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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 언제까지 피해자가 입증해야하나" 청와대 국민청원 등장

기사승인 2018.05.16  01: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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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서 상처 받고 법정에서 희망도 잃어"...수술과정 관한 의무기록 강화 필요 / 김민성 기자

'의료사고 언제까지 피해자가 입증해야합니까'라는 제목의 글이 지난 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환자와 병원 사이의 신뢰가 틀어지며 법정 싸움으로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의료사고를 둘러싼 법정 다툼이 잇따르는 가운데, 의료사고의 입증 책임을 피해자에게 떠넘기는 현실이 부당하다는 주장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등장했다. 이는 최근 '한예슬 의료사고'를 계기로 의료사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의료사고 언제까지 피해자가 입증해야합니까'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9년 전 자신의 의료사고 경험을 털어놓았다. 그는 "어머니 뱃 속에서 10개월을 자라고 이제 세상을 만나려 했던 제 동생은 출산 중 의료진의 미숙한 조치로 인해 뇌병변, 지적장애 1급이라는 짐을 짊어졌다"고 주장했다.

청원자는 의료진이 자연분만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제왕절개 수술을 권했는데 갑자기 자연분만으로 방향을 틀어 내진을 통해 억지로 아기의 머리를 수차례 돌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기의 출산을 억지로 유도하고자 엄마의 배 위에 올라가 배를 과하게 압박하고, 몸 밖으로 나온 아기의 머리와 어깨를 잡아당겨 결국 뇌병변 장애 1급 확진을 받았고, 왼쪽 팔이 부러질 때 신경조직이 손상돼 양쪽 다리를 쓸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9세인 제 동생은 계속해서 치료를 받았지만 효과가 더뎠고 몸이 아파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소외당하고 있다"며 "그런 상황에 오늘(지난 9일) 병원과의 의료소송에서 패소했다는 비보가 들려왔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청원자는 동생의 장애도 고통이었지만, 치료비 또한 가족들에게 큰 부담이었다고 했다. 그는 "병원 측이 '동생의 치료비를 보상받으려면 소송을 진행하라'는 입장을 전해왔고, 우리 가족은 큰 부담을 무릅쓰고 소송을 진행했다"며 "1심에서는 패소했고, 그후 항소심에서 이겼지만 병원 측의 상고로 결국 우리의 패소로 결말이 났다"고 하소연했다.

청원자 가족은 9년간 의료사고로 들어간 치료비, 소송비 지원, 복지, 치료실 지원 등을 한번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소송이 끝난 뒤 상대 병원 측 변호사 수임료까지 지불하라고 한다"며 "대한민국의 의료소송은 유명인에게만 사과와 보상을 해주고 우리와 같은 일반인에게는 과실입증 책임을 떠넘겨 억울하고 불리할 따름"이라고 주장했다.

이 청원글에 동의를 표한 도슬기(22, 경남 양산시) 씨는 "의료사고를 당해도 병원 측에서 입증하지 않으면 마치 아무 일이 없는 것처럼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도 씨는 "병원 측에서 의료사고에 대해 합의해주지 않을 경우 피해자는 거대한 병원 측과 법으로 다퉈야 한다"며 "스스로 피해를 입증해야 하는 피해자 입장에서는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심정일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의료사고 전문 조경구 변호사는 "의료사고에 대한 조정이 개시되면 중재원이 의료감정을 해주기는 하지만 부실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병원 측에서도 환자에게 수술과정에 대해 충분히 설명할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며 "수술과정에 대한 의무기록의 경우 동영상으로 남겨야 하는데 이 또한 병원의 반발이 커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치과의사 김동주(53, 경남 양산시) 씨는 이전 치아 수술 도중 잇몸에 경미한 상처가 난 것과 관련해 환자의 요구로 피해보상을 해준 경험이 있다. 그는 "의사들은 항상 환자들을 위해 일한다. 그러나 국민들의 의료계 신뢰 수준은 바닥을 치고 있다"며 "환자와 의료진 간의 이런 오해가 빨리 풀리면 의료사고 분쟁이 법정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기자 김민성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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