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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서점의 진화, 독립출판물 판매에서 독서 치료, 1인용 책방까지 / 박지현 기자

기사승인 2017.12.21  06: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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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전포동 동네 책방 '북:그러움', 책과 사람이 소통하는 공간으로 다양한 이벤트 진행

누구나 어릴 때 한 번쯤은 자신의 동네에 있던 작은 서점에서 문제집이나 문학책을 사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형 프랜차이즈 서점이 급증하고 온라인 서점이 등장하는 등 빠르게 변화하는 도서 시장 환경 속에서 동네 서점은 서서히 사라졌다.

그랬던 동네 서점이 최근 1~2년 사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계간 '동네 서점'을 발행하는 앱 개발업체 ‘퍼니플랜’의 전국 동네서점 현황 조사에 따르면, 일주일에 1곳씩 동네서점이 새로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그중 부산에도 새로이 개점한 동네 서점이 있다. 바로 책방 ‘북:그러움’이다.

동네서점 북:그러움의 입구(사진: 취재기자 박지현).

올해 7월 3일 부산 전포동에서 개점한 동네 책방 ‘북:그러움’은 가게 이름이 특이하다. 책방 주인 김만국(32) 씨는 “너무 직설적인 가게 이름보다는 언어 유희를 좋아하는 자신의 취향이 담긴 이름이 좋을 것 같았다”며 발음 그대로 말하면 단어 ‘부끄러움’도 될 수 있는 이름을 붙이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 서점은 부산진구 전포동 전자상가거리 초입에 자리 잡고 있다. 김 씨는 “서울이나 제주도에 자연스레 동네마다 문을 연 책방들을 보면서 부산에도 이런 책방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4년 동안 다녔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동네 책방을 개점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과거 동네 책방이란 단어에서 소설부터 문제집까지 다양한 종류의 책들이 진열돼 있던 모습이 떠올린다. 하지만 지금의 동네 책방엔 기성출판물보단 다양한 독립출판물이 많다. 독립출판물이란 상업성을 떠나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내용을 주제로 작가 개인이 기획부터 집필, 출판까지 완성해내는 것을 말한다. 새롭게 생겨나는 동네 책방은 독립출판물과 같이 특정 주제에 맞춰 책을 선정하는 일명 ‘북 큐레이션(book curation)’이 기존 서점과의 차별점이다.

책방 ‘북:그러움’은 기성 출판물도 팔고 있지만, 주로 독립출판물을 선정해 판매하고 있다. 김 씨는 독립출판물을 주로 들여오는 이유에 대해 독립출판물은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의 결과물이라며 “돈을 벌고 자기를 과시하고 유명세를 얻기 위해 책을 내는 게 아니라, 순수하게 자기의 생각을 공유하려 책을 쓰는 생각의 채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본에 얽매이지 않는 글이다 보니 다양한 판형과 이야깃거리가 나와서 사람들이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동네 책방 '북:그러움'의 메인 판매대에 자리 잡은 독립출판물들(사진: 취재기자 박지현).

독립출판물이 낯선 사람들에게 김 씨는 책 표지에 자그마한 포스트잇을 붙여 자신이 직접 책을 읽고 느낀 짧은 책 소개이자 서평을 일일이 쓴다. 기존 서점에서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김 씨는 “독립출판물 자체가 사람들에게 낯설다는 것을 자신도 이해해서, 이렇게 짧게라도 글을 쓴다면 사람들이 친근함을 느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책방 ‘북:그러움’은 독립 출판물들을 파는 것 이외에 다양한 이벤트도 상시 연다. 책방 귀퉁이에 '북:그러움 약국'이란 공간을 만들어 ‘비블리오테라피(biblio-therapy)’라 불리는 독서 치료를 손님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사람들이 책을 보고 치유 받고자 하는 게 목적이며, 실제 약처럼 약 봉투를 직접 제작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진열해 두고 있다.

또 다른 공간인 '북:그러움 맨션'은 일본의 덴로인 서점의 코너를 차용해 책방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재미를 준다. 책장을 작은 맨션이라 부르며 1인당 책장 한 칸을 한 달 동안 빌려주는 방식으로 사람들이 작은 책방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것. 사람들은 책장이란 작은 공간에서 자신들이 가져온 책이나 직접 만든 물품을 판매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책방 ‘북:그러움’은 책을 매개로 한 소개팅인 서(書)개팅, 다양한 직업인들의 강연이 열리는 잡(Job)스러움 등 자체적으로 결성된 모임을 열기도 하고, 외부 독서모임에 공간을 빌려주기도 한다. 김 씨는 책방이 단지 책을 사고파는 공간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이를 생각해냈다고.

빠르게 변화하는 도서 시장 속에서 동네 책방도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 동네 책방 ‘북:그러움’ 주인인 김 씨는 “단지 책을 사고파는 딱딱한 공간이 아닌 술과 책이 함께 하는 책방, 사람들과 소통하는 책방의 모습으로 생각하고 동네 책방을 편하게 많이 찾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동네 책방에 애정을 드러냈다.

취재기자 박지현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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