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부터 신발, 가방까지 ‘패션 셰어링’ 유행...의류 대여업 인기몰이 / 강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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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부터 신발, 가방까지 ‘패션 셰어링’ 유행...의류 대여업 인기몰이 / 강선지 기자
  • 취재기자 강선지
  • 승인 2017.12.27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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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정장 구입하기보다 빌려서 입는 젊은이들 늘어

서울에 사는 윤여진(27) 씨는 지난 일요일 결혼식 참석을 위해 인터넷을 통해 원피스를 두 벌 빌렸다. 빌린 원피스는 원하는 날짜에 맞춰 택배로 받았다. 두 벌을 빌린 것은 이날 가야 할 결혼식이 두 곳 있었고, 각각의 결혼식에 알맞은 옷이 달랐기 때문이다. 

낮 12시 결혼식은 고교 동창의 결혼식. 밝고 화려한 원피스가 어울리겠다 싶어 분홍색 원피스를 입고 나갔다. 결혼식이 끝나자 마자, 그녀는 집으로 돌아와 오후 5시 결혼식에 갈 채비를 했다. 두 번째 결혼식은 회사 동료 결혼식. 회사 중진들이 대거 참석하는 결혼식이라 점잖은 색상의 옷이 어울릴 듯했다. 그래서 베이지색 원피스에 그레이 톤의 외투로 갈아입고 서둘러 집을 나섰다. 구두와 가방은 의상 대여 서비스를 이용할 때 스타일리스트가 정해준 대로 맞췄다. 전문가의 조언 덕분인지, 스타일링하는 시간도 줄고 참석하는 결혼식마다 멋지다는 칭찬을 듣었다.

윤 씨처럼 다양한 의상이 필요하지만 매번 구입할 여유가 없는 사람을 위해 옷을 대여해주는 서비스 ‘패션 세어링’ 사업이 각광받고 있다. 윤 씨는 “결혼식처럼 격식을 차려야하는 자리에 항상 같은 옷을 입고 가기도 그렇고, 매번 구매하자니 비용이 많이 들어 고민이었다”며 "의류 대여 서비스를 통해 이러한 고민을 일부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의류 대여 서비스 업체 '원투웨어'는 전문 스타일리스트가 개개인의 고객에 맞춰 의상을 골라 보낸다(사진: 원투웨어 웹사이트).

패션 셰어링은 의류 뿐 아니라 각종 장신구, 가방 등을 다른 사람들과 서로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 물론 대표적인 것은 의류 대여 서비스다. 이는 소비자가 원하는 의류를 인터넷 사이트나 앱을 통해 대여하고, 정해진 기간 동안 이용한 뒤, 기간이 끝나면 다시 수거해가는 형식이다. 대개 한 번에 2~3벌의 옷을 대여할 수 있으며, 이용료는 월정액으로 받는다.

이수연(24) 씨는 취업 준비생이다. 그는 최근 면접을 보러 다니면서 여벌의 정장이 필요했다. 그러나 정장은 가격이 비싸 옷 대여 서비스를 이용했다. 그는 “빌린 정장의 상태도 깨끗하고 입고 나서 기한에 맞춰 보내기만 하면 되니 편리하다”며 “면접을 볼 때 (정장이) 은근 스트레스였는데 그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돼 좋다”고 말했다.

김현경(22) 씨 또한 “매번 바뀌는 유행을 따라 옷을 사면, 돈이 너무 많이 든다”며 “지금 살고 있는 자취방은 좁아서 더 이상 짐을 놔둘 곳이 없기 때문에 이런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SK 플래닛이 선보인 의류 대여 서비스 프로젝트 앤의 홈페이지(사진: 프로젝트 앤 홈페이지).

패션 셰어링이 유행하는 것은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자는 소비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는 한 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함께 공유해서 사용하는 ‘공유 경제’를 키웠다. 공유 경제가 커지면서, 패션 셰어링를 이용하는 사람들 또한 증가하고 있다. 이런 추세를 따라, 여러 기업들도 묘미(MYOMEE, 롯데 렌탈), 프로젝트 앤(SK플래닛)과 같은 패션 셰어링을 접목시킨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의류 대여 서비스뿐만이 패션 셰어링에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접목시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예를 들면, 서비스 이용자가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을 빌려주고 자신도 다른 이용자에게 옷을 빌려 입는 P2P셰어링(개인끼리의 공유)도 생겼다.

서울의 이은정(22) 씨는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을 빌려주고, 원하는 옷을 빌리는 패션 셰어링을 통해 옷에 투자하는 비용을 아꼈다”며 “이런 장점을 잘 살린 의류 대여 서비스가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케팅 관련 직에 종사하고 있는 한모 씨는 “앞으로 이런 ‘공유’의 개념이 패션업계에 자주 등장할 것”이라며 “패션 셰어링의 약점을 보완해나가면 오히려 의류를 구매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메리트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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