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무단투기 감시 CCTV, "있으나 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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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무단투기 감시 CCTV, "있으나 마나"
  • 취재기자 한승완
  • 승인 2014.06.1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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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 소홀로 작동조차 안돼...CCTV 자체가 쓰레기로

부산시는 쓰레기 무단투기를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CCTV를 설치해 왔다. 하지만 부산시는 예산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2007년부터는 CCTV 대신 가격 대비 효과가 좋은 양심거울을 설치해오고 있으나, 이마저도 사후관리가 안돼 쓰레기와 함께 방치되고 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주택가와 원룸 밀집 지역 인근 도로에는 악취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쓰레기를 분리수거하지 않고 길거리에 투기하는 비 양심가들 때문이다.

부산시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CCTV를 설치해왔다. 그러나 쓰레기 무단투기 지역이 늘어나면서 CCTV 설치를 요구하는 민원이 증가하자, 부산시는 설치 비용이 비싼 CCTV 대신 가로 세로 각각 30㎝, 60㎝ 크기에 "당신의 양심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당신의 양심을 버리시겠습니까?"라는 문구가 새겨진 '양심거울'을 설치하고 있다.

양심거울은 쓰레기를 무단으로 투기하는 사람들에게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하려는 의도로 제작된 것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양심거울을 비웃기라도 하듯, 다시 무단으로 투기된 쓰레기가 쌓이고 있다.

▲ 양심거울 근처에 무단투기되고 있는 쓰레기(사진: 취재기자 한승완)

부산 연제구에 거주하는 한모(52) 씨는 “양심거울 설치 초기에만 잠깐 쓰레기가 줄더니 지금은 있으나 없으나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양심거울의 효과가 미미해지자 다른 지자체에서는 쓰레기 무단투기가 발생하는 지역을 '망신 구역'으로 지정하고 ‘망신 표지판’을 세워 주민들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망신 표지판’ 역시 무단투기자들을 막을 수 없었다. 연제구청 소속의 환경미화원 정모(37) 씨는 “더 이상 양심에 호소하는 방법으로는 쓰레기 무단투기를 막을 수 없다. 확실한 다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수영구에서는 2012년 처음으로 모바일 단속시스템인 ‘클린지킴이’를 도입하여 무단투기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에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센서가 불법 투기자를 감지하면 경고방송을 내보내고 야간에는 담당자 휴대전화로 연결되는 방식으로 무단투기 현장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 설치 가격은 CCTV보다 5분의 1정도로 저렴하지만 지자체에서 감당하기에 여전히 부담스러운 비용이라 쓰레기 무단투기가 일어나는 모든 지역에 설치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 쓰레기 무단투기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되고 있는 ‘클린지킴이’(사진: 권성갑 교수 제공)

부산시 환경신문고 관계자는 쓰레기 무단투기와 같은 비양심적인 범죄에 들이는 예산은 지킬 것만 지키면 아낄 수 있는 예산이라며 “쓰레기 무단투기를 방지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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