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부산 서면은 '소음 지옥'...홍보 확성기에 주말 버스킹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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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부산 서면은 '소음 지옥'...홍보 확성기에 주말 버스킹까지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8.03.15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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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취재 결과 최대 순간소음  111dB까지...부산진구 “민원 많지만 실질적인 행정 처분 어려워” / 신예진 기자

일과를 마친 사람들의 발걸음이 모이는 저녁 7시 부산 서면 거리. 가게들은 행인의 시선을 끌기 위해 홍보에 한창이다. 가게마다 설치한 외부 확성기에서는 분위기를 돋우는 노랫소리, 종업원의 가게 홍보 메시지가 쉴새없이 흘러나온다. 그러나 서면을 찾은 이들은 ‘소음 공해’라며 인상을 찌푸리고 있다. 

서면 거리가 소음 공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본지 기자가 13일 오후 8시~9시 스마트폰 소음 측정앱을 이용해 서면 거리를 오가며 측정한 결과, 서면 거리의 평균 소음은 87dB. 일부 구간에서는 순간 최대 소음이 100dB을 넘기도 했다. 상업지구 저녁 소음 기준인 65dB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특히 서면 쥬디스 태화 신관 앞은 일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다. 의류 점포와 노래방, 맞은 편 건물의 음식점에서 각각 설치한 외부 확성기는 서로 경쟁하듯 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날 저녁 9시 30분께 순간 소음은 111dB에 달했다. 심지어 주말 저녁에는 버스킹하는 젊은 거리 가수들의 노랫소리까지 더해진다. 

쥬디스 태화 신관 앞에서 만난 직장인 권모(26, 부산시 진구) 씨는 “여기 시끄럽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이 잘 들리지 않는 듯 “네?” 라고 반문했다. 권 씨는 “여기 5분만 서있어도 귀에 물이 들어간 것처럼 멍멍해 진다”며 “친구가 옆에서 ‘나 왔어’라고 말해도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라고 얼굴을 찌푸렸다. 

부산시 진구 서면 쥬디스태화 신관에서 13일 오후 9시 30분께 소음 측정한 결과 순간 최대 소음이 111dB을 넘었다(사진: 취재기자 신예진).

관련 민원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서면 전포동의 한 클럽에서 설치한 외부 확성기가 문제가 됐다. 생활소음 민원은 부산진구 환경녹지과가 담당한다. 구청은 민원이 접수되면 현장을 확인하고 문제 점포를 대상으로 행정지도를 실시한다. 이후 같은 민원이 재접수되면 현장 소음 측정 후 과태료를 부과한다.

그러나 구청은 서면 거리의 소음이 실질적인 행정 처분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과태료를 부과하려면 개별 점포의 확성기 소음을 측정해야 하기 때문. 기자 취재 결과, 서면 거리에서 90dB이 넘는 장소는 대개 여러 가게의 외부 확성기 소리가 한꺼번에 물리는 곳이었다. 즉, 다른 점포들의 확성기를 모두 끄지 않는 이상 특정 점포가 내는 소음의 정확한 수치를 측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개별 점포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건강을 위해 75dB을 넘는 소음에 노출되지 않을 것을 권했다. 동시에 구청의 소음 측정 방법을 바꿀 것을 조언하고 있다. 국가소음정보센터에 따르면, 90dB 이 넘는 소음에 30분간 노출될 경우 난청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100dB 넘은 소음은 일시적 난청을 불러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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