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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주식’ 삼성증권 사태에 공매도 논란 재점화...청와대에 '금지'청원까지

기사승인 2018.04.10  00: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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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자들 "이번 사태 처음일까" 의심...금감원 "무차입 공매도 아닌 시스템 문제, 증권사 특별 점검" / 신예진 기자

삼성증권이 112조 규모의 주식배당 사고를 일으켰다. 존재하지 않는 주식이 전산상으로 발행돼 유통까지 이뤄졌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삼성증권에 유례 없는 최악의 배당사고가 발생한 후 금융당국이 진상 파악에 나섰다.

삼성증권의 직원의 실수에서 출발한 이번 사태는 증권 시스템 신뢰,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 공매도 논란까지 불렀다. 삼성증권은 대국민 사과에 나섰고, 금감원은 사태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배당 임직원이 우리사주조합 주식의 배당금을 1주 당 1000원 대신 1000주로 잘못 입력한 것은 지난 5일. 배당금을 배당주로 입력한 것. 다음날인 지난 6일 오전 삼성증권 직원 2018명의 계좌로 총 28억 1000만 주가 입고됐다. 삼성증권의 발행가능 주식은 1억 2000만 주다. 이미 발행된 주식은 8930만 주. 발행한도의 30배가 넘는 유령주식이 잘못 들어간 것이다.

삼성증권은 이 같은 사고를 이날 오전 9시 31분에야 인지했다. 삼성 증권 본사는 9시 39분께 이를 파악했다. 증권관리팀은 사고 수습에 나서 오전 9시 45분 모든 임직원들에게 매도 금지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 37분이 지난 오전 10시 8분에야 모든 주식 거래가 차단됐다. 그러나 삼성증권 직원 16명은 매도 금지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501만 2000 주를 팔아치웠다.

삼성증권 측은 담당직원의 실수로 치부했다. 직원이 실수로 ‘원’자를 ‘주’자로 입력했다는 것. 그러나 금융감독원은 9일 삼성증권에 대해 ‘개인 실수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금감원이 지목한 이번 사태의 문제는 크게 세 가지다. 가장 큰 문제는 삼성증권의 시스템 구조로 꼽힌다. 삼성증권은 발행회사로서 배당 업무, 투자중개업자로서 배당업무를 동일한 시스템을 통해 처리하고 있다. 즉, 주식 입고와 배당 업무를 동시에 처리하면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 발생회사와 배당 업무가 동일한 시스템인 증권사는 삼성증권 외에도 4개의 증권사가 더 있다.

내부 통제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삼성증권의 발행주식과 발행한도의 20배가 넘는 28억 주가 입고됐지만 최소한의 경고 장치가 없었던 것. 주식배당 입력 오류가 발생해도 감시, 차단할 수 없다는 뜻이다. 사실상 언제든 실체가 없는 ‘유령주식’이 발행되고 유통될 수 있는 셈. 또, 위기대응도 신속하게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도 지적 대상이다. 삼성증권이 1분 만에 입력 오류를 인지했지만, 주문을 차단하기까지 37분이 소요됐다.

일부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도 뼈아픈 대목이다. 발 빠른 삼성증권 직원 16명은 계좌에 입고된 주식을 보고 거래에 나섰다. ‘매도금지’ 공지가 떴지만, 시세 차익을 노렸던 것. 한 직원은 350억이 넘는 10만 주 가량을 시장에 내다팔았다. 엄청난 금액이 입금된 만큼 직원들은 사측의 실수를 모를 리 없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 시스템 상 주식을 팔면 이틀 뒤에 그 돈을 찾을 수 있다. 그 사이 삼성증권이 지급을 거절하거나 계좌를 일시 동결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었다.

한 개인투자자는 “위조 주식을 발행하고 매도하는 그 자체가 중대한 위법”이라며 “지폐로 따지면 위조지폐”라고 지적했다. 그는 “위조지폐는 1000원만 사용해도 현행범으로 구속된다”며 “삼성증권이 여전히 정상 영업하는 나라에서 뭘 바라겠나”고 말했다.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배당 착오를 일으킨 직원과 주식 매도에 나선 16명을 9일 대기 발령 조치했다. 구성훈 대표는 사과문에서 “문제 발생 시 조기 정상화에 앞장서야 할 일부 직원이 주식을 매도해 급등락을 가져온 것은 정직과 신뢰를 생명으로 하는 금융회사에서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잘못된 일”이라고 밝혔다.

해당 직원 16명은 이날 회사에 주식 계좌를 넘겼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이들에게 유령주식 유통으로 발생한 손실을 ‘구상권’ 방식으로 청구할을  계획이다. 구상권은 문제 해결 비용을 우선 지급한 뒤 발생 원인을 제공한 사람에게 배상을 청구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편, 삼성증권 사태가 터지자, 존재하지 않는 주식이 배당되고 유통될 수 있는 구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삼성증권 시스템 규제와 공매도 금지’를 요구하는 청원이 등장했다. 청원자는 “회사에서 없는 주식을 배당하고, 그 ‘없는 주식’이 유통될 수 있는 시스템이 드러났다”며 “대차 없이, 주식도 없이 그냥 주식을 팔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고 지적했다. 해당 청원은 9일 오후 6시 현재 19만 명을 넘어섰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 팔았다가 가격이 내리면 차후 구매하는 행위를 말한다. 그러나 삼성증권의 경우 처음부터 발생한도가 넘는 증권을 발행해 팔았기 때문에 유령주식을 발행 및 판매한 사례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삼성증권 직원들의 경우 ‘무차입 공매도’라고 지적했다. 삼성증권이 착오 주식 입고를 취소하면서 직원들이 실제 발행되지 않은 주식을 두고 매도 주문을 하고 이를 시장에 팔았기 때문. 김동연 부총리도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삼성증권 사태로 무차입 공매도가 실질적으로 이뤄졌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심지어 투자자들은 “무차입 공매도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닐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투자자는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내 계좌에 갑자기 주식이 들어왔다면 팔 사람이 있을까”라며 “왜 들어왔는지, 팔아도 되는지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고민 없이 한 두 명도 아닌 10명이 넘는 사람이 팔았다는 것은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었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의심했다.

현재 금감원은 무차입 공매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직원들이 계좌에 입고된 주식을 보고 거래에 나섰다는 것. 원승현 금감원 부원장도 “이번 사태가 수습과정은 무차입 공매도를 처리하는 방식과 유사하게 진행됐으나, 이번 사태는 시스템상의 문제”라고 밝혔다.

한편, 금감원은 9일과 10일 삼성증권에 대한 특별 점검에 나선다. 이후 전체 증권사와 관계기관도 점검할 계획이다. 11일부터 19일까지는 현장 검사를 진행해 사고 원인 파악 등에 나설 계획이다.

취재기자 신예진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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