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 범죄 근절하라' 여성들 절규에 정부가 팔 걷고 나섰다
상태바
‘몰카 범죄 근절하라' 여성들 절규에 정부가 팔 걷고 나섰다
  • 취재기자 이준학
  • 승인 2018.08.05 22: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토부, 대중교통 공중화장실 등 5000여 개소 점검 강화...'안심 화장실 인증제'도 도입키로 / 이준학 기자

정부가 공공시설 등지에서 이뤄지는 몰래카메라 범죄에 대한 본격적인 단속에 나섰다. 국토교통부가 5일 공중화장실, 대중교통시설과 같이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위주로 점검·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이를 보증하는 ‘안심 화장실 인증제’, 사건발생시 책임자에게 책임을 묻는 ‘점검 실명제’ 등의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최근 몰카 범죄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여성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몰카 범죄에 대한 대책 필요성이 공론화되자, 정부 차원에서 범죄 예방에 팔을 걷어붙인 모양새다.

불법 촬영 범죄, 이른바 '몰카 범죄'에 악용되는 초소형 카메라 등은 시중에서 널리 구할 수 있으며 성능 또한 꾸준히 발전하고 있어 시민들의 불안은 이어지고 있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국토부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불법촬영(몰카)을 통한 디지털 성범죄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2012년도의 적발 건수 2400여 건을 시작으로 2014년 6623건, 2015년 7623건에 이르렀으며, 2014년에 적발된 6623건 중 1590(24%)건의 범죄현장이 지하철역·버스터미널 등 대중교통시설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국토부는 여성들이 안심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조성을 위해 이 같은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특히 촬영장비가 갈수록 소형화되면서 위장이 용이해지고, 화장실 등지에서는 지속적인 녹화가 가능해지는 등 범죄 수법마저 다양해져,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가 절실하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국토부는 이에 따라 “국민이 자주 이용하는 대중교통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수단과 자원을 동원할 계획”이라며 ‘여성이 안심하는 교통환경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코레일, 한국교통공사 등 각 공공교통기관의 직원들이 전문 장비를 갖춰, 화장실과 휴게실 등지에 설치된 몰래카메라를 찾고 있다(사진: 국토교통부 제공).

먼저 국토부는 기존 불법촬영 점검과 대응을 강화했다. 대중교통시설 운영자에게 불법촬영 점검 의무를 부과함과 동시에 유동인구 급증시기인 휴가철 및 명절에는 ‘특별 일제 점검’을 권고하기로 했다. 또 몰카 범죄 단속반을 꾸려 도시철도, 도로, 공항 등지와 역사 안의 수유실, 휴게실과 같은 휴식공간에도 정기·수시적으로 고정형 몰래카메라를 탐지하거나 불법촬영자들을 색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물론 각 기관별로 이를 위한 전문 장비 등도 새로 구비되거나 확충된다.

이번 대책·개선안의 홍보를 통해서도 관련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키울 예정이다. 점검 실명제를 도입해 각 기관별 점검 실적을 공개하고, 점검이 완료된 시설에는 클린존 마크(Clean-Zone Mark)를 부여하는 이른바 ‘안심 화장실 인증제’를 도입한 것. 실제로 작년 8월부터 화성휴게소에서 안심화장실 인증제를 시범 운영 중이며, 설문조사 결과, 불법촬영에 대한 불안도가 크게 줄어드는 등(74%→17%) 실질적인 효과도 나타나고 있어 시민들의 호응을 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 “몰카 점검 실명제는 올해 하반기부터 즉시 시행할 것”이라며 “시범운영 중인 안심화장실 인증제 또한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 같은 관리 대책을 장기적으로 지속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이는 각 교통시설 운영자의 대응 및 관리 체계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의무 불이행 시 벌금 또는 최고 행정처분 등의 처벌을 통해 각 기관의 지속적인 노력을 당부하는 내용이다.

한편,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은 이에 앞선 지난 6월 취임 1주년을 맞이해 개최한 간담회에서도 “철도역, 휴게소, 공항 등에 몰카 설치를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확고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국토교통부 박무익 종합교통정책관은 “제도 도입과 관리체계 강화 등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국민들이 몰카 범죄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몰카 안심지대’ 달성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