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 초중고 교과서 '환골탈태'…주입식 벗어나 자기주도 학습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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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기 초중고 교과서 '환골탈태'…주입식 벗어나 자기주도 학습 강화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8.03.02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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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수는 20% 줄이고 학생 참여 늘려...지도 직접 그리게 하고 실용 영어도 강화 / 정인혜 기자
이번 새학기부터 초중고 교과서가 주입식 방식에서 학생 참여 방식으로 바뀐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새학기를 맞아 초중고 교과서가 환골탈태했다. 주입식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 예컨대 지도를 읽는 방법을 배웠던 이전과 달리, 새로운 교과서를 통한 수업에서는 지도를 직접 그리고 지역 뉴스를 만드는 식이다.

교육부는 1일 새로운 교과서를 공개했다. 대상은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교과서다. 학습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교과서 페이지수는 평균 20% 줄었다.

국어 교과서는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책 한 권을 선정해 읽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친구들과 토의하고, 그 결과를 정리하고 표현하는 활동을 통해 실질적인 국어능력을 기르겠다는 것이 교육부의 구상이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10년간 ‘한 학기 한 권 읽기’ 프로젝트도 시행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경향신문에 “‘읽기’가 아닌 ‘읽기에 대해’ 공부하고, ‘쓰기’가 아닌 ‘쓰기에 대해’ 공부했던 것을 벗어나 실제 읽기와 쓰기를 수업시간에 하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고 새로운 국어 교과서에 대해 설명했다.

사회과목에서는 단순한 암기를 넘어서 교과서 내용과 생활을 연계하는 데 집중한다. 학습의 결과로 무엇을 알게 됐는가를 확인하는 기존 교과서와 달리 자기주도적 학습 요소를 강화한 것이다. 내가 사는 마을을 관찰하고 안내도를 만들거나 도시화 문제와 관련된 국제뉴스를 제작하는 등의 활동이 교과서에 포함됐다.

수학 과목에서는 학습 분량을 줄이고 난이도를 낮췄으며, 영어는 수업시간에 배운 표현을 생활 속에서 실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했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지식을 가르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남부호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국장은 “새 교과서는 학습량을 적절하게 줄이고 학생활동과 이를 실생활에 적용하는 경험을 단계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며 “일상생활과 괴리된 기존 교과서의 문제점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초등학교 3학년 딸을 둔 주부 박수경(38, 부산시 남구) 씨는 “주입식 교육방법에서 벗어난다는 데 찬성”이라며 “공교육이 튼튼해져서 사교육이 필요 없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단순히 암기 능력을 요하는 교육보다는 사고력 중심과 토론 방식의 교육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새로운 교과서에 교사들이 적응할 수 있을지를 우려하는 의견도 있었다.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정동환(51, 충남 천안시) 씨는 “아무리 교과서가 바뀌어도 교사 능력이 안 따라주면 말짱 도루묵인데 교사들의 역량과 자질이 새로운 교과서를 얼마나 소화해낼 수 있을지가 걱정”이라며 “교사 교육이 관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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