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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울음소리 너무 괴롭다” 비행기서 탑승객끼리 갈등 빈발

기사승인 2018.05.08  23: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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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 피해 비싼 돈 내고 비즈니스석 끊는 승객도…"외항사처럼 노키즈존이라도 만들라" 요구 / 정인혜 기자

#1. 지난달 이른 휴가를 다녀온 정모(25, 부산시 진구) 씨에게 이번 여행은 악몽으로 남아 있다. 오가는 비행기 안에서 울려 퍼진 ‘아기 울음’소리 때문. 아기가 2시간 내내 울기에 조용히 해달라고 말했다가 이에 불만을 가진 부모 승객과 다툼까지 벌어졌다.

정 씨는 “왜 비싼 돈 내고 타는 비행기 안에서 아기 울음소리 때문에 시달려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개념 있는 부모들은 죄송하다고 말하고 비행기 뒤편으로 가서 아기를 재우는데, ‘아기가 우는 걸 어쩌라고 그러냐’며 화내는 부모들도 적잖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2. 1년에 평균 4번 정도 해외여행을 다니는 주부 김모(52) 씨가 꼭 비즈니스석을 찾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코노미 석에서는 아기 울음소리가 너무 많이 들려 비싼 요금을 더 내고 비즈니스석을 찾는다고. 평소 예민한 편이라는 김 씨는 여행 첫날부터 기분을 망치는 게 싫어 거금을 투자해 비즈니스석을 탄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등 장거리 노선은 좀 덜한데, 아시아 같은 휴가지행 비행기에는 우는 아기가 적어도 두세 명씩은 꼭 있다”며 “내리라고 할 수도 없고 내가 피하는 수밖에 없지 않느냐. 4시간 내내 아기 울음소리에 시달리다 보면 여행이고 뭐고 다 그만두고 싶은 생각도 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울음소리' 탓에 기내 아기 승객을 기피하는 탑승객들이 늘고 있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이처럼 비행기 내 아기 승객에게 따가운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이유는 단연 울음소리. 아기 울음 때문에 여행을 망쳤다는 볼멘소리가 늘면서 일각에서는 아기와 함께 동승한 부모 승객들을 ‘민폐족’이라 칭하기도 한다.

비단 정 씨와 김 씨만의 주장은 아닌 듯 보인다. 지난 2월 익스피디아의 조사에 따르면, ‘꼴불견 승객 유형’을 묻는 질문에 ‘우는 아이를 방관하는 부모’라고 대답한 응답자가 63%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아예 기내 ‘노키즈존’을 도입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해 10월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비행기 노키즈존 좀 만들었으면’이라는 글이 많은 네티즌들의 공감을 얻었다. 대부분 항공사에서는 생후 7일 된 영아부터 탑승을 허락하고 있다.

글쓴이는 “아기에게는 기압 차로 귀가 찢어질 듯한 고통을 안겨주고, 승객들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면서까지 아기를 동반해 비행기를 타야할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낯선 환경에서 기압 차와 흔들림을 느끼는 아기는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겠느냐. 생존의 위협을 느끼는 수준으로 보였다”며 비행기 노키즈존 마련에 대한 당위성을 부여했다. 해당 글은 추천 수 624을 기록한 반면 반대 수는 37에 그쳤다.

지난해 10월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올라온 '비행기 키즈존 좀 만들었으면'이라는 글에 달린 베스트 댓글(사진: 네이트판 캡처).

실제 노키즈존 정책을 도입한 항공사도 있다. 에어아시아, 스쿠트항공 등 일부 외항사는 노키즈존 좌석을 따로 판매한다.

에어아시아는 4시간 이상 비행하는 노선에 ‘저소음구역’을 도입했다. 저소음구역은 비즈니스 좌석(프리미엄 플랫베드) 바로 뒤쪽에 위치돼있으며, 만 10세 이상의 승객만 이용 가능한 서비스다. 10세 미만 영유아, 어린이들은 절대 이용할 수 없다. 해당 구역 티켓은 일반 티켓보다 값이 더 나간다.

스쿠트항공에서도 비슷한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스쿠트항공의 ‘스쿠트 인 사일런스’ 좌석 승객은 어린 아이들의 울음소리에서부터 해방될 수 있다. 해당 좌석은 12세 이하 어린이의 탑승이 금지돼 있으며 일반석보다 좌석 간격도 넓어 승객들에게 인기가 좋다.

국내 저비용항공사 관계자들은 노키즈존 도입 가능성에 대해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 관계자는 “일부 외항사에서는 노키즈존 구역이 있지만, 국내 항공사에서 도입하는 건 정서상 시기상조”라며 “지나친 소음엔 승무원들이 직접 고객들에게 양해를 구하지만, 소음 문제는 ‘에티켓’의 영역이기 때문에 승무원들이 일일이 간섭하는 것도 어렵다”고 말했다. 공은 부모에게 있다는 소리다. 부모 승객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

이 가운데 방송인 샘 해밍턴의 사례가 좋은 예시로 꼽힌다. 호주 출신 샘 해밍턴은 방송 예능 프로그램에서 부모를 만나기 위해 당시 생후 17개월인 아들 윌리엄과 비행기에 탑승하면서 승객들에게 일일이 양해를 구하는 모습을 보여 호평을 받았다.

호주 출신 방송인 샘 해밍턴은 생후 17개월인 아들 윌리엄과 함께 호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승객들에게 일일이 만든 선물을 건네며 양해를 구했다(사진: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캡처).

샘 해밍턴은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들에게 일일이 포장한 선물과 윌리엄의 시점에서 쓴 쪽지도 함께 전달하며 사정을 설명했다. 쪽지에는 “오늘은 아빠랑 제가 단 둘이 첫 여행을 떠나요. 너무 신나는 날이죠. 오늘 기분도 좋은데다가 요새 제가 말문이 트여서 조금 시끄러울 수 있어요. 착하게 타고 가도록 노력할게요”라는 내용이 담겼다.

“아이와의 비행은 정말 힘든 일입니다. 아이가 보채기라도 하면 부모도 힘들고, 옆 사람들도 힘들어요. 아이를 키워본 분들은 그나마 이해할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즐겁게 시작해야 할 비행이 고통의 시간이 될 수 있잖아요. 아이 부모가 아이로 인해 옆 승객들이 힘들어 하는 것에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걸 표현하면 좀 더 서로를 배려하는 여행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샘 해밍턴의 말이다.

취재기자 정인혜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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