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외상센터 예산 늘면 뭐 하나, 피눈물 난다” 격정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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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외상센터 예산 늘면 뭐 하나, 피눈물 난다” 격정 토로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7.12.07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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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서 강연하며 "예산 50% 늘어난 건 고맙지만 현장에 바로 오지 않는 게 문제" 지적 / 신예진 기자
이국종 아주대학교 경기남부 권역외상센터 교수가 지난 11월 2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아주대학교병원에서 북한 귀순 병사의 상태를 브리핑하고 있다(사진: 더 팩트 제공).

경기남부권역 중증외상센터 센터장인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가 국회를 찾아 권역외상센터 체제의 한계점을 짚으며 여건 개선을 호소했다.

서울신문에 따르면, 이 교수는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주최를 열린 ‘포용과 도전’ 조찬 세미나에 참석해 ‘권역외상센터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 교수는 내년도 권역외상센터 지원 예상액이 50% 이상 늘어난 것에 대해 “'이국종 예산'이라는 말이 도는데 저는 피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예산만 땄다고 하면 이국종 이름이 나온다"며 "저 헬기들은 우리 병원 것도 아니다. 그런데 왜 이국종의 꿈인가”라고 토로했다. 그는 “저는 어디로 가도 상관없다”며 “일단 론칭(도입)한 것만으로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확보된 예산이 적재적소에 쓰이지 않을 가능성을 내비치며 우려를 표했다. 여야는 내년도 지원 예산을 400억 원에서 601억 원으로 늘렸다. 그는 “그 돈이 돌아 어디로 갈 줄 아는가”라며 “의원님들이 하는 정책은 절대로 현장에 바로 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즉, 외상센터 지원 예산을 늘려도 예산 배정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

이 교수는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국민들에게 미안함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예산이 자신 같은 '말단' 노동자에게까지는 내려오지 않는다"며 "외상센터를 만들어도 환자가 없으니 병원에서 일반 환자를 진료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은 기금이 조성되면 외상센터를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시겠지만 그렇지 않다"며 씁쓸함을 내비쳤다.

이 교수의 강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끝까지 응원한다며 이 교수에게 힘을 전했다. 한 네티즌은 “계속 불편한 점을 지적해야 개선이 될 것”이라며 “당장은 힘들겠지만 앞으로 더 나은 환경을 위해 아픈 곳을 더 찔러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국민들은 당연히 예산에 현장이 쓰일 줄 알았다”며 “엄한 놈이 들고 가지 않게 두 눈 뜨고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네티즌들은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 “교수님도 본인의 건강을 챙기시길 바란다”, “어딜 가나 세금 먹는 도둑은 꼭 있다”, “권역외상센터를 살리기는 이국종 교수가 아닌 우리를 위한 것”, “세금이 적재적소에 잘 쓰이는 경우가 있을까...” 등의 다양한 댓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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