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현 말고도 南 방송 출연한 탈북자 '재입북' 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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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현 말고도 南 방송 출연한 탈북자 '재입북' 더 있다"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7.12.2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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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특수부대 출신 박모 씨 지난해 3월 중국서 실종...탈북자들 "유인 납치는 북한 보위성 소행" 주장 / 신예진 기자

북한 인민군 특수부대 출신 탈북자 방송인 박모 씨가 지난 해 북한으로 다시 돌아간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앞서 박 씨와 같은 방송에 출연했던 방송인 임지현 씨도 지난 7월 입북한 바 있다.

4월 종편 채널 예능을 끝으로 자취를 감췄다 지난 7월 15일 북한의 한 선전 매체에 모습을 드러낸 임지현(본명 전혜성) 씨(사진: 유튜브 '우리민족끼리' 캡처).

SBS는 탈북자 박 씨가 지난해 3월 북중 접경 지역에 거주하는 이모를 만나러 갔다가 실종됐다고 보도했다. 2014년 탈북했던 박 씨는 종편채널에 출연해 자신이 인민군 특수부대 출신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방송 출연 다섯 달 뒤인 지난해 3월 종적이 사라졌다.

정부는 박 씨가 북한에 납치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박 씨와 친분이 있던 한 탈북자는 “자진해서 가지는 않았을 거다”며 “종편 프로그램에도 출연하고, 열심히 대학도 다니고 있었는데 북한에 되돌아 갔다는 말이 안 된다”고 의문을 보였다.

이와 더불어, 경찰은 임지현 씨의 입북 과정을 수사하던 중 북한의 유인 공작 정황을 발견했다. 임 씨의 지인을 통해 “지난해 초부터 임 씨가 북한 보위성의 회유·협박 전화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즉, 탈북자들의 재입북 배경에 북한의 보위성이 있다는 것. 보위성은 남한의 국가정보원에 해당하는 기관으로 북한 체제 수호 업무를 맡고 있다.

보위성은 주로 탈북자들에게 전화해 일가친척들을 앞세워 입북을 유인한다고 한다. 특히 김정은 집권 이후 가족을 사칭해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 있으니 와서 데려가 달라”는 식의 전화가 온다는 것. 탈북자 A 씨는 SBS를 통해 “‘중국까지만 와라, 오면 처벌을 안 해주겠다’고 한다”며 “임지현도 그래서 대낮에 넘어간 것”이라고 추측했다.

북한은 보위성은 탈북자들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캐낼까. 주로 재입북자의 휴대전화를 통해 얻거나, 탈북자들이 반드시 거치는 하나원을 통해 빼낸다고 한다. 심지어 통일부 공무원이 탈북자의 개인정보를 브로커에게 팔아넘긴 사건도 발생한 바 있다.

네티즌들도 북한 보위성의 탈북자 유인 공작설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한국 방송에 나와서 북한 정권을 헐뜯은 사람이 스스로 재입북 했을 거라 생각하기 힘들다”며 “그런 사람들이 북한에 돌아가면 무슨 꼴을 당할지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족을 미끼로 삼은 공작에 유인, 납치당했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해당 댓글은 500명이 넘는 공감을 얻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통일부에 엄격한 탈북자 정보 관리를 주문했다. 한 네티즌은 “힘들게 탈북했는데 다시 돌아간다고 생각하니 내가 다 끔찍하다”며 “통일부는 예산을 적재적소에 써야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한편, 탈북인권연합회장 김용화 씨는 탈북자들의 재입북 과정과 관련해 “이게 북한 정찰 총국의 유인 나치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MBC <리얼스토리 눈>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악질적으로 노는 탈북자를 제거한다’는 북한 당국의 방침이  지금 현실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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