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가성비보다 '가심비(價心比)'...돈 더 줘도 안전한 제품 구매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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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가성비보다 '가심비(價心比)'...돈 더 줘도 안전한 제품 구매 바람
  • 취재기자 조윤화
  • 승인 2018.01.1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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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사태, 살충제 계란 파동, 위해 생리대 문제 겪으며 심리적 안정감 추구하는 소비 패턴 유행 / 조윤화 기자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올해 소비 경향으로 ‘가심비’를 꼽았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옥시 사태, 살충제 계란 파동, 생리대 위해성 논란 등 안전 문제가 잇달아 터지자, 가성비보다 심리적 안정감을 더 중요시하는 형태로 소비 트랜드가 바뀌고 있다.

서울대학교 소비트랜드분석센터는 2018 대표 트랜드 중 하나로 ‘가심비’를 꼽았다. 가심비는 가성비에 마음심(心)자를 더해 가성비를 넘어 가격 대비 만족감까지 충족시킬 수 있는 소비행태를 뜻한다.

지난해 생리대 유해물질 논란이 불거지자, 대학생 최모(22) 씨는 기존에 쓰던 생리대 대신 해외 직구를 통해 유기농 생리대를 사용하고 있다. 그녀는 “일반 생리대 대비 2~3배 비싼 가격을 부담해야 하긴 하지만, 그래도 건강이 먼저라는 생각에 계속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시중 유통 중인 생리대, 팬티라이너에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지는 성분은 없다고 밝혔음에도, 전수조사 발표가 나왔을 당시 조사 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는 여론이 우세했다.

인터넷 마켓 옥션 측은 지난해 면 생리대가 전년도 대비 판매량이 66% 증가했고 100% 유기농 순면으로 만든 유기농 생리대도 판매량이 2배 가까이 올랐다고 밝혔다.

두 아이의 엄마 김모(48) 씨는 살충제 계란 논란 이후 유기농 계란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비싼 가격 탓에 선뜻 손이 안가는 건 사실이지만, 아이들이 계란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나마 안전할 것 같은 유기농 계란을 구매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사실 유기농 계란도 진짜 안전한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다른 계란에 비해서는 가격도 좀 있으니까 괜찮겠지라는 생각에 계속 (유기농 계란을) 구매하고 있다“고 더붙였다

브릿지 경제에 따르면, 유기농 전문 업체 포프리의 경우 계란 공급 물량이 부족해져 정기 배송에 대한 신규 가입을 중단할 정도로 유기농 계란에 대한 소비자들의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심비는 가격 대비 성능을 중요시하는 가성비에 심리적 만족감을 더한 소비패턴을 뜻한다(사진: 트렌드코리아 북트레일러 캡처).

제품과 관련한 안전 사고가 연달아 터지는 상황에서, ‘돈을 조금 더 쓰더라도 안전한 제품을 쓰고 싶다’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가심비’라는 소비 트랜드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가심비를 추구하는 소비 형태는 ‘플라시보 소비’라고도 불린다.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과 기대에 의해 가짜 약을 복용해도 환자의 상태가 호전되는 상태를 뜻하는 플라시보 효과처럼, 설사 그 실체가 거짓이라 할지라도 안정감을 추구하는 소비를 통해 소비자들은 당장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만족감을 얻는다.

한편 파이낸셜 뉴스는 서울대 김난도 교수가 “개인의 원자화가 가속되는 현상인 소확행(일상에서의 작지만 확실한 행복) 추구가 더욱 뚜렷해지면서 가심비 소비 트렌드는 더욱 힘을 얻을 것”이라 말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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