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실종여성 시신 100km 떨어진 반대편 가파도서 발견돼 의혹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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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실종여성 시신 100km 떨어진 반대편 가파도서 발견돼 의혹 증폭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8.08.01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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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해류 경로 따지면 납득 어렵다"...경찰, 부검 통해 사고사·범죄 피해 여부 등 규명하기로 / 신예진 기자

제주도서 실종된 여성이 실종된 지 일주일 만에 시신으로 발견됐다. 하지만 시신이 실종 추정지점의 정반대편에서 발견되면서 사망 경위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

1일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지난 7월 25일 실종된 최모(38, 경기도 안산시) 씨가 제주 서귀포시 가파도 인근 해상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모슬포와 가파도를 잇는 여객선이 이날 오전 10시 50분께 운항 도중 시신을 발견해 해경에 신고했다.

서귀포 해경 화순파출소 연안구조정이 출동해 이날 오전 11시 8분께 시신을 수습했다. 시신은 서귀포 의료원으로 옮겨졌다. 해경은 최 씨의 몸에 새겨진 문신과 지문을 통해 최 씨의 신원을 확인했다. 실종 당시 착용한 민소매 티와 반바지도 시신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얼굴 등은 심하게 부패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최 씨는 지난 10일 가족과 함께 캠핑 여행을 위해 제주를 방문했다. 최 씨의 가족은 구좌읍 세화포구 인근 캠핑카에서 지냈다. 그러나 지난 7월 25일 오후 11시 38분께부터 모습을 감췄고, 다음날인 26일 새벽 0시 10분께 세화포구에서 실종된 것으로 추정됐다.

제주 구좌읍 세화포구에서 지난 25일 실종된 최모 씨가 100km 떨어진 가파도 인근 해상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제주도(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최 씨의 시신이 발견됐음에도 사망 경위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실수로 바다에 빠졌는지, 범죄 피해로 희생됐는지 조사가 필요한 상태다.

세화포구에서 실종된 최 씨가 가파도 해상에서 발견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표류 방향과 경로는 표류 물체의 무게와 비중, 해류와 조류의 방향 등 여러 조건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나 세화포구에서 가파도 해상은 100km가 넘는다. 지금까지 단 7일 만에 100km가 넘게 표류된 전례가 없다고 한다.

한 언론은 해경이 사용하는 표류예측시스템을 개발한 해양조사원의 말을 빌려 “해류와 조류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한 표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최 씨가 세화포구에서 바다에 빠져 표류했을 경우 6∼7일 사이에 성산포까지는 표류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파도 인근 해상까지 시신이 떠밀려 간 것은 과학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며 “시점을 고려해 최 씨의 발견 지점은 태풍 등 극적 변수가 없는 경우 납득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최 씨가 실종 당시 입었던 민소매 상의와 반바지가 온전한 상태로 발견된 것도 의문점 중의 하나로 떠올랐다. 바다에 빠져 수일 동안 표류하면 복장의 일부가 유실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경찰과 해경 측은 실종 이후 최 씨가 자의 혹은 타의로 일부 이동했을 가능성, 타살 가능성까지 열어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부검을 통해 사인을 규명하기로 했다. 최 씨의 ‘폐’가 결정적인 단서가 될 가능성도 있다. 만약 시신의 폐에서 플랑크톤이 다량 검출된다면 바다에 빠져 숨졌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플랑크톤이 폐에서 검출되지 않으면 타살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현재 최 씨의 시신은 사인 파악을 위해 제주대학교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지난 26일 새벽 0시 5분께 세화포구를 들렸던 20~30대 추정 남성을 이번 사건의 목격자로 보고 있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한편,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목격자인 ‘턱수염 낚시객’을 찾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이날 “사건 발생 추정 시간대에 흰색의 구형 코란도 차량을 운전했던 남성 낚시꾼을 찾는다”며 목격자 제보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30대로 턱수염을 기르고 있다. 세화리 주변 마을에 살며 자영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은 지난 7월 26일 0시 5분께 최 씨 가족이 머물던 캠핑카 인근에서 차를 주차했다. 그 과정에서 캠핑카와 연결된 소형 발전기를 쳐 캠핑카 안에서 잠을 자던 최 씨의 남편이 깼다.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남편은 경찰 조사에서 “당시 캠핑카에서 나와 소형 발전기를 확인하고서 별다른 손상이 없어 그 남성에게 ‘괜찮다’며 가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 남성의 블랙박스에 주목하고 있다. 이 남성이 차를 몰고 최 씨가 실종된 세화포구를 지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즉, 블랙박스에 최 씨가 혼자 있었던 것인지, 타인과 대화를 누며 이동했던 것인지 등 정황증거가 담겼을 가능성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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