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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으로 최저임금 못 받는 장애인 노동자...일자리 양과 질 개선 급선무

기사승인 2018.04.21  05: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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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장애인 10명 중 6명 무직... 최저임금 적용 제외 대상인 일부 장애인 근로자 평균치 경악 / 조윤화 기자

장애인 일자리의 양과 질 모두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사진은 지난달 24일 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서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 1만 개, 중증장애인 최저임금 적용 제외 삭제 등을 요구하며 선전전을 벌이던 모습(사진: 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식 홈페이지 캡처).

장애인의 사회참여와 평등권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장애인 차별 금지법’이 시행된 지 올해로 10년을 맞이했지만, 일자리의 양과 질을 개선해한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는 그간 장애인의무 고용제도를 도입하고 기업에 장애인 근로자 할당률을 점차 높여가는 방식으로 장애인 일자리 보장을 위한 정책을 시행해왔다.

장애인에게 노동 시장 진입 장벽은 여전히 높고 두터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지난해 발표한 ‘2017년 장애인 경제활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10명 중 6명은 무직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국내 만 15세 이상 등록장애인은 246만 80명이다. 이들 중 취업자는 89만 8475명으로 고용률은 36.5%를 기록했다. 이는 동기간 전체 인구 고용률(61.3%)과 비교해 보더라도 24.8%p 낮은 수치다.

현행법상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라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일 경우 민간기업은 2.9%, 공공기관은 3.2%를 장애인 근로자를 의무고용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시 미준수 인원당 80~130만 원의 부담금을 내야 한다. 법으로 장애인 의무 고용을 적시하고 있음에도 장애인 고용률이 3년째 30% 중반대 수준(2015년 34.8%, 2016년 36.1%, 2017년 36.5%)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장애인을 고용할 바엔 부담금으로 때우겠다”는 식의 태도를 가진 기업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기업이 장애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대신 납부한 부담금 총액은 5210억 원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5년간(2012~2016년) 장애인 근로자를 의무 고용하는 대신 약 380억 원의 부담금을 내 ‘5년 연속 부담금 최다 납부 기업’이라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공공기관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65개 공공기관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장애인 미고용으로 낸 부담금은 총 1012억 1852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금액을 2016년 기준 최저임금 연봉으로 환산하면, 무려 6692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공공기관이 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6000여 개가 넘는 일자리를 그냥 허공으로 날린 것이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지난 19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안검조정회의에서 “대기업과 선도적으로 장애인을 고용해야 할 공공기관의 장애인 고용의무 이행률이 낮다”고 지적하며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장애인 고용의무를 확실하게 이행하도록 제대를 강화하고, 이를 위한 실효성 있는 지원방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고용노동부는 구체적 대안으로 향후 5년 내로 “일정 규모 이상 대기업의 경우 부담금 자체를 차등 적용하는 ‘기업 규모별 부담금 차등제’를 도입할 것”이며 “특히 공공기관은 법률 개정을 통해 기관 규모와 관계없이 전 공공기관으로 장애인 고용 의무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가 장애인 고용 촉진 뿐만 아니라 일자리 질적 개선에도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자리를 가진 장애인조차 최저시급의 반도 안 되는 금액을 받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사업주가 장애인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월급을 지급해도 법적인 처벌을 받지 않는다. 이는 합법이기 때문이다. 최저임급법 제7조는 ‘정신장애나 신체장애로 근로 능력이 현저히 낮은 자', 그리고 그 밖에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것이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자’에 대해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받으면, 저임금을 지급하지 않다도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최저임금 적용 제외 인가를 받은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장애인 근로자들이 받는 시급의 하한선이 없다는 것이다. 고용주가 아무리 낮은 임금을 지급해도 장애인 근로자는 어쩔 도리가 없다. 심지어 최저임금 적용 대상이 아닌 장애인 근로자가 받는 평균 시급이 3000원 대에 불과하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지난 19일 발표한 ‘최저임금 적용제외 인가제도 운영현황’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최저임금 적용 제외를 신청한 사업장 732개 가운데 731개 사업장에서 허가가 났다. 인가율은 98.3%에 달했다.

또한, 조사 결과에 의하면, 최저임금 적용 제외 대상인 장애인 근로자의 지난해 평균 시급은 3012원이었다. 2008년도 최저시급이 3770원인 것을 감안하면, 일부 장애인 근로자는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의 최저시금에도 못 미치는 금액을 받고 노동을 하는 셈이다.

이 같은 현실 속에서, 최저임금 적용 제외 대상자에게도 드디어 금액 하한선이 생길 전망이다. 고용노동부는 19일 ‘제5차 장애인 고용 촉진 및 직업재활 기본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논의 및 실태조사를 통해 장애인 근로자의 생활을 보장할 적정임금을 만들고, 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불안은 정부가 고용 촉진 기금 등을 통해 보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지난 20일 ‘제38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중증 장애인 공공 일자리 1만 개 보장, 중증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 제외 조항 삭제 폐지 등을 촉구하며 청와대 인근에서 행진을 벌였다.

취재기자 조윤화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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