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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공인인증서 드디어 굿바이...폐지 담은 개정 법률안 입법예고

기사승인 2018.03.29  2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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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기부 "공인·사설인증서 구분 폐지해 동등한 법적 효력"..."아예 인증서 자체를 없애라" 요구도 / 신예진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전자서명법 전부 개정안을 마련하며 공인인증서 폐지에 적극적으로 나섰다(사진: 취재기자 신예진).

공인인증서가 20여 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9일 공인인증서 제도 폐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전자서명법' 전부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입법예고는 30일부터 시작하며 이후 40일간 일반 국민과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한다.

전자서명법 개정안은 공인인증서와 사설인증서 간의 구분을 폐지해 동등한 법적 효력을 부여한다는 게 골자다. 공인인증서를 기반으로 하는 전자서명과, 사설 전자서명을 통합해 아들이 경쟁할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것. 국민들에게 편리한 전자서명 수단을 제공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도 담겼다.

가입자·이용자를 위한 보호장치는 현행 제도의 수준을 유지한다. 증명서를 발급받은 전자서명인증사업자는 전자서명의 종류, 이용조건 등이 포함된 업무 준칙을 작성·게시한 후 성실히 준수해야 한다. 업무를 중단하거나 폐지하는 경우에도 가입자에게 해당 사실과 보호조치를 사전에 고시해야 한다.

제도개편으로 인한 이용자들의 불편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공인인증서 이용자는 인증서를 계속 사용할 수 있다. 또, 정부는 이용자의 합리적 선택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전자서명인증업무 평가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현행 공인인증서 제도는 1999년 전자서명법이 제정되면서 도입됐다. 인터넷이 막 확산되는 초창기였다. 당시 인터넷을 주고받는 전자문서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떠오르자, 온라인에서 본인임을 증명하는 법적인 장치인 ‘공인인증서’가 개발됐다. 공인인증서는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정한 공인인증기관에서 발급해준다. 현재 공인인증서는 금융 거래를 하거나 정부에서 제공하는 전자민원, 전자정부 업무를 할 때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공인인증서는 줄곧 국민들의 원성을 샀다. 상황에 따라 공인인증서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한정돼 있기 때문. 일부 공인인증서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웹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여기서 구동되는 ‘엑티브 X’를 컴퓨터에 설치해야만 작동된다. 또, 외국인들이 발급받기 어려워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을 막는다는 지적도 있다.

직장인들은 “컴퓨터가 너덜너덜해지는 느낌”이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직장인 안모(26, 경남 창원시) 씨는 “IT 기술은 발전하는데 왜 키보드 보안프로그램, 액티브 X, 방화벽 설치 등으로 컴퓨터 느려지게 만드는지 모르겠다”며 “요즘 모바일 뱅킹처럼 지문이나 홍채 인식으로 전자서명을 대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론을 읽은 정부는 지난 1월 22일 규제혁신토론화에서 공인인증서 제도 폐지 방침을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현행 공인인증서 제도는 과도한 정부 규제로 전자서명의 기술·서비스 발전과 시장경쟁을 저해하고, 공인인증서 중심의 시장 독점을 초래하며, 국민의 전자서명수단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고 밝혔다.

사실, 공인인증서 제도 폐지는 지난 2014년 박근혜 정부가 먼저 주목했던 것. 정부는 당시 ‘규제 완화’를 강조하며 공인인증서 폐지를 언급했다. 박 전 대통령은 규제 개혁 토론에서 "수많은 중국인들이 (드라마) 극중 주인공들이 입고 나온 의상과 패션 잡화 등을 사기 위해 한국 쇼핑몰에 접속했지만, 결제하기 위해 요구하는 공인인증서 때문에 결국 구매에 실패했다"며 폐지 방침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 기간 후보 시절부터 공인인증서 폐지를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기간 중 'ICT 현장 리더 간담회'에 참석해 “불필요한 인증절차를 과감히 없애고 공인인증서 제거를 적극 추진, 모든 인증서가 시장에서 차별 없이 경쟁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정부가 관리하는 모든 사이트에서 액티브 X를 없애고 새로 제작하는 정부·공공사이트는 예외 없이 노플러그인 정책을 관철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내에서도 공인인증서 제도 폐지를 반대하는 목소리는 적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법안을 논의하는 것은 국회의 권한이므로 정부가 시행 시기나 통과 전망을 얘기할 수는 없다"며 "다만 법안 마련 과정에서 폭넓은 의견을 수렴했고, 공인인증서 폐지에 대한 여론이 호의적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은 “더 복잡해지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한 네티즌은 “무료로 쓰던 공인인증서 대신 사설 인증서를 유료로 받아 사용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라며 “인증서를 다운받아서 쓰는 것은 똑같고 쓸데없는 비용만 추가되게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인증서 자체를 없애는 방법은 없나”고 덧붙였다.

공인인증서가 사실상 폐지되면서 전자서명 시장 규모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자인증 시장은 연간 8000억 원 수준의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제도 개편 전 의견을 조사할 때 인증서 간 차별 제도를 폐지하면 전자서명 시장에 들어오겠다고 한 기업들이 꽤 있었다”며 “더 많은 기업과 기관들이 이 시장에 진출하면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형태와 수단으로 경쟁하는 구조로 개편된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는 새로운 변화를 맞을 준비가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미 자체 인증수단을 적용해 공인인증서 없이 거래가 가능하도록 한 것.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생체(지문)인증, 블록체인 기술에 더해 안면인식 인증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며 “공인인증서 이외의 인증수단을 찾는 수요가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은 입법예고 기간 뒤 규제 심사, 법제처 심사 및 차관회의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개정안 전문은 과기정통부 홈페이지(www.msit.go.kr/업무안내/법령정보/입법·행정 예고)에서 확인 가능하다. 의견이 있는 기관, 단체 또는 개인은 오는 5월 9일까지 통합입법예고센터를 통해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취재기자 신예진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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