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성폭력 파문에 정치권 불신 풍조…"믿을 사람 하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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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성폭력 파문에 정치권 불신 풍조…"믿을 사람 하나 없다"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8.03.06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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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지지 단체도 절연 선언…트위터 팬덤 팀스틸버드 "안희정의 철학과 가치는 모두 허위" / 정인혜 기자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는 가운데, 많은 국민들이 정치 불신을 호소하고 있다(사진: 더팩트 제공).

“피해자가 안쓰러워 슬프고 당신을 지지했던 내 마음이 배신당해서 슬프다. 어째서 사람이 그 지경인지 당신의 그릇됨이 슬프다. 앞으로 어떤 사람을 믿고 지지할지 앞날이 어두워서 슬프다. 이 분노와 슬픔 잊지 마시고 평범하게 지내시길 바란다. 다시 자리에 오르면 또 다른 이들에게 고통만 주겠다.”

정무비서를 성폭행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댓글이다. 한때 안 전 지사의 지지자를 자처한 해당 네티즌은 안 전 지사의 잘못을 짚으며 "슬프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믿고 응원했던 정치인의 충격적인 성파문에 충격이 큰 듯 보인다.

비단 해당 댓글뿐만 아니다. 안 전 지사의 페이스북에 몰려온 수천 명의 지지자가 모두 이 같은 의견을 내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토로하는 지지자도 상당수다.

안 전 지사의 한 지지자는 “적폐 세력에게도 용서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걸 보면서 정치하기에는 너무 맑고 깨끗한, 그래서 정치인으로서는 아까운 사람이라고까지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 일을 접하고 난 후 안희정이 외치던 ‘가해자에게 관용을’이란 말이 소름 돋게 섬뜩하게 다가온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또 “앞으로 정치판에 얼굴 비추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때 응원하던 사람으로 정말 실망이 크다. 배신감도 너무 크다”고 말했다.

공개 지지 운동을 활발히 이어갔던 팬덤도 완전히 등을 돌렸다. 정치인 팬덤 중에서도 안 전 지사의 지지자들은 유독 안 전 지사에 대해 높은 신뢰와 끈끈한 관계를 과시해왔다. 그런 팬덤이 관련 보도가 나온 지 채 하루도 안 돼 지지를 철회하고 절연을 선언한 것이다.

안 지사를 지지했던 트위터 지지자 그룹 ‘팀스틸버드’는 5일 공식 계정을 통해 “최근 문화예술계의 미투 운동에서 대다수의 국민들이 동의했듯, 윤리가 결여된 예술가의 작품은 가치가 없다. 마찬가지로 가해자의 정치철학은 더 이상 우리에게 의미가 없다”며 “보편적 인권을 말하는 안희정을 지지했다. 민주주의의 절차와 시스템을 중시하는 그를 믿었지만 이번 JTBC의 보도를 통해 그의 철학과 가치는 모두 허위임이 명백해졌다”고 밝혔다. 팀스틸버드는 해당 성명서를 마지막으로 계정을 폐쇄할 방침이다.

그간 안 전 지사가 보여준 젊고 개혁적인 이미지는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에게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번 파문으로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입지가 좁아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의견도 나온다. 안희정을 지지했던 중도 보수층의 표심이 여권을 떠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새미래정책연구소 허성무 소장은 CBS 6일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안 전 지사의 성파문은) 지방선거에 상당히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며 “개인의 일이기는 하지만 소속된 당에 대한 이미지까지도 흐려지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허 소장은 “민주당에 표를 줄까 말까 망설이던 사람들이나 저쪽으로 주고 싶은데 딱히 저쪽도 마음에 들지 않았던 사람들한테 민주당을 뽑지 않아도 될 명분 같은 걸 제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6일 안 전 지사에 대해 내사에 착수했다. 피해자 김지은 씨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될 시 정식 수사로 전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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