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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강연 주최한 학생 징계 절차 들어간 한동대...‘사상의 자유’ 침해 논란 / 조윤화

기사승인 2018.01.14  19:3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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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깃발은 성소수자를 상징한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지난 8일 경향신문은 기독교계 사립대학인 한동대가 교내 동아리 ‘들꽃’이 주최한 페미니즘 강연을 문제 삼아 여기에 관련 교수와 학생들에 대해 무더기 징계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작년 12월 8일, 한동대 학내 학술동아리 들꽃은 ‘흡혈 사회에서 환대로-성 노동과 페미니즘, 그리고 환대’라는 주제로 강연을 열었다고 한다. 이날 강의는 페미니즘 문화운동 단체 ‘여성문화이론연구소’이사장 임옥희 경희대 교수와 페미니즘 저술가 홍승은 씨와 홍승희 씨가 강연자로 참석해서 성 정체성과 성적 자기결정권 등을 강연하고 토론하는 자리였다는 것.

국내 대학 최초로 대학 차원에서 성 소수자 반대 입장을 공식 표명한 한동대는 이러한 내용의 강연 일정이 잡히자마자 강연을 주최한 들꽃 측에 행사 취소를 종용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학생들이 행사를 강행하자, 학생처장과 교목실장, 그리고 20명의 행사 반대 학생들이 "학생들에게 자유 섹스하라는 페미니즘 거부하라", "하나님이 세우신 가정 윤리 파괴하는 페미니즘 반대한다"고 적힌 피켓을 들고 강연에 참석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이날 강연은 한동대에 많은 파문을 몰고 왔다. 한동대는 강연 주최 측을 포함해서 강연에 참석한 학생들을 상대로 징계 절차에 들어갔으며, 강연을 주최한 들꽃 회원 3명은 물론, 강연을 듣고 SNS에 후기를 올린 학생 등 일반 참석자까지 징계위에 부쳐졌다고 한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후 한동대에는 해당 강연이 “페미니즘의 가면을 쓰고 동성애를 합리화한다”, “성매매를 교묘하게 성 노동으로 표현한다”, “강연을 주최한 학생들과 이들을 지원하는 교수들을 징계해달라”는 대자보가 붙었다고 한다.

또한, 학교 측은 12월 14일 학생지도위원회를 열고 당시 강연 현장에 있던 학생들에게 경위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각 학생들마다 진술서 요구 사유는 달랐다고 한다. 한 학생은 ‘성 노동’이라는 강연 주제를 선정한 이유를, 또 다른 학생은 강연 당일 학생처장실에서의 대화 내용을 자신의 SNS에 언급하며 강연 후기를 남긴 이유를 진술하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또한, 특정 학생에게는 기독교 대학으로서 한동대학교 설립 정신과 학칙에 어긋나는 점을 강연 내용을 토대로 자유롭게 진술하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이런 보도를 종합해 보면, 학교 측이 학생들에게 요구한 진술서 요구 사유는 학교가 학생들을 ‘학생’으로 보고 있는 것이 아니고 종교 단체 ‘신도’로 보고 있는 것 같다.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평범한 대학생으로서, 이번 한동대 페미니즘 강연 논란은 표현과 사상의 자유를 보장해야 할 대학에서 일어난 사건이라기엔 납득하기가 어렵다.

얼마 전 EBS 프로그램 <까칠남녀>의 성 소수자 특집 논란도 그렇고, 아직 한국 사회에서 동성애를 공개적으로 다루기에는 공감대가 약한 면이 있다. 그러나 동성애를 이해하기 싫고 혐오한다고 동성애를 가진 사람의 존재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동성애를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동성애를 옹호하는 사람이나 부정하는 사람이나 모두 생각의 자유를 누려야 한다. 대학 내에서는 동성애에 대해서 다양한 의견들이 오갈 수 있다. 적어도 대학이 동성애에 대한 토론의 자유를 막을 수는 없다. 모두에게 공평한 교육을 보장하고 학생 개개인의 가치관과 사상의 자유를 보장해야 할 대학에서 학교 건립 이념에 맞지 않은 강연을 주최했다는 이유로 학생들을 징계하겠다는 게 선듯 이해하기 힘들다.

언론에 보도된 해당 대학 학생처장과 학생의 대화 내용을 보면, 헌법에 보장된 사상의 자유를 얘기하며 반발하는 학생에게 학생처장은 “나는 교수로서 한동대학교 안에서 대화하고 있는 것이지, 대한민국 국민하고 얘기하고 있는 게 아니다”라며 “국민으로서 얘기하려면 학교 밖에서 얘기하라”라고 말했다.

헌법에 보장된 사상의 자유는 기독교계 사립대학인 한동대에는 해당하지 않는 말인가 보다. 이와 같은 식으로 개인의 사상을 억압하면, 한동대는 앞으로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개인의 사상검증까지 겸해서 학교의 건학 이념과 맞는 가치관을 가진 학생을 선발해야하지 않을까?

한편, 현행 교육기본법 제4조 1항은 "모든 국민은 성별, 종교, 신념, 인종, 사회적 신분, 경제적 지위 또는 신체적 조건 등을 이유로 교육에서 차별을 받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다.

부산시 연제구 조윤화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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