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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에 훨씬 못미치는 스토리텔링 아쉬움....웹툰 영화 '신과 함께: 죄와 벌'을 보고

기사승인 2018.05.31  23: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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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간 ‘네이버 웹툰’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신과 함께>를 원작으로 한 영화 <신과 함께: 죄와 벌>은 총 관객 수 1400만 명을 돌파했으며, 제작부터 촬영까지 총 6년이 걸렸다. 게다가 1편과 2편을 동시에 촬영하여 촬영 기간만 11개월이라는 엄청난 스케일을 자랑하는 작품이다. 지난 해 12월 1편을 성공적으로 상영한 뒤, 한 배우의 불미스러운 사건 때문에 2편인 <신과 함께: 인과 연>은 올해 8월 개봉 예정이라고 한다. 

화재 사고 현장에서 아이를 구하고 죽음을 맞이하게 된 소방관 김자홍(차태현 분)앞에 본인들이 저승차사라 말하는 해원맥(주지훈 분)과 덕춘(김향기 분)이 나타난다. 자신의 죽음을 인지한 자홍은 편찮으신 어머니 걱정에 저승차사들에게 떠나기 전에 인사만 하게 해달라고 부탁하지만, 그들은 들어주지 않는다. 자홍은 죽음을 받아들이기도 전에 자신을 정의로운 망자 '귀인(貴人)'이라고 부르는 이들과 저승으로 향하게 된다.

배우 차태현(왼쪽)과 하정우가 2017년 12월 24일 서울 영등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신과함께> 무대인사에 참석해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 더 팩트 이새롬 기자, 더 팩트 제공).

저승으로 가는 입구인 ‘초군문’ 앞에 다다르자, 저승차사인 강림(하정우 분)이 자홍을 맞이한다. 이렇게 강림, 해운맥, 덕춘 이 세 명의 차사들과 자홍은 앞으로 열릴 7개의 재판을 함께하게 된다. 망자를 돕고 본인들의 환생을 위해 노력하는 3차사. 그들 앞에 19년 만에 나타난 의로운 귀인으로 자홍이 등장한 셈이다. 그러나 ‘귀인’이라는 이유로 순조로울 줄 알았던 재판의 길은 예상치 못한 벽에 자꾸만 가로막히게 된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CG의 수준이 매우 높다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 영화에 빠져들고 상황에 몰입하게 되었다. 점차 캐릭터에 몰입하게 되고, 작품에 집중하게 되니 전혀 이질감은 느껴지지 않았고, 이후엔 아예 CG를 신경 쓰지 않았다. 자홍과 3차사가 방문한 7개의 지옥과 각 지옥에서 내리는 형별을 보여주는 장면들은 현실감에 놀라기도 했다. 긍정적인 상황이 급격하게 부정적으로 변하면서 벌어지는 일들과 이것을 직접 보여줬다는 것은 대단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움직이는 영상이 아닌 그림으로 그려낸 웹툰이 원작이라는 점, 그 스케일을 표현하려 노력했다는 점에서 내용을 떠나 정말 훌륭한 작품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훌륭한 표현력에도 불구하고 원작과 너무 다른 내용이 의아했다. 영화 속 소방관 김자홍과 다르게 원작의 김자홍은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그래서 원작에서는 자홍이 죽은 뒤에 귀인이 아니고 극히 평범한 사람 취급을 받았다. 개성이 거의 없는 원작의 김자홍에게 소방관이라는 직업을 부여한  영화의 시도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이 '귀인'이라는 호칭은 그저 원작의 방대한 분량을 줄이기 위한 도구에 불과했다.

게다가 원작의 김자홍은 동생이 없었다. 또한 원작에서는 차사가 아닌 변호사들이 각 지옥의 재판에서 자홍을 변호해준다. 일생을 선하게 살아왔다면 좋은 변호사를 얻게 되고, 재판을 받기 위해 지나가는 길들을 위험 없이 지나갈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 원작의 설정이었다. 이런 변화로 인해 '진기한 변호사'는 영화에서 존재하지 않았다. 이것이 원작 팬들의 걱정을 산 부분 중 하나였다.

원작의 원귀는 주인공 김자홍과는 전혀 관련이 없었다. 따라서 원귀로 인해 스토리에 영향을 받는 부분은 전혀 없었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가족이 원귀가 되면서 갑자기 등장하는 괴수들이 망자를 죽이려 들며, 재판을 제시간에 끝내야만 하는 망자의 시간이 빠르게 흐르기까지 했다. 이게 영화의 큰 단점으로 보였다.

원작과 다른 것으로 인해 문제점도 몇 가지 발생했다. 원작에서 평범한 인물인 김자홍은 생전 에 딱히 훌륭한 일도, 그렇다고 극악무도한 일도 한 적이 없기에 평범한 인물의 재판을 보여줬다. 하지만 영화 속 '귀인' 김자홍은 저승에서 큰 장점이 되어 재판을 말 몇 마디로 순식간에 넘기거나, 재판을 치르지 않기도 한다. 이로써 몇 지옥은 그저 말로만 설명하고 지나가버렸다. 훌륭한 CG 능력을 겸비한 이 영화는 각 지옥을 멋지게 묘사할 수 있었음에도 지옥을 대충 보여주고 넘겼다. 물론 원작의 내용이 너무 많았던지라 영화로 만들면서 잘라내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김자홍 씨는 귀인이니까 이번 재판은 넘어갈거에요"라는 대사로 지옥을 건너 뛴다는 게 성의없게 보였다. 

이외에도 원귀를 김자홍의 동생으로 설정해버림으로써 관객들이 눈물을 흘리게 하려는 요소를 강조하고 원작의 다른 내용을 포기했다는 점도 아쉬웠다. 원귀가 된 동생이 왜 김자홍이 있는 지옥을 망치게 되는 건지, 재판에서는 갈등이 거의 없음에도 왜 지옥으로 가는 길에 괴물들이 나타나 망자를 괴롭히는지, 그 괴물들은 대체 누구인지에 대한 의문점도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 또한 저승 3차사의 성격이 원작과 너무 달랐다. 특히 해원맥의 경우, 원작의 그는 묵묵히 자신의 일을 수행하는 차사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는 (강림이 “너는 네가 하는 생각들을 좀 의심해 볼 필요가 있어”라고 말할 정도로) 생각이 짧고, 주먹이 앞서며 생각나는 대로 말을 내뱉는 캐릭터였다. 원작을 생각하지 않고 해원맥이라는 캐릭터를 보더라도 결국 그만의 유쾌함이 영화의 중엄한 분위기를 반감시켰다. 영화에 밝고 재미있는 분위기를 심어주려 했다 하더라도,  해원맥은 너무 무식한 캐릭터가 되어버렸다.

그렇다면 이 영화의 교훈은 과연 무엇일까. 영화의 끝 부분에서 염라는 자홍에게 무죄를 선고하며 말한다. “이승의 모든 사람은 죄를 짓는다. 그 중 극히 일부만이 진심어린 사과를 한다. 또한 그 중 극소수만이 진심어린 사과를 받는다”고. 이 영화가 아직도 관객들에게 어떤 교훈을 주려 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영화는 이 혼란스러움을 가족의 사랑이라는 이름의 눈물로 가려버린다.

멋진 CG와 훌륭한 배우들을 설명이 너무 부족한 스토리로 묻어버린 아까운 영화였다. 원작을 표현하기에 시간이 부족했다면 러닝 타임을 더 길게 했어도 전혀 지루하지 않았을 것 같다. 소재를 제외하곤 원작의 거의 모든 부분이 각색되었는데, 웹툰 <신과 함께>의 소재를 모티브로 아예 새로운 영화를 만드는 것이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뻔하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눈물을 쏙 빼낼 정도로 감동적인 이야기, 그리고 차사들의 호쾌한 액션, 한국 영화에서는 흔하지 않은 화려한 효과를 보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괜찮게 볼 만한 영화임엔 틀림없다. 그러나 나처럼 원작을 재밌게 보았으며, 예고편을 보았을 때, 웹툰을 모티브로 했다는 생각보다 ‘이 정도면 원작을 베낀 다른 영화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에게는 이 영화를 추천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말이다.

부산시 진구 황혜리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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