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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에서 배우고 성공에 도전...요리하며 삶을 즐기고 싶어요"

기사승인 2018.06.20  06: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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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서면 청년몰서 중식당 개업한 청년창업자 홍성환 씨..."특색 있는 탄탄면, 짜장면 개발에 승부 걸어요" / 송순민 기자

점심 시간이 지난 한산한 오후, 청년 창업자들이 입주한 부산 서면 시장 2층 청년몰은 한산하다. 그 중 한 음식점 안에서 저녁 장사를 홀로 준비하는 사람이 보인다. 그는 “점심보다 저녁은 손님이 적은 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언제든 준비해놔야 맛있는 음식을 맛있게 대접할 수 있죠”라고 말했다.

부산 서면 시장의 청년몰에서 홍구방을 운영하는 홍성환 씨가 요리하는 모습(사진: 홍성환 씨 제공).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도 제가 부족하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장사가 잘 된다고 한 곳에 머무르고 싶지만은 않아요.” 그는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무조건 돈만 좇기는 싫다는 그는 서면 시장 청년몰에서 베테랑 어르신 상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새롭게 도전하는 청춘, 홍성환(35) 씨다.

침체된 부산 서면시장 활성화를 위해 5월 4일에 청년몰이 개장했다. 서면 시장 2층에 위치한 온나몰은 청년들의 돋보이는 아이디어가 넘치는 청년 가게들이 들어섰다(사진: 부산시상인연합회 홈페이지).

서면시장에 최근에 청년몰이 생겼다. ONNA(온나)라는 이름을 가진 이 청년몰은 2018년 5월 4일에 개장했다. 청년몰은 침체된 전통시장 활성화와 청년창업 지원을 목적으로 전통시장 안에 만들어졌다. 이 사업은 2016년부터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진흥공단이 함께 진행한 청년창업 지원 프로그램으로, 이에 따라 서면 시장을 포함해 전국 22개 전통시장에 청년몰이 들어섰다.

전통 시장 상권 활성화와 청년 창업 지원을 목적으로 전국 전통 시장에 22개의 청년몰이 생겼다. 서면시장 2층 온나몰도 그중 하나다(사진: 취재기자 송순민).
온나몰의 배치도. 배치도는 청년몰로 올라오는 계단에 설치되어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편의를 제공한다. 다양한 청년 가게들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이곳에 모여있다(사진: 취재기자 송순민).

이곳에서 음식점을 차린 홍성환 씨는 지인을 통해서 청년몰 사업을 알게 됐다. 그는 나라의 지원을 얻으면 서면에 적은 돈으로 창업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이 사업에 나서게 됐다. 홍 씨는 청년몰 사업에 참여하면서 여러 감정을 한꺼번에 느꼈다. 좋았던 점은 청년 창업을 하려는 사람들끼리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사실이다. 나빴던 점은 예정된 기간보다 더 늦게 청년몰이 오픈한 것과 교육과정에 일부 알차지 못한 면이 있다는 것이었다. 성환 씨는 “교육이 장사에 필요한 것을 알려주기는 하지만 학교 수업 같아서 아쉬웠다"며 "교육과 창업에 참여하는 과정과 절차가 복잡해서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홍 씨는 부산에서 나고 자랐다. 그는 중, 고등학생 때 놀기를 좋아했다. 친구들이 좋고 노는 것이 좋아 친구들과 어울리며 노느라 공부와는 담을 쌓았다. 다른 친구들과 많이 싸우기도 했다. 그는 그때 그런 행동이 나쁜지 잘 몰랐다. 그리고 어느 순간 친구들과 노는 것에 흥미가 사라졌고 지겨워서 그만두게 됐다고.

홍 씨는 어린 시절 식당을 운영하던 어머니의 일을 가끔 도왔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자신이 만들어서 서빙한 음식을 먹은 한 손님의 말 때문에 요리에 흥미를 가지게 됐다. 그는 “그분은 제게 ‘잘 먹을게, 고마워’라고 말했는데 그 말이 너무 듣기 좋았거든요”라고 과거를 회상했다.

시간이 흘러 2003년, 그는 동명대학교 건축공학과를 들어갔다. 점수에 맞춰서 별 생각 없이 건축공학과를 선택해서 합격했다. 대학 진학 직후, 홍 씨는 무작정 입학한 건축공학과가 자신의  적성과 전혀 맞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  자신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던 중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취미인 요리에 떠올렸다. 본격적으로 요리를 배우고 싶은 마음에 했다. 대학 2학년 때 스물 다섯의 나이로 경남정보대 호텔외식과에 편입했다.

성환 씨의 수상 경력을 보여주는 학교 대회와 전국대회 상장 등 다양한 상장 사진이 가게 한편에 걸려 있다(사진: 홍성환 씨 제공).

경남정보대를 다니던 시기가 그에게는 자신이 가장 열심히 노력했던 시절이었다. 그는 남들보다 시작이 늦은 만큼 자신이 부족하다고 뼈저리게 느꼈고, 그럴수록 정말 미친 듯이 노력했다.

“사실 호텔외식과 친구들은 중, 고등학생 때부터 요리를 준비하던 친구들이라 저보다 훨씬 앞서 있었어요. 따라간다고 밤새 요리 공부하고, 대회준비도 정말 열심히 했어요.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절대 못할 것 같아요. 노력한 덕분에 금상도 여러 번 수상하게 됐어요.”

하지만 요리를 배워나가던 홍 씨는 자신이 생각하는 요리와 현실의 요리가 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신은 그저 요리가 좋고 만드는 것이 좋아서 요리를 하는데, 대학 졸업 후 취직한 직장에서는 주어진 일만 해야 했다. 그때가 대학을 졸업하고 파라다이스 호텔에 근무하던 2011년, 28세 때였다.

그는 호텔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양식을 요리하고 싶었는데, 그에게 주어진 것은 빵을 만드는 일이었다. 1년 동안 호텔에 있으며 그는 자신이 지금 왜 빵을 만들고 있고,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내가 하고 싶은 요리를 하려면 결국은 내 가게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 가게를 가져서 나만의 요리를 손님들에게 맛보이고 싶었어요”.

그는 자신의 요리 스펙트럼을 늘리기 위해 파라다이스 호텔을 나온 후에도 다양한 곳에서 많은 경험을 했다. 뷔페나 일반 식당 등에서 일하며 요리 경험과 실력을 쌓았다. 32세가 된 그는 2015년 부산대학교 근처에 자신의 첫 가게인 ‘아웃스테이크’를 열었다. 대학 졸업 후 월급을 절약해서 모은 돈을 밑천으로 삼았다. 그곳에서 성환 씨는 큐브스테이크를 팔았다. 그는 “당시 큐브스테이크가 한참 유행이었어요. 정말 협소한 공간에 차린 가게였지만, 나만의 가게가 생겼다는 뿌듯함과 제가 만든 특제 소스를 믿고 자신감을 가지고 시작했죠”라고 말했다.

그는 가게를 열자마자 손님이 몰릴 것이라 생각했지만, 장사 초반 6개월은 사람이 오지 않았다. 요리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고, 자신의 요리 실력에 의문이 생겼다. 그는 “손님이 한 명도 없어서 답답해 미치는 줄 알았어요. 그때 생각만하면 아직도 끔찍해요”라고 손사래를 쳤다.

6개월이 지나 서서히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그의 스테이크 가게는 부산대 근처에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6개월 동안 그는 소스를 끊임없이 개량하고 손님들의 의견을 물어서 다양한 변화를 줬다. 근처 학생들과 주민이 찾아오기 시작했고, 부산대학교 축제 현장에서 스테이크를 팔아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도 했다. 그는 “정말 힘들고 어려운 시기가 지나니까 숨통이 트였어요. 한겨울에 꽁꽁 언 손을 녹이며 장사하기도 했고, 배달 주문 전화에 오토바이를 타고 직접 배달하기도 했어요”라고 웃어 보였다.

장사가 잘 되던 가게를 그는 1년 만에 그만뒀다. 수입은 좋았지만, 재료상과 트러블이 생기는 등 수입 외적으로 운영이 미숙한 게 문제가 됐다.  “가게를 처음 운영해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하나의 음식점을 운영하는 노하우가 부족했어요. 미련 없이 가게를 접고 다시 새로운 배움을 위해 떠났어요.”

홍구방의 홍구는 그의 별명인 홍구를 그대로 가져온 말이다. 그의 가게는 서면시장 청년몰에 위치한 작은 공간이다. 홍성환 씨가 저녁 장사를 위해 재료를 손질하는 모습이 보인다(사진: 취재기자 송순민).

가게를 그만 둔 그는 다시 새로운 경험을 찾아 나섰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심정으로 요리를 하나씩 배웠다. 그리고 3년이 지난 2018년, 그는 다시 자신의 가게를 차렸다. 그게 바로 현재 서면시장 청년몰에 위치한 ‘홍구방’이다. ‘홍구’는 그의 어린 시절 별명이었다. 왜 친구들이 홍구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는지 자기도 모른단다. 단지 그 홍구란 별명이 지금도 친근해서 가게 이름으로 했단다. 그는 자기 이름을 걸고 하는 가게이기 때문에 늘 최선을 다한다. 반죽도 매일 새롭게 하고, 새로운 메뉴도 수시로 추가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그는 “돈이야 잘 벌면 좋지만 못 벌어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라고 말한다.

홍구방의 주력 메뉴인 탄탄면과 북경짜장면이다. 탄탄면은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개량했고, 북경짜장면의 경우 특이하게 춘장을 사용하지 않는다. 북경짜장면은 춘장이 들어가지 않았지만 짜장면의 맛이 난다(사진: 홍성환 씨 제공).

홍구방의 메뉴는 단순하다. 탄탄면, 북경짜장면, 깐풍기, 깐쇼새우가 주 메뉴다. 탄탄면은 땅콩과 고추기름을 이용한 중국 사천지방의 면 요리다. 성환 씨는 탄탄면을 좋아하는 자신처럼 다른 사람들도 탄탄면을 좋아해주길 바라면서 꾸준히 연구했다. 그는 탄탄면은 어디서든 경쟁에 뒤처지지 않을 것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짜장면의 경우 춘장을 사용하지 않고 만드는 방법을 계속 생각했다. 성환 씨는 “춘장이 들어가지 않고 좀 더 건강한 짜장면을 만들 방법이 없을까 계속 고민했어요. 그래서 찾은 것이 현재의 북경짜장면이에요. 찾아보니 부산에는 이런 짜장면을 파는 곳이 없더라고요”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홍구방이 끝이 아니고 자기 인생에서 여러 경험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홍구방이 종착지가 아닌 경유지라는 의미다. 그는 “청년몰이 사실 불안정하잖아요. 곧 정부 지원이 끊기면 그때가 고비일 것 같아요. 그것을 잘 버텨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라고 말한다.

앞으로도 계속 도전하고 싶다는 그의 마지막 꿈은 요리를 가르치는 것이다. 배워도 배워도 계속 배우고 싶다는 그는 가게를 운영하면서도 공부가 하고 싶다. 요리에 대해 좀 더 깊게 공부해서 자신의 지식을 남들에게 나눠주고 싶어 한다. 그는 “새로운 일을 하면서 도전하는 인생이 정말 재밌는 인생 아니겠어요. 저는 나중에 요리를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제 삶을 즐기고 싶어요”라고 힘주어 말했다. 

취재기자 송순민 reporter1@civic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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