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학생 '꿈' 도우려 지구촌 방방곡곡 찾는다
상태바
한국 유학생 '꿈' 도우려 지구촌 방방곡곡 찾는다
  • 취재기자 배혜진
  • 승인 2014.06.12 08: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엉뚱한 부부' 박태양, 정유희 씨의 '꿈 프로젝트' 대장정

전세계에 퍼져 있는 한국 유학생들에게 '꿈'을 찾아주기 위해 생업을 제쳐놓고 이들을 만나려 세계일주를 떠나는 부부가 있다.  부산 영도구에 사는 박태양(31, 전 부산아쿠아리움 마케팅부 주임), 정유희(29, 전 드림Q 마케팅팀장) 씨가 바로 그들. 서로 경쟁적으로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고 도전을 즐겨 '엉뚱한 부부'로 불리는 이들은 그 아이디어 중 하나인 '꿈 프로젝트'  실천을 위해 오는 16일 호주를 시작으로 세계일주 대장정에 나선다. 

‘꿈 프로젝트’란 박태양, 정유희 부부가 청소년과 청년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꿈 발견을 돕고, 응원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청소년, 청년들은 보드판에 자신의 꿈을 글, 혹은 그림으로 표현하고, 부부는 이것을 다시 이미지와 영상에 담아 자신들의 페이스북 커뮤니티에 올린다. 그러면 페이스북 친구들이 자발적으로 댓글을 달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네트워킹을 통해 지원하는 방식이다.  

세계일주 첫 목적지로 호주를 선택한 것은 한국 학생들이 워킹 홀리데이, 교환학생 등으로 미국 다음으로 많이 찾는 곳이기 때문이다.  박태양 씨는 “인생의 큰 전환점에 있는 유학생들을 만나 삶의 방향과 꿈의 목표를 함께 설정하고 응원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서 세계일주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꿈 프로젝트의 계기는 지난해 8월 이들 부부가 여름휴가 대신 청소년들의 꿈에 대한 응원을 보내기 위해 떠난 국내 지방 여행이었다. 아내 정 씨가 교회에서 중고등학생 교사를 해온 경험을 살려 전국에 있는 아이들을 응원해자고 나섰던 것이다. 정 씨는 "이 여행이 생각보다 큰 호응을 받아 '내친김에 세계로 확대하자'는 데 남편과 의기가 투합돼 이렇게 사태가 커져 버렸다"면서 함박웃음을 지었다.

2012년 12월에 작은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린 그들은 신혼생활부터 조금 남달랐다. 엉뚱한 상상을 하고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던 정유희 씨는 재미로 페이스북 커뮤니티 ‘엉뚱한 새댁’ 페이지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한때 화가를 꿈꿨던 정 씨는 자신이 만든 엉뚱한 요리를 그림으로 그려 올리기도 하고, 페이스북 친구들을 그림으로 표현해 주기도 했다. 기업의 마케팅팀에서 근무했던 남편 박태양 씨도 창의적인 생각을 하고 영상을 만드는 것을 좋아해 그들의 페이스북은 늘 페이스북 친구들의 호응으로 넘쳤다. 이렇게 친근하고 재미있는 부부가 꿈 프로젝트를 진행하니 페이스북 친구들은 더 늘어났고, 그들 부부를 모르는 사람들에게까지 청소년들의 꿈이야기가 전파될 수 있었다.

6월 2일 현재 그들이 운영하는 페이스북 커뮤니티 구독자는 1,000명이 넘는다. 하지만 이들 부부에게 모든 것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작은 휴가비를 쪼개고 쪼개서 다니다 보니 몇 끼를 굶기도 하고, 공원에서 노숙하기도 했다. 아내 정 씨는 꾀죄죄한 얼굴로 아이들에게 다가가서 "안녕, 우리는 부산에서 온 신혼부부인데~"라고 하니, 한 아이가 "우리 엄마가 모르는 사람이랑 이야기하지 말랬어요"라고 도망가서 당황하기도 했다. 남편 박 씨는 대전에서 만난 한 대학생이 자신은 꿈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자신의 영상을 아무에게도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한 적도 있다며 안타까웠했다.

박태양, 정유희 부부는 힘들 때도 많지만 행복할 때가 더 많다. 바로 꿈 프로젝트를 통해 청년들이 실제로 자신의 꿈을 이루는 모습을 볼 때다. 한 고3 남학생은 소설가가 되고 싶다는 자신의 꿈을 발견했는데 SNS를 통해 이를 알게 된 한 소설가가 격려 편지를 보내는 등 응원하고 조언을 해주었다.

대전에 거주하는 20대 중반의 여성은 디자인으로 브랜드 전략을 짜는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을 소개했는데, SNS를 통해 이를 본 한 관련 업체에서 연락이 와 현재 그 업체의 디자인 마케팅 전략팀에서 일하고 있다. 박태양 씨는 "꿈 프로젝트에 참가했던 사람들이 꿈을 이루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꿈을 이룬 것 같은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부부는 현재 예비부부, 중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꿈 관련 강연을 하며, 호주 현지 생활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정유희 씨는 “처음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 어떤 결과가 보장되지 않았지만, 결국 엄청난 행복을 느끼게 된 것처럼, 세계일주를 하면서도 분명 많은 보람과 기쁨을 느낄것 같다”라면서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