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토론회마저 불참하는 배짱 후보들...유권자들 "후보검증 기회 가로막는 행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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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토론회마저 불참하는 배짱 후보들...유권자들 "후보검증 기회 가로막는 행태"
  • 취재기자 조윤화
  • 승인 2018.06.1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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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태료 배로 올려도 일부 후보들의 TV 토론회 기피 현상 여전 / 조윤화 기자

6.13 지방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높은 관심과는 달리, 일부 후보들이 TV 토론회에 불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언론사가 주최하는 TV 토론회에 불참을 사례는 과거에도 많았다. 참가여부는 후보자가 결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거관리원회가 주최하는 토론회에는 후보자는 의무적으로 참가해야 하는데도, 이마저 회피하는 후보들도 있어 유권자들을 무시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20.14%로 비교적 높게 나타나 유권자들의 높은 관심을 뒷받침했다. 이는 지난 2014년 지방선거 사전투표율(11.49%)보다 8.65%P 높았다. 전국단위 선거로는 지난해 19대 대통령 선거(26.06%)에 이어 역대 사전투표율 2위에 올랐다.

지난 4일 열린 6ㆍ13 지방선거 소수정당 서울시장 후보 TV 토론회 모습. 인지연 대한애국당, 최태현 친박연대, 김진숙 민중당, 신지예 녹색당, 우인철 우리미래 후보(왼쪽부터)가 참석했다(사진: 더팩트 배정한 기자, 더팩트 제공).

하지만 일부 후보들의 행태는 유권자들의 관심을 외면하고 있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는 지난 7일까지 ‘후보자 토론 주간’으로 설정해 지역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후보자 토론회를 집중 개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선관위에 따르면, 10일 현재까지 6명의 기초단체장 후보가 토론회에 불참을 선언했다. 전동평 전남 영암군수 후보, 김대근 부산 사상구청장 후보, 진지명 서울 광진구청장 후보, 이승율 청도군수 후보, 김기조 인천 옹진군수 후보, 박용섭 전북 남원시장 후보 등이다.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무소속 후보가 각각 2명씩이다.

선관위는 이들 가운데 토론회 불참 사유가 정당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김기조 옹진군수 후보(무소속)와 이승율 자유한국당 경북 청도군수 후보, 전동평 더불어민주당 전남 영암군수 후보 3명에게 과태료 1000만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국회는 과거부터 후보들이 TV 토론회를 회피하는 일이 잇따르자, 지난해 11월 공직선거법 심사 소위에서 과태료를 기존 4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대폭 올렸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82조에 따르면, 각급 선거방송토론위원회로부터 초청받은 후보자는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그 대담·토론회에 참석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문제는 정당한 사유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토론회에 불참을 선언하는 후보 대부분은 주로 건강상 문제가 생겼다거나, 유세 활동 일정이 있다는 것을 이유로 든다. 이번 선관위 주최 토론회에서 전동평 영암군수 후보는 소외가정 방문 일정이 토론회와 겹쳐서, 이승율 청도군수 후보는 예비후보 등록이 늦어져 선거운동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토론회에 불참했다. 김대근 부산 사상구청장 후보는 급체를 이유로 내세웠다.

일각에서는 TV 토론회에 불참하는 행위 자체가 유권자를 무시하는 행위라는 비판도 나온다. 토론회에 나가 괜한 구설수에 휘말릴까 봐 토론회에 나가는 것보다는 차라리 과태료를 무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민중당 이성수 전남지사 후보는 지난 달 14일 성명을 통해 ”항간에 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어떤 후보는 선관위가 주최하는 의무 토론회마저 벌금 내고 불참해 버리겠다는 말이 들린다“면서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후보자가 선거제도 자체를 파괴하는 중대한 문제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전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지난 달 23일 전북도의회 브리핑실에서 “토론회를 기피하는 후보는 공직 후보의 자격이 없다”는 슬로건을 걸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에 따르면,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유력 후보자의 선거토론회 불참은 군소 정당과 신진 후보자들이 효과적으로 자신을 알릴 기회 또한 봉쇄해 버린 것”이며 “토론회 기피는 민주적 의무를 내팽개치는 행위이며 나아가 민주주의의 중요한 요소인 공론장을 파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편, 민주평화당은 10일 ’법정 토론회 패싱하면서 언론에 화풀이하는 전동평 영암군수 후보는 공직자로서 자격이 없다‘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민주평화당은 성명에서 “(전동평 후보가) 개인 비리 의혹을 제기한 언론을 고소하는 등 엉뚱한 곳에 화풀이하고 있다”며 “법을 대놓고 어기면서 언론에 고소·고발을 남발하는 행태는 공직자로서의 기본적인 자질에도 미달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전남 영암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동평 후보는 지난 7일 모 지역 신문사 대표와 편집인 등 2명을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유포) 혐의로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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