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사회는 이제 그만", 일과 생활의 균형 찾는 워라벨 문화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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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사회는 이제 그만", 일과 생활의 균형 찾는 워라벨 문화 확산
  • 취재기자 조윤화
  • 승인 2018.01.1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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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 엔터테인먼트 '출근시간 선택제', CJ그룹 ‘창의 휴가제', 신세계그룹 '주 35시간 근무제' 등 실시 / 조윤화 기자
근로자들의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고용노동부는 ‘일생활 균형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사진: 고용노동부 일생활 균형 페이스북).

지난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더 이상 과로 사회가 계속돼선 안 된다”며 “장시간 노동과 과로가 일상인 채로 삶이 행복할 수 없다. 노동시간 단축과 정시 퇴근을 정부의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정부는 이에 앞선 지난해 10월 ‘일자리 정책 5년 로드맵’에서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확립해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계획대로라면 연간 평균 근로시간이 2016년 2052시간에서 2022년에는 1890시간으로 줄어들게 된다.  

국민의 일과 생활의 균형을 찾아주겠다는 현 정부의 의지는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워라벨’ 문화 열풍을 몰고 왔다.

워라벨은 영문표현 ‘work and life balance’의 줄임말로 개인의 일과 생활이 조화롭게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근로조건 개선을 통해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를 높이고 이는 회사에 대한 애사심으로 이어져 결국 퇴사율을 낮춘다는 측면에서, 최근 여러 기업은 단축근무 실시, 연가 사용 활성화 등 다양한 ‘워라벨 제도’를 앞다퉈 실시하고 있다.

게임 서비스 회사 ‘NHN 엔터테인먼트’는 작년 하반기부터 ‘퍼플타임제’를 시행해 출근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해서 일정 시간을 근무한 후 각자 다른 시간에 퇴근하는 탄력 근무제도를 시행해왔다. 이는 오전 8시 30분에서 10시 30분 사이에 직원들이 출근 시간을 자율적으로 결정해 육아, 자기계발 등 직원 본인과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CJ그룹은 5년마다 최대 한 달간 자기 계발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창의 휴가’ 제도를 운용 중이다. ‘창의 휴가’ 제도는 입사일을 기준으로 5년마다 4주간의 휴가를 낼 수 있으며, 근속 연수에 따라 50만~500만 원의 휴가비를 지급한다.

이랜드 그룹은 업무 시간 이후 직원들에게 카카오톡 메시지, 메일, 전화 등을 통한 업무 지시를 일절 금지한다. 또한, 새로운 업무 지시는 될 수 있는 대로 일과 시작 시각에 내리도록 하고 퇴근 시간이 임박했을 때 새로운 업무 지시는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직원들의 퇴근 후 휴식권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신세계 그룹은 대기업 최초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했다.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5시에 퇴근하는 ‘9-to-5제’가 적용돼 임직원은 하루 7시간만 근무하면 된다. 오후 5시면 컴퓨터가 저절로 꺼져 직원들은 사무실에 남아 있어도 업무를 볼 수가 없다.

일 가정 양립과 업무 생산성 향상을 위한 근무 혁신 10대 제안(사진: 고용노동부 일생활균형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발표된 OECD의 ‘2017 고용동향’에 따르면 한국의 2016년 기준 국내 취업자 1인당 평균 노동시간은 2069시간으로 OECD 회원 35개국 평균보다 305시간 많았다. 이를 하루 법정 노동시간 8시간으로 나누면 한국 취업자는 OECD 평균보다 38일 더 일한 셈이다.

하지만, 오랜 근무시간이 노동 생산성과 비례하진 않는다. 같은 해 OECD 발표에 따르면, 각국의 노동생산성 수준은 미국, 프랑스, 독일이 시간당 약 60달러에 이르는데 비해, 한국은 33.1달러로 이들 국가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과로 사회를 탈피하고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유지하고자 하는 ‘워라벨 열풍’이 한국 노동생산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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