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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문제 다루는 EBS ‘까칠남녀’, 교육적이기는커녕 너무 자극적이야 / 강유석

기사승인 2017.12.20  20:2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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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영방송 EBS의 <까칠남녀>가 네티즌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다. <까칠남녀>는 일상 속 무심히 지나가는 성(性)에 대한 주제를 유쾌하게 풀어내는 프로그램이다. 2017년 3월 27일부터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소위 ‘남혐’ ‘여혐’과 같은 성차별 이슈와 성역할 갈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언론에서는 최근 남녀 갈등이 고조되는 시점에 ‘여성 군복무’와 같은 젠더라는 소재를 토크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까칠남녀> 로고(사진: EBS 까칠남녀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긍정적인 평가는 오래가지 않았다. 프로그램에 출연한 게스트의 발언이 늘 도마 위에 올랐다. 민감한 주제에 대해 솔직하게 오가는 이야기들은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급기야는 시청자 게시판에 폐지하라는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시청자들이 폐지까지 외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 이유는 치명적인 자막 오류다. 자막 오류의 문제는 지난 9월 25일 ‘예쁜 소녀 찾습니다’라는 주제의 영상에서 일어났다. 이 날 방송에서는 미디어 속 소녀 이미지를 다루었다. 이 때 나온 개념이 ‘롤리타 콤플렉스’와 ‘쇼타로 콤플렉스’였다. 롤리타 콤플렉스란 어른이 미성숙한 소녀에게 성적 집착을 느끼는 현상이다. 반대로 쇼타로 콤플렉스란 어른이 소년에게 성적 집착을 느끼는 현상이다. 여성 철학자 이현재 씨는 “예쁜 남자 아이돌이 미디어에 나와 중년 여성에게 사랑받는 현상은 기존 롤리타 콤플렉스와는 다르게 해석해야 한다”며 “젠더 권력이 바뀌면서 새로 등장한 쇼타로 현상을 취향으로 존중해 줘야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출연한 개그맨 황현희 씨는 이현재 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황현희 씨는 여교사와 초등학교 6학년의 성관계 사건을 두고 “남녀 주체만 바뀐 사건에서 어떻게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느냐”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이현재 씨는 “만약 그런 일이 있다면 처벌은 받아야 하지만 콘셉트적인 면에서는 취향이다”라고 했다.

이 방송은 캡처된 채 일부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캡처 화면은 정확한 방송내용이 아닌 교묘한 짜깁기였다. 몇몇 네티즌들이 악의적인 편집으로 이현재 씨의 발언을 마치 범죄자를 옹호하는 내용으로 만들었다. 그 게시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은 오해를 하여 이현재 씨를 질타했다. 많은 언론사 역시 이현재 씨의 발언을 사회적인 문제로 삼아 기사를 작성했다. 이 후 이현재 씨는 한 라디오의 인터뷰에서 문제가 되고 있던 기사를 두고 사실이 아닌 게시물로 쓴 기사라며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현재 씨의 발언이 악의적인 짜깁기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EBS의 자막 오류 때문이다. EBS는 콘셉트라는 말은 뺀 채 "쇼타로 자체가 취향이 될 수 있다"는 자막을 내보냈다. 공공의 복지를 위한 공영방송에서 자막 오류라는 실수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게다가 한 여성은 악의적인 짜깁기 편집을 바탕으로 자신의 범죄를 정당화하려고 했다. 호주에 거주하는 여성은 커뮤니티 사이트 ‘워마드’에 자신이 남자 어린이를 성폭행하고 그 과정을 촬영했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이 여성 유저는 게시물에 쇼타로는 존중받는 취향이라며 마치 자신의 범죄를 <까칠남녀>에서 인정해줬다는 식으로 정당화했다. 곧 이 여성 유저는 체포됐다. EBS가 간접적으로 그 범죄를 도운 셈이 됐다. 명백히 공영방송으로서 부적절한 역할을 수행했다.

두 번째 문제는 고정 게스트인 남성 출연자 황현희, 정영진 씨의 여성혐오 조장이다. 황현희 씨는 지난 9월 18일 방영됐던 ‘냉동 난자를 부탁해’ 편에서 개인의 성취를 위해 결혼 후에도 임신을 하지 않는 여성은 이기적이라고 했다. 발언을 한 뒤, 여성 게스트들의 원성을 샀다. 임신은 여성의 의무가 아니다. 또한 모든 인간은 신체적 자율권이 있다. 하지만 황현희 씨는 이러한 것들을 무시하는 발언을 했다. 8월 28일 방영됐던 ‘부장님, 그건 성희롱입니다’ 편에서 정영진 씨는 “성희롱하는 부장님은 남성 중심적으로 살았기에 아는 문화가 그것 뿐이라 안쓰럽게 봐야 한다”며 “당한 사람 마음도 있지만 하는 사람들도 짠하게 보자. 그들도 어떤 이들의 가족이다”라고 했다. 이 발언은 시청자들에게 극도의 혐오감을 주었다. 정영진 씨는 성희롱을 한 범죄자를 동정하는 듯한 여론을 조장해 가해자를 감싸주었다. 피해자를 고려하지 못한 방송사의 책임도 어려웠다.

국내 최초 젠더 토크쇼라는 취지에 맞게 매주 민감한 주제를 두고 갑론을박하는 <까칠남녀>. 기본적인 젠더 상호존중조차 없는 이 방송은 시청자들을 되레 까칠하게 만들고 있다. 대한민국 방송에서 성(性)이라는 주제는 오랜 시간 동안 사회적으로 금기시됐다. <까칠남녀>에서는 이런 문화를 탈피하여 성이라는 것을 과감한 토크로 풀어내고 그 과정을 예능적 요소로 삼았다. 하지만 원래 취지와는 다르게 더욱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에만 집중하는 EBS가 과연 바람직한 공영방송이라고 할 수 있을까?

부산시 남구 강유석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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