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담석 빼기 셀프 간(肝) 청소, "위험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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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담석 빼기 셀프 간(肝) 청소, "위험천만!"
  • 취재기자 하다빈
  • 승인 2014.09.3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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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 의학 근거 없는 속설일뿐, 아프면 병원 찾아야"

최근 병원에 가지 않고도 혼자서 몸 속 담석을 제거할 수 있다는 일명 ‘셀프 간 청소’가 인터넷을 타고 유행 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과학적으로나 의학적으로 전혀 검증되지 않은 엉터리 방법이기 때문에 섣불리 따라했다간 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의료계의 입장이 제기되고 있다.

셀프 간 청소란 담석 제거술을 받지 않고 간 옆에 위치한 쓸개 속의 담석을 빼낼 수 있다고 주장되는 방법이다. 인터넷에서 유행하고 있는 간 청소는 총 이틀이 걸리며,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첫날 저녁, 올리브유와 과일주스를 1 대 1의 비율로 섞어 200ml 컵으로 두 잔을 마신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전날과 똑같은 방법으로 올리브유와 과일주스를 섞어 200밀리리터 한 잔을 더 마신다. 그후 생수 2리터(2,000밀리리터)에 소금 20g을 탄 소금물을 200밀리리터 컵으로 두 컵 연속으로 마신 뒤, 약 1,600밀리리터의 남은 소금물을 5분 내지 10분 간격으로 30분에 걸쳐 모두 마신다. 그리고 다음 날이 되면 변에서 초록색과 황갈색의 크고 작은 덩어리들이 보인다.

▲ 간청소를 성공했다고 후기를 올린 사람들 (사진: 네이버 블로그 캡쳐)

이것이 바로 담석, 혹은 노폐물이나 콜레스테롤이 빠져나온 덩어리라는 것이다. 얼핏 들으면 말도 안 돼 보이는 방법이지만, 인터넷에는 실제로 이 방법으로 간 청소를 집에서 한 뒤 성공했다는 후기들이 여럿 올라와 있다.

▲ 블로그에 올라온 셀프간청소 후기(사진: 네이버 블로그 캡쳐)

E채널의 프로그램 <용감한 기자들>에 나온 신재원 의학부 기자는 셀프 간 청소는 과학적으로 전혀 검증되지 않은 매우 위험한 행위라고 말하고 있다. 위와 같은 방법을 통해서 혹시 크고 작은 대변 덩어리들이 나왔다고 해도 그것이 실제 담석이 아니라고 그는 주장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나중에 그런 대변 덩어리가 나오는 것은 단순히 올리브유의 기름과 담즙이 뭉치게 되면서 담석과 비슷하게 생긴 덩어리가 배출되는 것일 뿐이다라는 것이다. 또한 그는 기름과 소금물이 한 번에 몸속에 들어가면 전해질 불균형을 초래해서 고혈압이나 당뇨를 앓고 있는 사람에겐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신 기자는 담석이 내려오는 길인 ‘담관’은 폭이 1cm도 채 되지 않는데, 이 담관을 통해서 1~3cm 크기의 담석이 나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식으로 담석이 담관을 통해 나오게 되면, 담관 중간에 걸려 막히게 되는데, 이 경우 염증이 생겨 담관염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간 청소를 해 본 직장인 안모(28, 경남 김해시 장유동) 씨는 며칠 동안 속이 더부룩해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간 청소하는 방법을 보고 따라하게 됐다. 안 씨는 대변에 덩어리는 보이지 않았지만 소화가 잘 되는 느낌이 들고 불편함도 사라져 이후로 간 청소를 종종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최근 TV를 통해 간 청소의 위험성을 알게 되고 나서부터는 그런 일을 하고 있지 않다. 안 씨는 “과학적인 검증이 없는 일을 계속할 이유가 없다. 앞으로 인터넷에 떠도는 방법은 못 믿을 것이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간 청소에 사람들이 유혹을 느끼는 이유는 담석제거술이 고가이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병원 진료비 정보에 따르면, 담석 제거술은 수술 형태에 따라 평균 진료비가 최소 260만원에서 최대 480만원까지 다양하다. 서민들에게는 큰 액수다. 담석제거술에 필요한 입원일수도 평균 7일 정도로 직장인들에게는 부담이 된다.

부산의 한 내과 조모(50) 원장은 인터넷에 소개된 간 청소는 전혀 효과가 없으며 일시적으로 담즙의 배출만 증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원장은 “인터넷에 떠도는 방법을 따라하며 돈을 아끼려다 병을 더 키울 수 있다. 진료비가 다소 들더라도 이상 증세가 나타나면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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