자 기사에 따르면, 남성복 트루젠(TRUGEN) 역시 유기농 티셔츠를 출시해 성공적으로 매출을 올렸으며, 이 기사에서, 트루젠 관계자는 “출시한 지 몇 주 되지 않아 많은 판매율을 보였고, 여름 매출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대학생 김윤하(25, 부산시 금정구) 씨는 피부가 예민하여 유기농 티셔츠를 찾아 구입한다. 김 씨는 “예전에 비해 많은 브랜드에서 유기농 티셔츠를 출시해 구입이 쉬워졌고, 디자인과 색상도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 의류매장 H&M가 유기농 코튼 소재로 만든 티셔츠의 모습. H&M의 오가닉 제품은 따로 초록색 의류택을 달아놓았다(사진: 취재기자 장미화).

피부에 닿는 의류뿐 아니라, 피부에 바르는 유기농 화장품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시장 정보를 제공하는 국제적인 회사 ‘데이터모니터(Datamonitor)'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기농 화장품 시장 규모가 연 평균 7~8%의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친환경 화장품 브랜드 록시땅은 홈페이지를 통해서 자사 제품들은 천연 성분을 사용하고 유기농 인증을 받은 원료들만 사용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록시땅이 만든 핸드크림은 150ml에 3만 5,000원이다.

유기농 화장품에도 인증마크가 있다. 프랑스의 에코서트 인증마크도 있고, 미국의 USDA, BDIH 등이 있다. 부산에 위치한 록시땅 매장 관계자는 “유기농 화장품은 구입 전에 인증기관의 인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유기농 제품은 화학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다 보니 사용 기간이 짧다. 공기와의 접촉을 최소화해 주는 용기를 사용한 제품을 고르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유기농 화장품은 대개가 해외 수입품이다. 해외 유기농 화장품은 인증기관을 통해 공신력을 확보했지만, 국내 유기농 화장품 인증제도는 아직 미흡하다. 의약계 신문인 <약업신문> 2013년 7월 23일 자 보도에 따르면, 녹색소비자연대가 주최한 ‘유기농 화장품 신뢰성 제고를 위한 관리방안’에 대한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국내 실정에 맞는 인증 제도의 도입으로 국내 유기농 화장품 업체들과 소비자들이 서로 믿을 수 있는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정부에서 이를 원활히 조율해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 다양한 브랜드에서 내놓은 유기농 화장품의 일부 모습이다(사진제공: 패션잡지 <얼루어> 11년 4월호).

유명 할리우드 배우들이 화학 성분의 부작용을 없애자는 취지로 ‘샴푸 없이 머리감기’ 운동 열풍을 이끌고 있다. 이 운동을 NO와 SHAMPOO를 합쳐 ‘노푸(NOPOO)’라 한다. 노푸 용법은 샴푸대신 물, 베이킹 소다로 거품을 내 머리를 감고, 사과 식초로 마무리해 씻어 내는 등 자연주의 방법을 추구한다. 그러나 자연주의 방식이 번거로운 사람들을 위해 유기농 샴푸가 등장했다. 존 마스터스 오가닉의 베어 무향 샴푸, LG생활건강의 ‘오가니스트 내추럴 발효초 샴푸’ 등이 유기농 샴푸라는 이름으로 출시됐다.

다양한 유기농 제품을 한 곳에 모아 놓은 ‘친환경 멀티샵’도 등장했다. 유아용품 전문업체 보령메디앙스는 친환경 멀티샵인 ‘크래들 투 크래들(CRADLE TO CRADLE)을 론칭했다. 이곳은 오가닉 코튼 소재의 유아의류와 침구류, 스킨, 로션, 세제, 아로마 캔들 등을 판매하고 있다. 크래들 투 크래들의 관계자는 시빅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스킨, 로션의 경우 화장품 내용물 뿐 아니라 포장용기를 바로 땅에 묻어도 될 나무소재를 이용했다”며 “요즘은 피부가 예민한 사람뿐 아니라 건강을 챙기는 사람이라면 유기농 제품을 찾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 잠실 제2롯데월드 애비뉴엘관 3층에 1호점을 오픈한 ‘크래들 투 크래들’의 내부모습. 다양한 오가닉 코튼을 이용한 유아용품과 침구류, 인형, 화장품이 진열 되어있다(사진: 취재기자 장미화).

 

▲ 화학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소재의 다양한 향초를 판매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장미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