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색? 매니큐어? 이젠 숍에 갈 필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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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색? 매니큐어? 이젠 숍에 갈 필요 없어요”
  • 취재기자 배혜진
  • 승인 2014.08.1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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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셀프 염색, 셀프 네일 손질하는 ‘셀프 뷰티족’ 늘어
▲ 왼쪽은 셀프 젤 네일로 본인이 손톱을 치장한 모습(사진 출처: 네이버 블로그 힛걸) ▲ 오른쪽은 셀프 염색 중인 남성의 모습이다(사진 출처: 네이버 블로그 하랑이맘)

미용실이나 네일아트숍에 가지 않고 집에서 헤어 염색하거나 네일아트를 하는 ‘셀프 뷰티족’이 늘어나고 있다.

8월 6일 자 헤럴드경제는 헤어 캐어 제품을 생산하는 S사가 출시한 셀프 염색제 세트의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상반기에 비해 20%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의하면, S사 관계자는 장기적인 불황으로 전체적인 소비가 위축되어 비싼 미용실 염색 대신 저렴한 셀프 염색을 이용하는 소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셀프염색제 세트에는 혼합용기, 염모제 2종, 장갑, 이어캡, 가운, 머릿결을 부드럽게 하는 헤어 트리트먼트와 헤어팩 등 셀프 염색에 필요한 모든 용품이 들어있다. 셀프 염색제의 사용방법도 그리 복잡하지 않다. 사용자는 혼합 용기에 염모제와 트리트먼트, 영양팩 등의 구성품을 한 번에 모두 넣고, 잘 흔들어 머리를 감듯 머리카락에 골고루 바른 후, 일정 시간 동안 자연건조하고 샴푸로 머리를 감으면 된다. 건조시간은 제품마다 다르다.

이들 셀프염색제는 거품이나 푸딩 같은 재질이어서 혼자 염색해도 잘 흘러내리지 않는다. 이게 미용실에서 쓰는 염색제와 다른 점이다. 가격은 평균 7000원대이며, 구성품에 따라 1만 원이 넘는 제품도 있다. 머리 길이가 어깨까지 내려오는 여성이 미용실에서 염색했을 때 일반적으로 4만 원 이상의 비용이 드는 것에 비하면, 셀프염색제 가격은 경제적이다.

미용전문대학 입시 준비생 한정연(19, 부산 개성고 3) 양은 "트리트먼트랑 헤어팩까지 들어있으니까 미용실에서 풀코스로 머리를 하는 거랑 같아요. 셀프로 하면 머리카락이 상한다는 말도 있지만, 과도하게 하면, 셀프로 하나 미용실에서 하나 상하는 건 마찬가지예요”라고 말했다.

대학생 박시현(23, 부산 동아대 4) 씨는 올해만 셀프 염색제를 세번째 구입했다. 박 씨는 “머리 색깔에 금방 싫증이 나니까 계속 바꾸고 싶은데, 미용실에 가면, 내 머리 길이가 길어서 한 번에 10만 원은 드는데, 감당 못하죠”라고 말했다.

지난 1월엔 화장품 브랜드 S사에서, 지난 6월엔 D 제약에서 셀프 헤어 염색제를 출시했다. 뷰티 전문 매장 W사 아르바이트생 박유희(25, 부산 사상구 감전동) 씨에 따르면, 다크 브라운 색 등 인기 있는 색은 매장에 진열한 후 3시간 안에 모두 팔린다고 한다. 박 씨는 "물론 저도 제가 쓸 색은 손님들이 사가기 전에 미리 계산해서 빼놓죠”라고 웃으며 말했다.

염색제뿐만 아니라 네일아트숍에서만 가능했던 젤 네일을 혼자서 즐기는 ‘셀프 젤 네일’도 유행이다.

젤 네일이란 매니큐어를 바르고 자연 건조하는 일반 네일과 달리 젤리처럼 점성이 높은 매니큐어를 손톱에 바르고 LED 램프에서 나오는 빛으로 건조하는 네일아트 기법이다. 젤 네일로 손톱을 멋내는 것은 국내엔 2012년 상반기 도입되었으나, LED 램프가 비싸고 소형화된 제품이 없어 네일아트샵에서만 가능했다. 젤 네일은 광택이 좋고 한 번 시술하면 3주 가량 유지할 수 있어 인기가 높았지만, 1회 시술 가격이 5만 원에서 10만 원을 호가해 경제적 여유가 있는 여성들만의 전유물이었다.

이런 상황을 간파한 회사들이 드디어 2013년 하반기에 셀프 젤 네일 세트를 출시했다. 8색 이상의 젤 매니큐어와 손톱 위에 올리는 큐빅, 지우는 용액, 소형화시킨 LED 램프 등을 모두 포함한 패키지의 가격은 10만 원에서 20만 원 대로, 한 번 구입하면 램프가 고장나지 않는 이상 계속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저렴하다.

편입준비생 송구영(23, 부산 수영구 민락2동) 씨는 젤 네일 세트를 구입해 큰 돈을 아꼈다. 그는 거의 매달 네일숍을 방문했기 때문이다. 송 씨는 “기본 시술 5만 원에 손톱 위 큐빅 하나를 추가하는데 5000원씩 드니까, 항상 6만 원이 넘었어요. 이젠 제가 원하는 대로 마음껏 손톱을 가꿀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아시아투데이는 7월 22일 자 보도를 통해서 인터넷 쇼핑몰 옥션의 6월 21일부터 7월 18일까지의 네일아트 제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 증가했으며, 젤 네일 아트 제품 매출은 15% 늘었다고 보도했다. 지난 6월 15일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네일 메거진 <네일홀릭> 주최 ‘셀프 젤 네일 경연대회’에 1000여 명이 참가하기도 했다.

이렇듯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셀프 뷰티가 각광받고 있지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헤어 디자이너 손정현(25, 부산 해운대구 우1동) 씨는 셀프 염색제가 짧은 시간에 염색이 가능한 이유는 헤어숍에서 사용하는 전문가용 제품에 비해 산화성질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손 씨는 지속적으로 산화성이 높은 염색제를 사용할 경우 모발이 건조해지거나 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셀프 젤 네일을 할 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한 달에 한 번 셀프 젤 네일을 즐기는 대학생 김소연(23, 부산시 부산진구 당감4동) 씨는 지난 6월 손톱 주변에 물집이 생겨 피부과를 찾았다. 젤 네일은 지울 때 용액으로 매니큐어를 녹인 후 긁어내는데, 미용장갑을 사용하지 않아 용액이 수차례 손에 묻었기 때문이다. 네일 아티스트 이수진(31, 부산시 부산진구 부전2동) 씨는 손톱도 하나의 피부이기 때문에 휴식기를 주어 호흡할 수 있게 해야 하고, 반드시 미용장갑을 끼고 매니큐어와 용액을 다루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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