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장 금연에 다양한 반응..."살 것 같다" vs "마지막 흡연 구역마저 없애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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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장 금연에 다양한 반응..."살 것 같다" vs "마지막 흡연 구역마저 없애다니"
  • 취재기자 김예지
  • 승인 2017.12.14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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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떨어질 것 걱정해 흡연실 따로 만드는 당구장 업주에겐 부담될 수도 / 김예지 기자

지난 3일부터 당구장과 스크린골프장이 금연 업종으로 지정되면서 ‘당구장·스크린 골프장 등 체육시설 전면 금연'이 시행됐다. 당구장 이용객들은 낯선 '금연'에 불만부터 칭찬까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구장에 설치된 흡연실. 흡연실 옆에는 소화기가 비치되어 있고, 내부에는 유리 창문이 열려있었다(사진: 취재기자 김예지).

부산 남구의 한 당구장. 이전이라면 당구장을 가득 메운 희뿌연 연기에 숨 쉬는 게 곤혹스러웠겠지만, 지금은 호흡이 벅차지 않았다. 당구를 즐기는 사람들 역시 게임에만 집중할 뿐, 담배를 입에 문 채 당구를 즐기던 모습은 더이상 볼 수 없었다. 당구장 아르바이트생은 "지난 3일부터 금연이 시작됐다. 담배를 피우려면 흡연실로 가야 한다"고 안내했다.

이곳 당구장의 경우, 실내에 흡연실을 설치했고, 그 옆에는 안전을 위한 소화기가 비치돼 있었다. 흡연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활짝 열린 유리 창문 사이로 통풍이 원활해 흡연실인데도 담배 냄새가 심하지 않았다. 한 대학생은 "원래 담배 냄새 때문에 당구장을 싫어하는데, 친구가 당구장이 금연이고, 여기는 흡연실이 따로 있다고 해서 왔다"고 말했다.

아들과 함께 당구장을 자주 찾는 이종재(경남 창원시) 씨는 당구장의 금연 소식에 박수를 쳤다. 금연한 지 15년이 넘은 이 씨는 담배 냄새가 나지 않는 당구장을 찾느라 진땀을 뺀 적이 있기 때문. 이 씨의 아들 역시 담배를 피우지 않아 부자는 당구를 좋아하지만 담배 냄새가 싫어 취미를 바꿀까 의논한 적도 있다고 한다. 그는 "볼링, 스쿼시, 탁구 등 당구를 제외하곤 이미 금연 시설"이라며 "사회 통념상 담배가 기피되고 있는데, 모두가 즐기는 오락 시설에서 해로운 담배 연기를 피할 수 있게 된 건 무척 잘된 일"이라고 말했다.

당구장 문에 붙어있는 금연을 알리는 포스터. 국민건강증진법 제9조 제4항 제20호에 의거 실내체육시설에서 흡연 시 1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예정이다(사진: 취재기자 김예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개정된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시행돼 모든 실내 체육시설(전국 5만 5857곳) 당구장, 스크린골프장이 지난 3일부터 금연구역으로 지정됐다. 당구장 2만 1980곳, 골프연습장 9222곳이 현재 실내 체육시설로 등록돼 있다. 3개월간 계도 기간을 거쳐 내년 3월 2일부터는 흡연자 적발 시 10만 원의 과태료(업주 170만 원)가 부과된다.

한편, 당구장의 금연 소식에 '버럭' 하는 이용자들도 있었다. A 씨는 "실내에 흡연 공간이 따로 없으면 이 추운 날 밖으로 담배를 피우러 가라는 거냐. 당구장은 주로 높은 층에 있는데 왔다 갔다 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A 씨의 동행인 역시 "당구장 업주들은 어떡하냐. 손님 떨어질 걸 걱정해서 울며 겨자 먹기로 흡연 시설을 만들어야 하는 거냐"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당구장도 금연이구나... 마지막 남은 흡연 구역이었는데", "당구장도 금연이네. 담배가 싫어서 대학 때 당구를 안 배우고 농구만 죽어라 했었지. 이제 나이가 있어 농구는 못 하니 당구를 배워볼까", "나 같은 비흡연자에겐 희소식", "아빠도 담배 피우는 거 진짜 싫어하시거든요. 당구장 금연 구역 된 거 진짜 좋아하실 정도", "안 그래도 손님들이 이제 당구장 금연이라고 못 다니겠다며 투덜거리더라고요. 전 비흡연자라 금연된 거 너무 좋은데 말이에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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