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월드컵 응원에 제국주의 잔재 욱일승천기 사용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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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월드컵 응원에 제국주의 잔재 욱일승천기 사용 논란
  • 취재기자 송순민
  • 승인 2018.06.28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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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덕 교수 "전범기 응원 왜 그대로 놔두나" FIFA에 공식 항의...일본 측은 "괜한 트집마라" / 송순민 기자

월드컵이 한참 진행되는 가운데, 6월 25일, H조 조별예선 2차전인 세네갈과 일본의 경기에 전범기가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한국 알리미로 유명한 서경덕 교수는 국제축구연맹(FIFA)에 전범기 응원에 대한 징계를 요청했다.

지난 25일 일본과 세네갈의 조별 예선 경기에 등장한 욱일기의 모습. 일본 선수가 골을 넣자 전범기를 꺼내 흔드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사진: 서경덕 교수 제공).

일본이 2 대 1로 뒤지고 있던 후반 33분, 혼다 케이스케가 동점 골을 넣고 세레머니를 했다. 그 순간 카메라를 통해 관중석에 있던 일본 관중이 전범기를 꺼내 흔드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를 네티즌들이 발견해 ‘전 세계 전범기 퇴치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에게 이메일과 SNS로 제보했다.

응원하는 관중들의 모습 사이로 전범기의 모습이 보인다. 이를 발견한 네티즌들이 서경덕 교수에게 제보했다(사진: 서경덕 교수 인스타그램 캡처).

서경덕 교수는 개인 인스타그램에 일본의 전범기 응원을 비판했다. 그는 “일본 응원단의 전범기 응원 제보를 받았다. 어쩜 이렇게 무식할 수가 있을까. FIFA에 항의 연락을 취할 계획이다”라는 글을 남겼다.

일본이 국제경기에서 전범기를 사용해 응원한 것이 논란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 리그 조별예선 경기였던 수원 삼성과 가와사키의 경기에도 전범기 응원이 등장했다. 당시 아시아축구연맹에서는 해당 구단에 1만 5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FIFA의 공식 인스타그램에 전범기 페이스 페인팅을 한 응원단의 사진이 게재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사진은 항의 끝에 9시간 만에 교체됐다(사진: 서경덕 교수 제공).

러시아 월드컵이 개막하기 전에 FIFA의 공식 인스타그램에 전범기 응원 사진이 게재되어 항의 끝에 9시간 만에 사진이 교체되기도 했다. 서경덕 교수는 전범기 응원에 대해 민간차원에서 지속적인 항의를 통해 FIFA가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대한축구협회 등 정부가 나서서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6월 28일 일본의 마지막 조별예선 경기를 앞둔 상황에서 다시 전범기가 등장할지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국가가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s콜s’라는 닉네임의 네티즌은 “이건 민간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꿀 먹은 벙어리마냥 침묵하고 있지 말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6월 26일 자 ‘도쿄스포츠’의 기사. ‘욱일기 사냥, 한국에서만 통하는 전범기 개념’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의 항의를 반박하고 있다(사진: 야후 재팬 기사 캡처).

서경덕 교수는 일본 응원단의 전범기 응원에 대한 일본의 언론 반응이 더 큰 문제라는 견해를 밝혔다. 일본 언론 ‘도쿄스포츠’는 26일 기사에 "한국에서만 전범기를 트집 잡고 있다. 그리고 전범기라는 있지도 않은 단어를 만들어 한국이 일본 네티즌들에게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고 있다”고 적었다.

전범기의 사용에 대해 김용태(26, 전남 광양시) 씨는 말도 안 되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뻔뻔함에 말이 안 나온다. 일본에서는 역사 교육도 제대로 하지 않는 것 같다.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경덕 교수는 지속해서 홍보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본 정부와 언론은 전범기 자체에 대한 역사 왜곡을 일삼고 있다. 욱일기와 나치기는 같은 의미의 전범기인 것을 전 세계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두산백과에 따르면, 전범기라고 불리는 욱일기는 일본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하던 깃발로 일본의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군기다. 독일은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의 사용을 금기로 여긴다. 하지만 일본은 1954년 이후 다시 육상자위대와 해상자위대의 군기에 욱일기를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일본의 욱일기 사용은 일본의 침략을 받았던 한국, 중국, 그리고 동남아시아 국가와의 지속적인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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