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종다리’ 기세 약화...사상 최악 폭염 밀어내지 못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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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종다리’ 기세 약화...사상 최악 폭염 밀어내지 못할 듯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8.07.26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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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동해서 소멸 예상...기상청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 거의 없을 것" / 신예진 기자

기록적인 폭염에 한반도가 펄펄 끓고 있다. 이 가운데 제12호 태풍 종다리도 한반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관측돼 더위에 지친 국민들의 한숨이 이어지고 있다.

25일 기상청에 따르면, 제12호 태풍 종다리는 25일 오후 4시 기준 괌 북서쪽 약 1210km 해상을 시속 19km 속도로 북진하고 있다. 현재 중심기압 996hPa, 최대 풍속 72㎞/h의 소형 태풍이다. '종다리'는 북한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참새과 조류 종다리를 의미한다.

태풍은 지난 25일 괌 북서쪽 1110km 부근 해상에서 발생했다. 기상청은 태풍이 오는 29일 일본을 지나 30일 오후 3시 독도 동북동쪽 약 190km 부근 해상에 도달해 이후 소멸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청이 25일 오후 4시 발표한 제12호 태풍 종다리의 예상 진로(사진: 기상청 제공).

앞서 제12호 태풍 발생 소식에 온라인에서는 한반도의 기록적인 폭염을 잠재울 ‘착한 태풍’이라며 매우 반겼다. 지금까지 가장 더웠던 지난 1994년 7월에는 제7호 태풍 ‘월트’가 뜨거운 한반도를 잠시나마 식힌 바 있다.

그러나 기상청은 태풍이 한반도의 폭염을 꺾을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고 있다. 기상청은 “태풍이 현재 약화단계로 위치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면서 “5일 이내(120시간 내)에 열대 저압부로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소형 태풍인 종다리가 일본 열도를 통과하며 사실상 태풍의 위력을 상실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태풍은 따뜻한 바다에서 수증기를 통해 에너지를 얻는다. 이 때문에 육상을 지날 때는 수증기가 없어 위력이 크게 감소한다. 즉, 태풍이 일본 열도를 통과해도 해상 기온이 낮은 동해에서는 규모가 더 작아질 확률이 높다.

2003년 한국에 큰 피해를 입힌 태풍 ‘매미’의 모습을 위성으로 찍은 사진(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이처럼 태풍이 한반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자, 이를 아쉬워하는 여론이 일었다. 그야말로 ‘역대급 더위’가 이어지자, 많은 사람들이 태풍을 기대하는 상황까지 온 것.

기상청에 따르면, 25일 오후 4시 기준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기온이 35도 이상 오르면서 폭염 경보가 발효됐다. 국내 최고기온은 영천이 38.9도까지 오르면서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덕 37.9도, 밀양 37.8도 대구 37.1도, 광주 36.2도, 창원 36.1도로 뒤를 이었다.

직장인 이모(28) 씨는 “태풍을 기다리는 날이 오게 될 줄이야”라며 “이렇게 더운 여름은 처음인 것 같다. 정말 사람을 잡는 날씨”라며 고개를 저었다. 이 씨는 “태풍으로 인한 피해는 없어야 하지만 제발 (태풍이) 한반도 좀 들려줬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네티즌 A 씨는 “예전엔 일본이 태풍을 막아줘서 감사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비켜주지’라고 생각했다”며 “사람이 이렇게 간사하다”고 말했다. A 씨는 이어 “종달아 힘내봐. 노력을 하란 말이야”라고 재치 있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기상청은 불볕더위가 당분간 기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낮 최고기온이 35℃ 내외로 오르면서 무더위가 계속 이어지겠다”며 “평년보다 4~7도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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