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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카범죄 단속한다면서 카메라는 그냥 두나요?" 청와대 청원 20만 명 돌파

기사승인 2018.04.22  22: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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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공약 불구, '몰카판매규제법' 4개월째 국회서 계류...볼펜, 라이터, USB 등 위장형 진화 중 / 조윤화 기자

”디지털 성범죄 제로, 국민 안심 사회 구현“을 목표로 하는 현 정부에서 여전히 많은 여성은 자신이 몰카 피해자가 되진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역 ’몰카 아웃‘ 계단(사진: 더팩트 이덕인 기자, 더팩트 제공).

'디지털 성범죄 제로, 국민 안심 사회 구현'을 목표로 내건 문재인 정부에서도 여전히 많은 여성이 몰카 피해자가 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현행법 상 위장형 몰래 카메라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오전 9시경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위장·몰래카메라 판매 금지와 몰카 처벌을 강화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와 참여자가 20만 명을 넘어섰다. 이로써 해당 청원은 청와대 수석 비서관이나 관련 부처 장관이 공식적으로 답할 의무가 생긴 29번째 청원이 됐다.

익명의 청원인은 ”넥타이, 볼펜, 물병, 탁상시계, 안경, 벨트 등 수도 없이 많은 초소형 위장 카메라가 아무런 제약 없이 판매되고 있다“며 ”몰래 카메라의 판매를 금지하고, 몰카 범죄의 처벌을 강화 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위장, 몰래카메라 판매금지와 몰카 처벌을 강화해주세요'를 제목으로 하는 청원이 참여자 20만 명을 넘어섰다(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현 정부는 일찌감치 몰카 범죄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몰카 범죄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유독 몰카 판매 자체를 금지하는 법안 마련에는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9월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개최된 국무회의에서 △변형 카메라 불법촬영 탐지‧적발 강화 △불법 촬영물 유통차단 및 유포자 강력 처벌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보호․지원 강화 △디지털 성범죄 예방 교육 등 국민 인식 전환을 4대 추진 전략으로 설정한 바 있다.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누구나 변형, 위장 카메라를 손쉽게 살 수 있는 상황을 보완하기 위해 크게 두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먼저 위장, 변형 카메라를 사들일 때 개인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고, 카메라를 양도할 때도 신고를 의무로 하는 ‘변형 카메라 수입, 판매업자에 대한 등록제’를 도입하기로 한 것. 또 다른 방안으로 위장, 변형 카메라 유통 이력 추적을 위한 이력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 또한 지난해 12월 이와 비슷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위장형 카메라의 관리에 관한 법률 제정안‘, 일명 '몰카판매 규제법'을 대표 발의했다. 진 의원은 ”해마다 40여종의 새로운 위장형 카메라가 출시되지만 이에 대한 관리 방안은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진 의원이 대표 발의한 '몰카판매 규제법안'에 따르면, 시계나 단추, 볼펜 등 외관상 카메라라는 것을 인식하기 어려운 위장형 카메라를 제조하거나 수입, 수출, 판매하려는 사람은 행정안전부에 등록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위장형 카메라를 소지하려는 사람도 행정안전부에 일정한 정보를 등록한 뒤에야 소지가 가능해진다. 만일 이를 어길 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지난해 12월 29일 발의돼 대다수 국민에게서 호평받았던 해당 법안은 4개월째 국회서 계류 중이다.

일각에서는 몰카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하면서도, 몰카 판매 금지에는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정부의 태도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질타한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초소형 카메라‘를 검색하면, 이를 판매하는 사이트만 해도 수십 개에 달한다. 위장형 몰래카메라를 판매하는 대부분 사이트 경우, 볼펜, 차 열쇠, 라이터, USB, 시계 형태 등 여러 형태의 위장형 카메라를 판매한다. 가격은 10만 원 선부터 안경 형태의 카메라는 100만 원을 훌쩍 넘는 등 천차만별이다. 위장형 몰래카메라를 판매하는 한 온라인 업체는 차 열쇠 형태의 위장형 몰래카메라를 7종류 판매하고 있었는데, 20~30만 원대를 웃도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세 가지 품목은 이미 품절이었다.

일반 사람들이 실생활에서 몰래카메라를 알아채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위장, 변형 카메라의 렌즈는 대부분 2mm가 채 되지 않고 큰 것이라도 5mm를 넘는 경우는 드물다. 특히 최근 출시되는 변형 카메라는 모양만 닮은 것이 아니고 촬영 기능과 더불어 원래 물건의 기능도 할 수 있게 고안돼 더욱 구분하기 어렵다. 안경형 카메라는 안경알을 사용자가 임의로 교체할 수 있어 카메라와 안경의 기능을 동시에 갖췄으며, 라이터형 몰래카메라는 촬영 기능도 있으면서 실제 담배에 불을 붙일 수 있는 식이다.

판매업체 대부분은 위장형 카메라를 중요한 순간을 포착할 때, 회의할 때, 계약할 때, 기타 증거자료를 수집할 때 사용할 수 있다고 홍보한다. 하지만, 현실의 문제는 위장형 몰래카메라가 성범죄 도구로 활발히 사용된다는 점이다. 지난해 11월, 몰래카메라로 촬영한 불법 성인물 2만 7000여 건을 네티즌 3명이 웹하드에 상습·반복적으로 올려 검찰에 고발당한 사례도 있다.

위장형 몰래카메라 판매를 금지하지 않고서 몰카 범죄를 근절하겠다는 정부의 움직임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몰래카메라 범죄가 늘어나면서 화장실이나 탈의실, 대중교통 등 일상생활 곳곳에서 여성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몰래 카메라 범죄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취재기자 조윤화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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