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입맛 사로잡은 열대과일 ‘아보카도’...젊은 층 매니아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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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입맛 사로잡은 열대과일 ‘아보카도’...젊은 층 매니아 늘어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8.07.24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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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 맑게 하는 건강 과일" 소문....수입 과일 성장률 1위 등극 / 신예진 기자

직장인 권유진(26) 씨는 자칭 열대과일 아보카도 매니아다. 아보카도를 활용한 음식을 밖에서 즐기다 최근에는 아보카도를 직접 구매해서 먹고 있다. 권 씨는 “우연히 아보카도 샌드위치를 먹었는데 내 입맛에 딱 맞았다”며 “요즘에는 마트에서 아보카도 한두 개를 사서 반으로 잘라 소금을 뿌려 키위 먹듯이 퍼먹는다”고 말했다. 권 씨는 “아보카도는 혈관을 맑게 해주는 건강 과일이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대학생 신소희(21, 부산시 진구) 씨 역시 아보카도에 푹 빠졌다. 아보카도를 넣은 샐러드, 샌드위치, 음료 등을 직접 만든다. 신 씨는 “건강에 좋다고 해서 아보카도 4분의 1 정도를 샐러드에 넣어 치즈와 곁들어 먹곤 한다”며 “보통 1주일에 1개 정도는 먹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굉장히 부드러워 식감도 좋다”고 덧붙였다.

신소희 씨가 만든 아보카도 샐러드. 어린잎 채소에 계란, 아보카도 4분의 1 등을 넣었다(사진: 신소희 씨 제공).

‘숲속의 버터’라고 불리는 아보카도가 국내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건강 과일로 입소문을 탄 덕에 소비량도 급증했다. 덩달아 아보카도를 주재료로 한 샌드위치, 커피 등 다양한 형태의 상품이 등장하며 대세 과일로 자리 잡았다.

아보카도는 멕시코, 과테말라 등 일조량이 풍부한 남아메리카에서 자라는 열대과일이다. ‘좋은 지방’으로 불리는 불포화지방산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건강 과일로 분류된다. 특히 칼륨 함량이 높아 체내 나트륨을 배출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 때문에 세계 모든 과일 중에서 가장 영양가가 높은 과일로 알려져 있다.

아보카도의 치솟는 인기는 수입량이 증명한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아보카도 수입량은 7136톤으로 지난 2017년 연간 규모인 5979톤을 훌쩍 넘었다. 지난 2016년에는 2915톤을 기록했다. 해마다 수입량이 2배 가량 증가해 수입 과일 성장률 1위에 올랐다.

아보카도 열풍이 한국을 강타한 가운데, 부산시 진구에 위치한 한 마트에 아보카도가 진열돼 있다(사진: 취재기자 신예진).

아보카도 열풍이 이어지자, 식음료 브랜드에서는 아보카도를 활용한 메뉴가 속속 선보이고 있다. 샌드위치 브랜드 써브웨이는 아보카도 시리즈를 출시했다. 아보카도를 토핑으로 곁들인 샌드위치 3종(터키 베이컨 아보카도, 스파이시 이탈리안 아보카도, 베지 아보카도)을 선보였다.

아보카도를 활용한 음료도 대거 출시됐다. 대표적인 것이 스타벅스의 ‘아보카도 블랜디드‘다. 아보카도와 우유를 함께 갈아 식사 대용이나 디저트처럼 즐기도록 만들었다. 아보카도 과육의 씹히는 식감도 그대로 살렸다. 해당 제품은 출시 16일 만에 24만 잔을 판매했다.

생과일 음료 브랜드 쥬씨는 총 4종의 아보카도 음료를 준비했다. 지난해 선보인 2종의 아보카도 음료의 반응이 좋아, 올해 추가로 2종을 선보였다. 또, 잠바주스는 '아보카도 커피'를 출시했다. 콜드브루 커피에 생 아보카도를 갈아 넣어 부드럽게 만들었다.

아보카도의 인기 비결은 뭘까. 전문가들은 비주얼과 건강을 중요시하는 젊은 층의 소비성향을 주목했다. 박수정 써브웨이 마케팅 본부장은 “아보카도가 다른 과일에 비해 대중적으로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보다 특별한 무언가를 원하는 요즘 소비자들을 위한 맞춤형 식재료”라며 “과일임에도 당분 함량이 낮고 맛과 영양이 뛰어나 다양한 요리에 두루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보카도 열풍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환경파괴범이라는 이유에서다. 아보카도 열매를 키우는데 엄청난 물이 소모된다. 지난 2016년 영국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아보카도 2~3알을 얻는데 272L의 물이 쓰인다. 이는 성인 수백 명이 하루에 마실 수 있는 물의 양이다. 이 때문에 농장 주민들은 식수를 외부에서 공급받아야 할 정도라고 한다.

직장인 이모(28) 씨는 “사람에게는 슈퍼푸드지만 환경을 생각한다면 꼭 먹어야 할까 싶다”며 “아보카도 농장이 생산국에 산림 파괴, 가뭄 등을 유발하고 있다는데 아보카도 열풍이 끝나면 그 생산국들은 어떻게 될까”라며 씁쓸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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