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과 함께 아름다운 하룻밤을”, 장영실과학동산서 천문가족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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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과 함께 아름다운 하룻밤을”, 장영실과학동산서 천문가족캠프
  • 취재기자 이준학
  • 승인 2018.08.1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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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래 진로교육지원센터 주최, 참가자들 천체망원경으로 우주 관측하며 탄성...장영실 특강도 / 이준학 기자

무더운 여름밤, 가족들과 함께 수많은 별을 바라보며 멋진 밤을 보내는 시간이 마련됐다. 부산시 동래읍성 내부의 장영실 과학동산에서 부산시의 학생 및 가족을 대상으로 한 ‘2018 여름방학 천문캠프’가 14일 성황리에 진행된 것. 열대야가 2주 이상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들은 더운 줄 모르고 유성우가 쏟아지는 하늘 아래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15일 새벽, 천문캠프에 참여한 학생들이 천체관측사의 지도 아래, 천체망원경으로 별들을 관측하고 있다. 학생뿐만 아니라 함께 관측에 나선 학부모들도 아름다운 밤하늘의 별을 관측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이준학).

부산시 동래구의 진로교육지원센터(동래나래, 센터장 손정우)는 초·중학생들이 과학에 대한 흥미를 한층 더 키워주자는 취지에서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특히 부산 도심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별자리부터 태양계 행성에 이르기까지 이들을 육안으로 살피게 해 천문학과 관련한 관심을 일으켰다. 부산아마추어천문학회 회장과 회원들은 각자의 천체 망원경을 동원해 천문해설사로 나서 행사진행을 도왔다. 부산과학고등학교와 혜화여자고등학교의 천문동아리 학생들도 봉사자로 참여해 어린 학생들의 ‘멘토’ 역할을 자처했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동래나래 손정우 센터장은 “학생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부모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과학 분야를 포함한 다양한 진로에 대해 가족들이 함께 고민하는 것이 목표”라고 프로그램의 취지를 설명했다. 진행을 도운 부산아마추어천문학회장 이경훈 박사도 “이번 행사로 학생들이 아름다운 별들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 기쁘다”며 “천체과학을 향한 진로를 꿈꾸기보다 별 하나하나를 좋아해주고 여러 가지 천문학 체험을 즐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아마추어천문학회 회장 이경훈 박사(왼쪽)와 회원들이 프로그램에 앞서 각자의 천체망원경을 점검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이준학).

행사는 해가 저무는 오후 8시부터 자율관측을 시작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은 미리 세팅된 천체망원경을 통해 동산 뒤편으로 숨어드는 달을 바라보며 “마치 나뭇가지에 초승달이 걸린 듯 예쁘다”, “달 표면까지 자세히 보여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천체망원경 자체에 관심을 갖는 초등학생들도 더러 있었다. 자녀로부터 천체망원경을 사달라는 소리를 들은 한 학부형은 “스치는 말이었겠지만 괜히 긴장했다”며 “그래도 아이가 관심을 보이는 건 기쁜 일”이라며 소감을 전했다.

어두운 밤이 찾아온 10시부터는 참가자들이 세 개조로 나뉘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각각 간이 천체망원경 만들기, 천문의기(조상들이 예로부터 사용한 천문관측기구) 살펴보기, 별자리 이야기 등의 프로그램 체험에 나섰다. 특히 각 프로그램들이 진행된 동래읍성 의 ‘장영실 과학동산’은 조선시대 천문학의 실재를 살펴볼 수 있는 공간으로, 각종 천문의기를 복원하는 등 관련 교육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시민들의 호응을 받고 있는 곳이다.

학생들은 직접 만든 간이 천체망원경을 꼼꼼히 들여다보며 별을 관찰했다. 일반 천체망원경보다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망원경 속 아이들의 망막에 들어온 천체는 그 어느 때보다 밝게 빛났다. 시청각 자료와 함께했던 별자리 이야기 강의는 천문관측 프로그램 ‘스텔라리움’을 이용했다. 국립부산과학관 차경희 천문해설사는 강의를 통해 여름철 별자리와 화성, 목성, 금성, 토성과 달을 직접 관측하고 촬영하는 등 학생들에게 일상 속 밤하늘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했다.

천문캠프에 참여한 학생들이 천체관측 외에도 동래진로교육센터의 여러 프로그램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이준학).

특히 학생들은 천문의기 탐험프로그램을 통해 조선 최고의 천문학자 장영실의 과학유산을 직접 견학하기도 했다. 조선시대 대표 과학역사유산인 장영실은 동래현(지금의 동래)에서 관비의 자식으로 태어나 태종의 발탁과 세종의 총애를 받는 등 신분의 장벽을 이겨내고 조선의 과학문화를 꽃피웠다. 이를 바탕으로 이뤄진 업적을 설명하는 장영실 과학동산은 이번 프로그램의 취지에 가장 알맞은 장소로 평가받았다.

조별 프로그램 이후 진행된 이경훈 박사의 ‘장영실의 시간은 흐른다’ 특강에서는 장영실의 생애와 업적, 역사 속 천문학의 중요성과 이야기가 소개됐다.  이어 그의 지난 30여 년간 교직생활을 통해 느낀 진로지도와 교육에 관한 이야기로도 뭇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신선한 자극이자 공감이 되는 시간이 마련됐다.

천문캠프에서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천체망원경을 들여다 볼 수 있다. 각 장비마다 천문해설사가 배치돼 진행을 돕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이준학).

무엇보다 이번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참여자들은 자유롭게 천체망원경을 통해 토성과 목성, 화성 등 태양계 행성들과 안드로메다 성운 등 다양한 천체를 관측할 수 있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가은(12, 부산시 사상구) 군은 “책에서만 보던 행성을 직접 볼 수 있어 신기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천문해설자로 참여한 한 아마추어천문학회 회원은 “천체관측을 통해 감동하는 아이들이 있어 아주 뿌듯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공식일정이 마무리되고 각자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던 15일 새벽에는 무수히 많은 유성우가 포착돼 많은 프로그램 참여자들의 탄성이 곳곳에서 이어졌다.

손정우 센터장에 따르면, 이번 ‘2018 여름방학 천문가족캠프’에 참여한 인원은 총 150여 명이다. 그는 “앞으로  동래구의 지역문화자산을 십분 활용하여, 지역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차별화된 진로교육 및 사업을 꾸준히 운영할 것”이라는 약속과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과 천문해설사, 봉사자에게 감사를 전했다.

프로그램을 진행중인 장영실 과학공원의 현장 사진. 잔디밭 중앙에는 천문관측을 기다리는 학생들이 많다. 다행히 행사 당일의 하늘이 맑아 원활한 진행이 가능했다(사진: 취재기자 이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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