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불어닥친 평화 훈풍…北美, 비핵화·관계 마침내 정상화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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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불어닥친 평화 훈풍…北美, 비핵화·관계 마침내 정상화 합의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8.06.13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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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문 로드맵 구상은 후속 협상에서 이뤄질 듯…文 "뜨거운 마음으로 축하" / 정인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정상회담을 연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 CNN 홈페이지 일부 캡처).

 

 

한반도에 평화 훈풍이 불고 있다. 북미 양국은 역사적인 첫 정상회담을 열고 합의문에 공동 서명했다. 합의문에는 한반도 비핵화와 관계 정상화를 담은 내용이 포괄적으로 포함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2일 오전 9시(현지시각) 싱가포르 센토사 섬의 카펠라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열었다. 김 위원장은 검정색 인민복 차림에 검정색 뿔테 안경을, 트럼프 대통령은 감색 정장에 빨간색 넥타이를 매고 등장했다.

차에서 내려 드디어 만난 두 정상은 레드카펫에서 악수를 나눴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Nice to meet you, Mr. president”라고 영어로 인사했다.

두 정상은 15분간의 환담을 시작으로 일 대 일 단독회담, 확대회담, 업무 오찬을 진행했다. 특히 단독회담은 배석자 없이 통역만 대동한 채 이뤄졌으며, 9시 16분부터 약 36분간 진행됐다.

이어 오후 1시 42분 양측이 함께 작성한 합의문에 공동으로 서명하고 이를 교환했다. 세기의 담판이 시작 된 지 약 4시간 만이다. 합의문에는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북한의 체제안전보장, ▲북미관계 정상화 등 향후 진행될 북미 협상의 목표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기대했던 종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지만, 향후 진행될 협상에서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조만간 실제로 종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정상회담에 만족한 듯 보인다. 서명식 모두발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문은) 우리의 좋은 관계를 반영하는 결과물”이라며 “김 위원장과 특별한 유대관계가 생겼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나라를 매우 사랑하는 유능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이에 화답했다. 이날 정상회담을 ‘역사적인 만남’이라고 평한 김 위원장은 “세상은 아마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며 “오늘과 같은 이런 자리를 위해서 노력해주신 트럼프 대통령께 사의를 표한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서명을 마친 두 정상은 다시 한 번 손을 맞잡고 눈빛을 교환했다. 수행원들 사이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국내에서도 온 국민의 관심이 쏠렸다. 두 정상의 서명식은 실시간 시청률 26.53%를 기록했다.

양국의 비핵화 의지는 확인됐지만, 구체적 방법이 제시되지 않은 것은 다소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큰 틀의 '완전한 비핵화'는 약속했지만, 미국이 강조해왔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는 빠졌다.

외신 기자들 사이에서도 이 같은 질문이 쏟아졌다. 서명식 이후 기자회견에서는 ‘미국이 너무 많이 양보한 것 아니냐’는 질문이 쏟아졌다. 이 같은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상 포기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합의문에 서명한 이후 북한이 미사일 엔진 실험장도 폐기하기로 했다. 우리는 많은 것을 이뤄냈다”라고 못 박았다.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논의는 후속협상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양 정상은 가능한 빠른 시일 내 후속협상을 개최할 예정이다. 북측은 이미 김 위원장의 친서를 통해 7~8월 중 트럼프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요청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을 워싱턴으로 초대하겠다고 말했으며, 기자회견에서는 “다음 주부터 폼 페이오 국무장관과 함께 세부 사항을 실행하기 위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뜨거운 마음으로 축하하며 환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낡고 익숙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과감하게 새로운 변화를 선택해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두 지도자의 용기와 결단에 높은 찬사를 보낸다”며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가 정착되고 공존과 번영의 새 시대가 열릴 수 있도록,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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