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초부터 크리스마스 분위기...밤마다 '피에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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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초부터 크리스마스 분위기...밤마다 '피에스타'
  • 김태호 시빅뉴스 스페인 특파원
  • 승인 2014.12.22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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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코르도바를 대표하는 중심지인 텐디야스 광장(Plaza de las Tendillas)이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형형색색 반짝이는 장식들이 트리 위에 놓이고, 많은 상인들이 우리의 풍물거리처럼 트리 주위를 가득 채웠으며, 어린이 놀이공원도 조성됐다. 거리를 가득 메운 시민들은 환한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바야흐로 스페인에도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다.

   

▲ 크리스마스 장식이 가득한 거리 한쪽에는 다양한 물품들을 파는 상점들이 들어섰다(사진: 취재기자 김태호).

   
▲ 코르도바 시내 중앙에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어린이 놀이공원으로 탈바꿈하고 동심을 유혹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태호).

스페인 대부분의 대학은 12월에 강의가 없다. 12월 초에 강의를 끝낸 후, 시험을 바로 치르거나, 혹은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내고 나서 1월에 시험을 치르기도 한다. 코르도바 ETTA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는 마리아노(Mariano, 21) 씨는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기 때문에 다들 축제 준비에 정신이 없다. 유럽에서 12월은 굉장히 의미있는 달”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피에스타(fiesta, 스페인어로 파티)를 좋아하기로 소문난 스페인 사람들은 다른 유럽인들보다 크리스마스를 화끈하게 즐기기로 유명하다”고 덧붙였다.

스페인 ETTA 대학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고 있는 경성대 정유경(23) 씨는 크리스마스 하면 산타, 선물, 루돌프, 캐롤 등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정 씨는 크리스마스는 기독교 전통이 강한 유럽인들에게는 거대한 축제일임을 알게 됐다. 그녀는 “얼마 전 관광차 방문한 아일랜드도 그렇고 스페인도 크리스마스는 단순히 선물을 주고받는 날이 아닌 하나의 축제였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이다. 예수가 정확히 언제 탄생했는지에 대한 기록은 없다. 고대 신학자들은 12월 25일을 그리스도의 탄생일로 결정하고, 1월 6일을 그가 세례를 받은 날로 기념했다고 한다. 매년 이 시기가 되면, 고대인들은 식량을 풀어 서로 먹고 마시는 성대한 축제를 했다고 한다.

▲ 아일랜드도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각종 축제로 시끌벅적하다(사진: 정유경 씨 제공).

스페인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시즌인 12월이 되면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란다.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춤을 추며 파티를 즐기기 때문이다. 이들은 각자 집에서 준비해 온 음식과 술을 이웃과 나누어 먹으며 저무는 한 해를 맘껏 즐긴다. 스페인 사람들은 예수가 탄생했다는 성탄절의 의미를 옛날 방식 그대로 계승해서 축제로 즐기고 있었다. 스페인에서 교환학생으로 경제학을 공부 중인 오치호(26) 씨는 스페인 사람들이 가족, 친구들과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파티가 부럽다. 오 씨는 “한국에서는 기독교 신자가 아니면 크리스마스가 단지 술을 마시는 날 중 하루일 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데, 이들은 진정한 축제로 크리스마스를 줄기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페인도 일부에서는 크리스마스의 의미가 변질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스페인 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에서는 크리스마스의 상업화 열풍이 거세다. 그 중앙에는 백화점의 상술이 있다. 스페인 사람들 중 일부는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기보다는 백화점에서 쇼핑하고 선물사기에 바쁘다. 카톨릭 신자인 루카(Luca, 20) 씨는 쇼핑으로 돈을 낭비하기보다는 선조들이 그랬듯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부족한 사람들을 위해 나눔을 실천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는 “축제인 만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지키는 것 또한 축제를 즐기는 방법 중 하나”라고 전했다.

▲ 크리스마스 시즌 중에는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코르도바 시내에서는 크리스마스를 기념해 어린이 합창단이 노래를 부르는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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