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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초등생 '통일나무' 그림 속 인공기에 철 지난 종북몰이

기사승인 2018.01.05  06:4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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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 대표 비난 이어 우리은행서 집회까지..."초등생 그림까지 정쟁 도구 삼는 어른들이 부끄럽다" 비판 여론 비등 / 신예진 기자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이 지난 12월 28일 "민노총 달력인 줄 알았다"며 페이스북에 게시한 우리은행 달력 '통일나무' 그림(사진: 김종석 페이스북).

초등학교 4학년이 학생 미술대회에서 그린 ‘통일나무’란 그림을 소재로 우리은행이 달력을 제작한 것을 두고 연일 논란이 거세다. 자유한국당은 통일나무 그림을 보고 ‘안보불감증’이라며 맹비난을 쏟아냈고, 더불어민주당은 '종북몰이'이라고 맞받아쳤다.

초등학생 달력 그림 논란은 최근 우리은행이 제작한 2018년도 탁상용 달력 디자인에서 시작됐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후원으로 개최한 ‘제22회 우리미술대회’ 유치ㆍ초등부에서 상을 받은 초등학생들의 그림을 도안으로 삼았다. 그 중 <쑥쑥 우리나라가 자란다>는 그림에는 통일나무를 중심으로 태극기와 인공기가 함께 걸렸다.

태극기와 인공기가 함께 그려진 초등학생의 그림이 달력에 실리자, 한국당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한국당 중앙당 소속 당원들은 3일 우리은행 본점 앞에서 ‘우리은행 인공기 달력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인공기 달력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보수단체 회원들도 덩달아 규탄 시위를 벌였다. 대한애국시민연합은 4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앞에서 ‘이적 달력 규탄 및 소각 대국민 사죄 촉구 집회’를 열고 "(우리은행이) 어린아이들의 철없는 동심을 이용해서 북한 찬양하게 선동했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인공기 달력이 좌파세력 음모라고 주장하며 논란이 된 달력을 태우는 이벤트도 벌였다.

앞서 논란에 불을 지핀 사람은 김종석 한국당 의원. 김 의원은 지난달 28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나는 민노총 달력인 줄 알았다”며 “태극기가 인공기보다 아래에 있다. 대한민국과 북한이 같은 뿌리를 가진 동등한 나라냐”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이를 받아 지난 1일 신년인사회에서 “인공기가 은행 달력에 등장하는 세상이 됐다”고 비난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탁상 달력마저 이용해 정권에 아부하려는 우리은행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한국당은 사회 곳곳에 만연한 장밋빛 대북관과 뿌리 깊은 안보 불감증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과 보수단체의 공세에 정치권에서는 “도를 지나쳤다”는 의견들이 속속 터져 나왔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4일 최고위원 연석회의에서 “남북의 평화 통일을 바라는 그림에 상은 못 줄망정 빨갱이 그림이라며 어린이 동심까지 빨갱이 조작에 이용하는 게 제 정신이냐”라고 비판했다. 이어 “평화 통일 그림에 한 쪽에 태극기가 있으면 한 쪽에 북한의 인공기가 그려져야 할 것 아니냐”며 “자유한국당은 환자 정당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정애 민주당 의원도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박근혜 정부 때도 북한 인공기가 그려진 초등학생들 수상작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이 공개한 그림들은 2012년, 2013년, 2015년 통일부가 주최한 대회 입상작들이다. 수상작 모두 태극기와 인공기를 함께 그렸다. 한 의원은 “다 큰 어른들이 초등학생보다 못할 만큼 이성을 잃어버린 이런 일은 정말로 부끄럽다는 생각이 든다”며 푸념했다.

김성환 시사평론가도 인공기의 등장이 ‘아주 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김 평론가는 "그림에 인공기가 들어가는 것은 아주 흔한 일이다. 매년 있는 평화 통일 포스터 공모전에도 인공기가 다 있더라"라며 "상처받은 동심은 어떻게 할 것이냐, 종북 행위로 몰린 초등학생은 굉장히 상처받았을 것"이라고 자유한국당의 행태를 지적했다.

초등학생의 그림을 둘러싸고 정치권이 들썩이자 네티즌들은 자유한국당에 비난을 쏟아냈다. 한 네티즌은 “한국당 보수 의원들은 통일이라는 단어는 죽을 때까지 입에 올리지 않길”이라며 “아이들을 종북 좌빨로 모는 지금이 2018년 맞나”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한국당의 삽질에 부끄러운 것은 우리 어른들의 몫인가”라며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더니“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한편, 우리은행 측은 인공기 달력 논란에 대해 "미술 인재 저변 확대를 위해 매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열고 있는 ‘우리미술대회’ 수상작을 실은 것"이라며 "미대 교수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이 선정한 수상작으로 달력을 만들었는데 정치색 논란이 일지는 생각도 못했다"고 해명했다.

취재기자 신예진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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