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개’ 막말 논평에 한국당·경찰 정면 충돌…황운하 “분노 억제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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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개’ 막말 논평에 한국당·경찰 정면 충돌…황운하 “분노 억제 힘들다”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8.03.25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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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들 항의 인증샷 릴레이 나서...한국당, 한술 더 떠 '똥개' 논평·홍 대표도 경찰 비난 가세 / 정인혜 기자
울산시장 비서실을 압수수색하면서 촉발된 자유한국당과 경찰간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 모두발언 중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사진: 더 팩트 제공).

자유한국당과 경찰의 이른바 '미친개' 갈등이 점입가경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이  경찰을 ‘미친개’에 빗대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다”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자, 경찰관들이 “돼지의 눈으로 보면 세상이 돼지로 보인다”는 항의 인증샷 릴레이에 나서고 있다. 비난받은 당사자인 울산지방경찰청 황운하 청장도 “심한 모욕감으로 분노감을 억제하기 힘들다”며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갈등은 지난 16일 경찰이 울산시장 비서실을 압수수색하면서 촉발됐다. 이날은 한국당이 김기현 울산시장을 6.13 지방선거 후보자로 발표한 날이었다. 경찰은 김 시장의 비서실장 등 일부 공무원이 울산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 특정 레미콘업체 선정을 강요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한국당은 이를 ‘정치공작’이라고 규정, 경찰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 관련자 모두를 현행범으로 긴급체포해야 한다”며 “울산경찰청 및 경찰청의 일련의 사건들을 정권과 유착한 ‘울산경찰 정치공작 게이트’로 규정했다. 장 대변인은 또 "6·13 정치공작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국정조사를 비롯한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반드시 모든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날 장 대변인의 입에서는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다”라는 말도 나왔다.

‘미친개’ 발언에 경찰의 비난이 쏟아지자, 홍준표 대표가 입을 열었다. 그는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친개 논평에 경찰 외곽 조직들이 조직적으로 장제원 대변인을 비난하는 모양인데 어처구니가 없다”며 “이번 울산경찰청장 사건을 보고 법조계에서도 절대 경찰에게 독립적인 영장청구권을 주면 안 된다고 많은 사람이 조언을 해 왔다. ‘사냥개 피하려다가 미친개 만난다’고 비유하면서 극렬 반대했다”고 해당 발언을 두둔했다.

이어 홍 대표는 “더 이상 자유당 시절 백골단 행태는 그만 두라”며 “이미 그런 시대가 아니다”라고 경찰을 힐난했다. 이후 자유한국당은 한술 더 떴다. 정호성 수석부대변인은 24일 “정치경찰이 정권의 사냥개를 자처하지 않으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이러니 정권의 ‘똥개’나 ‘사냥개’, ‘몽둥이’ 소리를 듣지 않을 도리가 없다”는 논평을 냈다.

경찰도 가만있지 않았다. 매일경제에 따르면, 현재 경찰 내부 게시판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홍 대표를 규탄하는 글과 항의 피켓 인증샷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한 경찰관은 한 포털사이트에 “홍 대표의 발언은 면책특권을 남용한 협박이자 공무집행 방해”라며 “그까짓 수사권 안 받아도 된다. 경찰이 그렇게 우스우면 자유한국당은 당사 앞을 경비하는 경찰 경비병력부터 철수시켜라”고 썼다. '돼지 눈으로 보면 세상이 돼지로 보이고 부처 눈으로 보면 세상이 부처로 보인다'는 뜻의 한문 경구 '시안견유시 불안견유불'(豕眼見惟豕 佛眼見惟佛)을 쓴 항의 피켓 인증샷 올리기에도 25일까지 총 3000명이 참여했다.

황운하 울산경찰청장도 맞받아쳤다. 황 청장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심한 모욕감으로 분노를 억제하기 힘들다"며 수사의 정당성을 재차 강조하는 글을 게시했다.

그는 “매일생한불매향(매화는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의 자세로 살아왔다”며 “부패비리에 대해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없이 원칙대로 수사하는 것뿐인데, 그 대상이 야당인사라는 이유만으로 정치경찰이라는 비판을 감수해야 하는 건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황 청장은 “울산경찰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부당한 압력에는 절대로 굴복하지 않는다는 꼿꼿함으로, 추호도 흔들림 없이,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공명정대한 수사를 진행해 나갈 것임을 약속한다”고 적었다.

관련 기사에 달린 네티즌 댓글(사진: 네이버 캡처).

네티즌들은 경찰 측을 옹호하는 분위기다. 관련 기사에는 “곧 없어질 당의 마지막 발악”, “6월에 두고 보자”, “대한민국 경찰 힘내세요. 늘 응원합니다”, “나라 망쳐놓은 것들이 말이 많다”, “황 청장 장하다. 소신껏 수사하길”, “대한민국 정치 수준 떨어뜨리는 미친개들” 등의 댓글이 높은 추천을 받은 순서로 랭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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