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 추적 장치 등을 이용해 개인정보를 팔아넘긴 혐의로 흥신소 업주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6일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흥신소 대표 7명과 직원 9명, 의뢰인 145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달아난 흥신소 업체 대표 1명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 중이라고 경찰은 덧붙였다. 특히 흥신소 대표 조 씨는 체포 과정에서 경찰관 2명을 자신의 차량에 매단 채 수십 미터를 질주해 경찰에 상해를 가한 혐의로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도 추가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의뢰받은 특정인의 사생활을 확인하기 위해 특정인의 차량 뒷범퍼 안쪽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하고 앱과 연동시켜 실시간으로 위치 정보를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들은 특정인의 인터넷 쇼핑몰이나 택배 조회 사이트 등에서 부분적으로 제공되는 개인정보들을 조합해 원하는 정보를 알아내기도 했으며, 개인정보 조회업자에게 건당 15만 원에 정보를 구매하여 특정인의 주소, 휴대전화 번호, 가족 관계 등 개인정보를 확인하기도 했다.

이들이 알아낸 개인정보는 여러 다른 범죄에 악용됐다. 특히 의뢰인 A 씨는 흥신소로부터 자신이 좋아하는 여성의 휴대폰 번호와 주소를 받아 스토킹 범죄를 저지르기도 했다. 흥신소 운영자 B 씨는 의뢰받은 대상자의 불륜 현장을 촬영하고, 이를 배우자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해 2000만 원을 갈취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대형 포털사이트에 흥신소 업무는 불법적인 영업을 포함한다는 내용의 '주의 문구'를 적시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며 "모니터링을 통해 불법으로 운영되는 흥신소를 단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흥신소와 그와 비슷한 일을 하는 심부름센터는 간통죄 폐지 이후 그 수가 우후죽순 늘어났다. 이는 대법원이 2015년 2월 26일 간통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이후, 불륜 배우자를 감옥에 보낼 수 없다면 민사소송을 통해 책임을 묻겠다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사실 관계 확인과 증거 수집을 위해 흥신소를 찾는 사람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흥신소를 운영하는 C 씨는 “3년 전과 비교해 1.5배 정도 일거리가 늘어난 것 같다”고 전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2018년 현재는 정확한 업체 수를 파악한 통계 자료는 없으나, 관련 업계에서는 현재 전국에 흥신소와 심부름센터가 약 3500개 정도 되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경찰청이 2012년에 전국 흥신소와 심부름센터가 1200여 개라고 추정한 것과 비교했을 때, 6년 새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흥신소에 관한 네티즌들의 의견은 극과 극으로 갈렸다. “불법 아니면 운영을 못 하는 업소는 아예 없애 버려야 한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는 네티즌이 있는가 하면, “현재로선 흥신소 아니면 불륜 증거 잡을 도리가 없다”며 “흥신소를 없앨 바엔, 차라리 사설탐정제도를 합법화해라”는 의견도 만만찮다.

흥신소 폐지를 지지하는 네티즌들은 “흥신소가 아니라 양아치 소굴이다”, “정보 의뢰한 사람도 업체들과 같이 전부 처벌해라”, “돈만 주면 전부 알아봐 준다니, 너무 위험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간통죄 폐지된 이후로 민사소송에서 이기려면 흥신소밖에 답이 없다”, “불법적인 게 많고 악용될 소지가 많아서 그렇지 요즘 흥신소 일하는 사람 중에 능력자 제법 많다”, “경찰도 안 잡아 주는 불륜, 흥신소 아니면 누가 증거 잡아주냐”며 흥신소를 지지하는 네티즌 또한 상당수다.

취재기자 조윤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