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란 수도 부산 유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후보에 올라
상태바
'피란 수도 부산 유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후보에 올라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8.01.09 0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산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가능성 높게 봐 / 신예진 기자
부산시의 '피란수도 부산 유산'에 포함된 유엔기념공원. 유엔기념공원은 한국전쟁이 발생한 이듬해 전사자 매장을 위해 유엔군 사령부가 조성한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지다(사진: 유엔기념공원 홈페이지).

대한민국 근대 유산으로는 처음으로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후보에 올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첫 걸음을 뗀 셈.

부산시는 8일 최근 문화재청이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한국전쟁기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이 대한민국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조건부로 등재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올해 상반기 중 대한민국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이를 등재한다.

잠정 목록에 등재되는 유산은 임시수도대통령관저(경무대), 임시수도정부청사(임시중앙청), 근대역사관(미국대사관), 부산기상청(국립중앙관상대), 부산항 1부두(부산항 제1부두), 부산시민공원(하야리아부대), 워커하우스(유인지상군사령부), 유엔기념공원(유엔묘지) 등 8곳이다.

지금까지 유네스코에 등재된 대한민국 세계유산과 잠정 목록은 모두 조선시대 이전의 유산으로 각각 12개, 16개다. 근대 유산이 세계유산 후보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피란수도 부산 유산’이 최초다.

부산시는 부산 유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부산발전연구원과 함께 기초 연구를 벌였다. 부산시의 목표는 2021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우선 등재 목록에 오르는 것. 만약 등재 목록에 선정되면, 2025년 유네스코 회의에서 세계유산 최종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올해 세계적인 공감대 형성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다만 이번 등재가 조건부이므로 부산시는 문화재청이 요구한 두 가지 부분을 수정·보완해야 한다. 신규 추가 유산을 포괄하는 ‘종합 보존 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피란민 생활상을 반영하는 유산을 추가하는 것. 이는 최근 어려워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발맞춰 등재 단계부터 신중을 기하겠다는 문화재청의 판단에 따른 결과다. 실제로 지난 2016년 ‘한국의 서원’과 2017년 ‘한양도성’ 등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실패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부산시는 ‘피란수도 부산 유산’의 세계유산 등재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세계 유일의 유엔기념공원이 피란수도 유산에 포함돼 기대감이 크다. 김형찬 부산시 창조도시국장은 서울경제를 통해 “최근 유네스코가 근대 유산에 관심을 가지는 추세와 유엔기념공원의 국제 평화의 상징성을 고려하면 ‘피란수도 부산 유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가능성은 크다”고 밝혔다.

부산이 세계 문화 유산으로 등재될 가능성이 점쳐지자, 부산 영도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지금도 부산 곳곳에서 전쟁의 아픔을 느낄 수 있다”며 “사람들의 말투, 생활상에서 느껴지는 전쟁의 후유증은 부산에서 살아본 사람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억에서 점점 잊혀지는 것이 못내 아쉬웠는데 좋은 소식이다”고 덧붙였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과거가 없으면 역사는 없다”, “이름 모를 국가에서 희생하신 모든 장병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왜곡된 역사로 군함도가 통제되는 것을 보니 유네스코 등재가 무조건 좋은 일만은 아닌 것 같다”, “세계 평화를 지향한다” 등의 다양한 댓글을 남겼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