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때 IT사업에 뛰어들어 페이스북 CEO인 마크 주커버그를 꿈꾸는 부산 청년이 있다. 인공지능 서비스 ‘부산모아’의 창시자인 그는 국내 스타트업 ‘채티스’의 대표를 맡고 있는 안동혁(30, 부산대 경영학과 졸업) 씨다.
챗봇(chatter robot) ‘부산모아’는 안 대표가 야심차게 내놓은 채팅로봇 인공 서비스이다.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할 필요없이 카카오톡 친구 추가를 통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챗봇은 메신저에서 일상 언어로 대화할 수 있는 채팅로봇 서비스를 말한다.
부산모아 서비스에는 부산 지역의 버스·지하철 스케줄, 날씨, 미세먼지, 맛집, 공영주차장 공간, 도서관 열람실 잔여 좌석 정보나 학식 정보 등을 고루 갖추고 있다.
안동혁 대표는 대학교 4학년 때 IT사업에 뛰어들었다. 함께 꿈을 이뤄보자고 다짐한 친구와 사업체를 마련했다. 그리고 1년도 안 돼 ‘부산모아’를 개발했다. 그는 현재 부산대 효원산학협동관 B101호에서 5명의 채티스 팀원을 이끌고 있다.
안 대표가 사업을 시작하면서 가장 절실했던 것은 ‘돈’과 ‘사람’이었다. 겁 없이 사업에 손을 댔기에 주변에선 우려하는 눈길도 많았다. 안 대표는 “돈도 없고 사업을 함께 할 친구도 없다 보니 주변 사람들이 '정신 차려라'라며 타박하기도 했지만 개의치 않았다”며 “돈보다는 사업을 함께 하면서 어려움을 함께 나눌 인재를 구하는 일이 더 급했다”고 말했다.
안 대표가 채티스 인재들과 마음이 통하게 된 것은 우연한 기회였다.
“친구의 친구를 통해 사람을 만나다 보니 지금의 팀원들과 우연히 술자리를 함께 하게 됐다. 그런데 그 술자리에서 서로 전류가 통해 이튿날 오전 9시에 바로 출근하게 됐다.”
고락을 함께 할 팀원을 만난 안 대표에게 남은 과제는 자금 조달이었다. 한 때는 운영자금이 바닥나 쩔쩔 매기도 했다. 그는 “자금이 떨어져 힘든 시기에 다행히 정부지원금이 나왔고, 각종 IT 대회에서 받은 상금으로 버틸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지난 2016년 안 대표는 IT 대회 ‘부산 국제 창업 아이디어페스티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덕분에 상금뿐 아니라 4박 5일간 팀원 모두 스타트업의 성지인 미국 실리콘밸리를 탐방하는 기회를 얻었다. 이용자들이 믿고 쓸 만한 확실한 챗봇을 만들어야 한다는 그의 신념이 우연히 지나치던 ‘신의 옷자락’을 잡은 셈이다.
그는 “실리콘밸리를 탐방했던 경험이 큰 전환점이 됐고, 더욱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채티스 마케팅 담당 신중일(27) 씨는 “조금은 어설펐지만 신념이 확고한 대표님이 팀원들을 잘 이끌어 줬다”며 안 대표를 치켜세웠다.
안 대표에게 대학생의 창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는 “무어라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학생 창업은 분명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송상현 광장과 부경대 앞에 부산창업카페가 있는데, 이 같은 정부지원 사업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안 대표 역시 정부 지원사업을 잘 활용해 어려운 길을 헤쳐 왔다. 그는 “부산창업카페에 청년 창업자와 예비 창업자를 위한 공간이 있다”며 “전문적인 창업지원 정책을 무료로 컨설팅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의 목표는 IT 사업의 인공지능 분야에서의 성공이다. 전국적인 서비스 확대를 목표로 하는 안 대표는 “모든 지역의 챗봇이 완성되면 하나로 통합된 전국망을 갖출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사업목표에 대한 그의 열정은 창업을 꿈꾸던 대학생 시절과 조금도 달라진 게 없다. 그는 오늘도 ‘부산모아’ 이용자가 느끼는 작은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구슬 땀을 흘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