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대신 반려식물 키운다...식물과 교감, 공기정화, 인테리어 기능까지 / 이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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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대신 반려식물 키운다...식물과 교감, 공기정화, 인테리어 기능까지 / 이나현 기자
  • 취재기자 이나현
  • 승인 2017.12.26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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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테리어 효과에 화분 매출 급증

할리우드 영화 <레옹>에서 살인청부업자 레옹은 경찰의 포위망 속에서 자신이 아끼던 화분을 마틸다에게 안겨 탈출시킨다. 이어 부패 경찰과 총격전을 벌인 뒤 장렬하게 숨진다. 영화 속에서 레옹의 화분에 심어진 아글라오네마(aglaonema)는 식물 이상이었다. 그는 말도 못하고 아무런 감정도 표현하지 못하는 그 초록 식물에게 공감하고 의지한다. 이처럼 정서적으로 교감하며 키우는 식물을 반려식물이라고 한다.

최근 1인가구 증가로 인해 반려식물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반려식물은 반려동물에 비해 돌보는 시간과 비용의 부담이 적고, 식물과 정서적 교감도 나눌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반려식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단순히 예뻐서 기르는 것이 아니라 반려동물처럼 식물을 자신의 가족처럼 생각한다. 자취생 안지수(28) 씨는 최근 혼자 사는데 외로움을 느껴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었다. 하지만 시간과 여건이 안돼서 반려식물을 찾다가 ‘틸란드시아 이오난사’라는 식물을 알게 되어 키우게 됐다. 안 씨가 키우는 틸란드시아 이오난사는 공기 중에 먼지를 먹고사는 식물로 실내에서 키우기 좋다. 열대 및 아열대 지방에서 서식해 따뜻한 곳을 좋아하고, 흙이 없어도 살 수 있는 것으며, 꽃도 피운다고 한다.

안 씨는 “물 주는 것을 잊어버리곤 하는데 분무기로 2~3일에 한 번씩만 뿌려주면 된다"며 "일주일에 한 번은 10분 정도 물에 푹 담갔다가 잘 털어주면 되기 때문에 꽃보다 키우기 편하다”고 말했다. 안 씨는 이 식물을 선택하게 된 이유로 “먼지를 먹고 살기 때문에 집안 환경에도 좋을 것 같았고, 인테리어 효과도 있어서 일석이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안지수 씨가 직접 기르는 사막 식물인 틸란드시아 이오난사(사진: 취재기자 이나현).

안 씨는 반려식물을 기르기 시작한 날짜를 기록해두고, 실제 가족처럼 식물에게 이름을 지어주며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그는 “동물이든 식물이든 내가 신경써주고 보살펴주면서 키울 수 있다는 게 행복하다”며 “혼자 살고 있기 때문에 집에 들어왔을 때 허전함이 느껴졌는데 반려식물이 있는 것을 보면 인테리어 효과도 있으니까 눈도 즐겁고 마음도 힐링되는 기분이라서 좋다”고 말했다.

반려식물은 홀로 사는 노인들의 우울감과 외로움 해소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송미선(52) 씨는 홀로 사시는 어머니께 최근 화분을 선물했다. 송 씨는 “처음에 별 생각없이 화분을 가져다 놓았는데 어머니께서 식물을 기르시는데 열중하는 모습을 보니 이전보다 많이 밝아지고 활동적이게 변하신 것 같다”며 “평소 심심하면 TV만 보는데 요즘은 화분을 관리하는데 시간을 많이 보내신다”고 하였다. 송 씨는 긍정적으로 변한 어머니의 모습을 보니 기뻤다.

반려식물은 정서적인 도움뿐만 아니라 집안의 환경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집에서 쉽게 기를 수 있는 고무나무, 아이비, 알로에 등 대부분의 반려식물들은 집 안의 공기정화 기능뿐만 아니라 습도 조절에도 용이하다. 특히 최근 반려식물로 가장 각광받고 있는 선인장과 같은 다육식물은 전자파를 흡수하고 음이온을 배출하는 기능이 있어 마음을 안정시켜주거나 불면증 해소에 도움을 준다.

반려식물이 인기를 끌면서 플랜테리어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플랜테리어란 식물을 뜻하는 ‘플랜트(plant)’와 ‘인테리어(Interior)’의 합성어로 다양한 화분과 식물을 활용해 실내 공간을 꾸미는 것을 의미한다. 플랜테리어는 집 안에 자연을 들임으로써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힐링을 주기도 한다. 플랜테리어 관련 매출도 올해 들어 크게 늘고 있다. 롯데마트에서 지난 5월 한 달간 전 점포에서 팔린 화분 매출은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128.1% 증가했고, 화초와 각종 원예 재료 매출 역시 각각 52%, 33.3%로 증가했다.

부경대에 위치한 한 화원에서는 최근 반려식물로 선인장이나 스투키, 돈나무 등이 제일 인기가 많은 종이라고 말했다. 특히 선인장은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기르기 쉽고 개성있는 모양으로 인테리어 효과에도 좋아 반려식물로 인기가 높은 식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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