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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갈래요" 국민의 삶까지 뒤바꾸는 '미세먼지 대란'

기사승인 2018.03.31  0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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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기청정기 등 불티, 휴대용 측정기로 실시간 농도 확인하기도...관련 입법은 거북이 걸음 / 조윤화 기자

수도권 일부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이는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일대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모습(사진: 더 팩트 이동률 기자, 더 팩트 제공).

침묵의 살인자 초미세먼지가 전국을 강타하면서 시민들의 일상에 많은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예전 같으면 꽃놀이 등 야외활동 계획에 한창 들뜰 시기지만 대다수 국민은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잠깐의 외출에도 마스크 착용은 필수가 됐다. 미세먼지 특수를 등에 업고 관련 용품들은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미세먼지 대비용 마스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3.9% 증가했다. 대구백화점은 올 상반기 공기청정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가량 상승했다.

휴대용 미세먼지 측정기를 구매해 실시간으로 공기오염도를 측정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SNS에 게재된 휴대용 미세먼지 구매 및 사용 인증사진이다(사진: 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외출하기 전 미세먼지 농도를 점검하는 건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 대학생 임모(22, 부산시 남구) 씨는 등교하기 전 날씨와 함께 미세먼지 농도를 체크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임 씨는 미세먼지 농도를 잴 때마다 ‘보통’ 수준만 유지되기를 바란다. 임 씨는 “미세먼지 농도가 아무리 더 나빠져도 당장 할 수 있는 건 마스크 착용하고 집 밖을 안 나가는 것 뿐이라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초등학교 3학년 딸을 둔 주부 김모(41, 부산시 연제구) 씨는 등교하는 딸의 뒷모습을 볼 때마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김 씨는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기록할 때마다 애를 학교에 보내도 될까를 고민한다. 그는 “딸에게 쉬는 시간에도 절대 운동장에 나가서 놀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지만 그래도 걱정 된다”고 말했다. 

미세먼지 예보를 못 믿겠다며 직접 미세먼지 휴대용 측정기를 구매해 외출할 때마다 지니고 실시간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같은 현상은 수치로도 증명된다. 빅데이터 전문가 다음소프트의 최재원 이사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빅데이터상 ‘미세먼지’ 단어의 언급량이 꾸준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재원 이사에 따르면, 미세먼지 언급량이 2014년 37만 건, 2015년은 43만 건, 2016년은 97만 건, 2017년은 200만 건이 넘어섰다. 최 이사는 2018년은 3월 기준으로 올해의 미세먼지 언급량이 최고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최재원 이사는 미세먼지를 피해 떠나고 싶은 지역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곳은 ‘부산’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산이) 서울과 제일 멀고 또 바닷가여서 공기가 맑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부산도 미세먼지 청정지역은 아니다. 지난해 1분기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의 보고자료에 따르면, 부산지역 미세먼지 수준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기준보다 2~3배 높은 수준이다.

점점 악화하는 미세먼지 탓에 이민을 고려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미세먼지를 피해 이민, 혹은 유학을 고려하는 중이라는 내용을 포함한 게시물이 폭주하고 있다(사진: 네이버 화면 캡처).

한반도에 미세먼지를 피할 수 있는 안전지대는 없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이민을 고려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은 “2015년에 비해서 미세먼지 때문에 이민을 생각하는 사람은 11배 늘었고 2013년에 비해 미세먼지 관련 우울증을 언급한 사람도 22배 늘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육아 관련 커뮤니티에는 ”미세먼지 때문에 이민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내용을 포함한 게시글이 폭주하고 있다. 직장인 네티즌 A 씨는 ”주말 포함 4일 연속 고농도 미세먼지로 아이가 유치원을 결석하고 있다“며 ”이쯤 되면 한국에서는 평생 이보다 더한 날들 속에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에 캐나다 쪽으로 이민을 알아보고 있다“는 글을 게재했다. 해당 게시물에 댓글에는 ”저도 미세먼지와 딸 키우기 힘든 환경 때문에 이민 생각 했다“, ”미세먼지가 삶의 질을 많이 떨어뜨리고 있다“, ”나도 이민 가고 싶다“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정부의 미세먼지 관련 대책은 여전히 진척상황이 없는 실정이다. 이에 지난달 창립한 환경재단 미세먼지센터는 27일 오전 국회에서 정부 차원의 미세먼지 관련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문화일보에 따르면, 이날 시위 참석자들은 국회의원과 정부 및 지자체 고위급 공무원들을 상대로 ‘옐로카드’를 보내는 퍼포먼스를 펼치며 현재 시행되고 있는 관련 정책 진행 상황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미세먼지 센터는 “정부는 지난해 9월 12개 관계부처 합동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을 확정해 2022년까지 미세먼지 국내 배출량 30%, 나쁨일 수 70% 감축 목표를 세웠다”면서 "6개월이 지난 지금 로드맵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미세먼지 관련 약 40여 건의 법안이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 용어 정의, 측정망 가동과 데이터베이스 시스템 구축, 차량 2부제 확대,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특위 구성 등 다양한 법안이 발의됐으나 단 한 건도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이 지난해 3월 대표 발의한 미세먼지 특별법 또한 1년이 넘도록 국회에 계류돼 있다.

한겨레 보도에 의하면, 미세먼지 관련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상황에 대해 환경재단 최열 이사장은 “88서울올림픽 당시 서울에서는 자동차 홀짝제를 운영했고, 공장 가동을 제한하는 등 공기 질을 위한 강경한 조치를 시행했다”며 “30년이 지난 지금 대기오염이 최악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미세먼지 관련 법안을 하나도 통과시키지 않은 태만을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취재기자 조윤화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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