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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속 칼에 베이고 못에 찔리고…낮은 시민 의식에 '안전 사각지대' 내몰린 환경미화원들

기사승인 2018.04.06  05: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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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대책 마련에도 현장 상황 열악…“이쑤시개, 포크, 칼에 다치는 게 우리 일” / 정인혜 기자

쓰레기 봉투 안의 유리에 몸을 다치는 등 환경미화원 안전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사진은 눈 내린 겨울 청소 차량을 타고 이동 중인 환경미화원들(사진: 더 팩트 제공).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새벽을 여는 사람들, 환경미화원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쓰레기를 치우다가 유리에 손이 베이는 것은 예삿일이다. 녹슨 못에 찔려 파상풍에 걸리거나 감염병에 시달리기도 한다. 사고를 막겠다며 정부가 내놓은 개선책이 무색한 실정이다.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발생한 환경미화원 신체 사고 재해는 총 1465건이다. 근무 중 사망 사고도 15건이나 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환경미화원 안전사고는 연평균 590건에 이른다.

이에 정부는 지난 1월 ‘환경미화원 작업 안전 개선대책’을 발표하고 관리에 나섰다. 정부는 환경미화원의 작업환경을 개선해 오는 2022년까지 안전사고를 90% 이상 줄이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대책에는 ▲폐기물관리법 개정 ▲청소 차량에 영상장치 부착 ▲적재함 덮개 안전장치 설치 의무화 ▲환경미화원 작업 낮 시간대로 변경 등의 개선 방안이 담겼다.

환경미화원들의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됐다. 우선 정부는 종량제봉투의 중량을 제한하는 대책을 내놨다. 부상의 여지가 있는 쓰레기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안전사고의 주원인이었던 불법 발판 탑승을 금지하고, 안전한 탑승 공간이 마련된 청소차를 개발하기로 했다.

당시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열악한 조건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환경미화원의 작업안전 개선은 ‘사람이 먼저’인 정부의 주요 정책 중 하나”라며 “환경미화원의 안전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관련 부처, 지자체, 시민단체와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국정 철학 기조에 맞춰 환경미화원들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계획은 거창했지만, 현장 상황은 여전히 암담하다. 환경미화원들은 정부의 개선책이 발표된 이후에도 안전 사각지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새벽 거리를 청소하는 환경미화원 김모(50) 씨는 요즘 손등에 붕대를 두른 채 청소한다. 종량제 봉투를 치우다가 안에 든 깨진 형광등에 심하게 긁힌 탓이다. 김 씨는 “쓰레기를 치우다 보면 봉투 안에 들어있는 유리에 손을 다칠 때가 많다”며 “어두워서 잘 보이지도 않고 수거 시간도 정해져 있으니 늘 마음이 급하다. 그렇다 보니 이렇게 다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머쓱해했다. 김 씨는 겉으로 드러나는 곳 외에도 허벅지, 종아리 등에 상처가 수두룩하다고 했다. 횟감용으로 쓰이는 큰 칼에 찔린 적도 있다.

또 다른 환경미화원 박모 씨도 마찬가지다. 유리에 베여 병원에서 꿰맨 적도 여러 번. “영광의 상처”라는 말 뒤에 따라온 그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아보였다. 박 씨는 “세상에 이렇게 날카로운 물건이 많다는 걸 일하면서 알게 됐다. 두꺼운 장갑을 끼고 일해도 다칠 정도면 말 다 한 것 아니냐”며 “나는 정식 공무원도 아니고 하청 소속이라 산재 처리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그냥 시민들이 쓰레기를 ‘잘’ 버려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박 씨는 환경미화원이라는 직업이 ‘사고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보험에도 쉽게 가입할 수 없다고 했다.

현장에서 만난 환경미화원들은 시민 의식 제고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성숙한 의식 변화가 가장 절실하다는 것이다. 정부 차원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쓰레기를 내다 버리는 시민 의식이 제대로 서지 않으면 정책은 무용지물이라는 의견이다.

김 씨는 “이쑤시개, 포크, 칼 등 별의별 물건이 다 튀어나온다. ‘다치는 게 우리 일’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현장 상황이 열악하다”며 “정부에서 아무리 좋은 대책을 만들어도 시민들이 관심 없으면 그게 무슨 수용이겠냐. 청소하는 사람들도 누군가의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조금만 배려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취재기자 정인혜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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