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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클럽 조공 문화 "해도 너무 하네", 억대 명품에서 뉴욕 타임스퀘어 광고까지

기사승인 2017.12.08  06:5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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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돌 멤버 생일에 돈 거둬 선물 공세...일부 팬클럽은 쌀 화환 기부·캄보디아 우물 사업 / 정인혜 기자

좋아하는 연예인을 위해 선물을 하는 일명 '조공' 문화의 규모가 커지는 추세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한 귀금속 이미지(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조공: 종속국이 종주국에 때를 맞추어 예물을 바치던 일. 또는 그 예물.' 

역사책에나 나올 법한 이 단어가 하루가 멀다 하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최근 ‘조공’이라는 말이 연예인 팬클럽 문화를 의미하는 단어로 쓰인다. 요즘 젊은이들은 연예인 팬클럽이 좋아하는 연예인에게 선물을 전달하는 행위를 '조공'이라 부른다.

과거 연예인 팬클럽 조공 문화는 종이학이나 편지를 전달하는 데 그쳤지만, 요즘에는 규모가 커졌다. 명품 가방, 옷, 각종 디지털 기기부터 차를 선물하는 경우까지 있다. 연예인 생일에 대형 광고를 싣고, 촬영 현장에 ‘밥차’를 보내는 것은 예삿일이다.

명품 시계, 명품 구두, 아이패드. 지난 2015년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의 한 멤버가 생일날 팬들에게 받은 선물 목록이다. 팬클럽 공식 블로그에 올라온 그의 생일 선물 목록을 어림잡아 계산해 봐도 구입 비용이 약 3억여 원이나 됐다.

한국 팬뿐만 아니라 해외 팬들도 선물 공세에 나섰다. 특히 아이돌 남자 그룹을 향한 팬덤의 화력이 거세다. 지난 8월 생일을 맞은 아이돌 그룹 워너원 멤버 옹성우의 팬들은 일본 신주쿠 전광판에 옹성우 생일 축하 광고를 실었다.

7일 생일을 맞은 워너원 멤버 강다니엘의 생일 광고는 무려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 8개에 걸렸다. 이 광고는 지난 4일 오후 9시부터 시작해 오는 11일 오후 3시까지 노출될 예정이다. 지출 비용은 가늠하기도 어렵다. 팬덤의 규모와 조직력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워너원 멤버 강다니엘의 생일 광고가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걸리자, 주한 미국대사관도 관심을 보였다(사진: 주한 미국대사관 트위터 캡처).

다소 생소한 현상에 주한 미국대사관도 관심을 보였다. 주한 미국대사관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역대급 생일 축하 선물”이라는 말과 함께 강다니엘 생일 축하 광고 영상을 사진에 담아 올렸다.

좋아하는 연예인과 함께 촬영하는 감독, PD, 현장 스태프, 선배 연예인들을 향한 조공도 있다. ‘우리 오빠 좀 잘 봐주십사’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행동이다. 아이돌 멤버와 함께 촬영하는 감독에게는 명품 셔츠, 넥타이, 고급 와인 등이 전달되고, 동료 배우들에게는 고급 도시락이 전달된다.

이에 대해 한 아이돌 팬클럽 회원인 대학생 고모(23) 씨는 “좋아하는 연예인이 촬영 현장에서 사랑받길 원하는 마음에서 선물을 전달하는 것”이라며 “혼자 하는 게 아니라 팬클럽 회원들이 다 같이 돈을 모아서 전달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용 부담도 그리 크진 않다”고 말했다.

고 씨의 언급처럼 아이돌 팬클럽의 조공은 팬들이 십시일반의 형태로 모금해 진행하는 것이 전형적이다. 다 같이 나눠 내기 때문에 부담이 적다고 설명하지만, 팬클럽 회원들이 주로 경제적 기반이 약한 10~20대라는 점에서 이를 부정적으로 보는 인식도 적지 않다.

주부 김모(51) 씨는 중학교 3학년 딸의 통장 거래 내역을 보고 화들짝 놀란 경험이 있다. 용돈 25만 원을 받는 딸이 한 달에 5만 원에서 많게는 10만 원에 달하는 돈을 매달 꼬박꼬박 어디론가 송금하고 있었던 것. 딸을 추궁하니, 이름도 이상했던 괴상한 계좌의 정체는 팬클럽이었다고 한다. 연예인에게 조공을 보내기 위해 돈을 부치고 있었던 것이다.

김 씨는 “어린 나이에 가수 좋아하는 건 그럴 법한 일이지만, 돈까지 얽히니 이건 좀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연예인은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할 만큼 큰 돈을 버는 사람들인데, 코 묻은 아이들 돈으로 명품 치장한다고 생각하니 씁쓸하다”고 말했다.

이렇듯 과도한 조공 문화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스스로 자정 노력을 보이는 팬클럽도 있다. 단순 선물 대신 좋아하는 연예인의 이름으로 기부를 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팬들은 십시일반 돈을 모아 좋아하는 연예인의 이름으로 불우이웃을 돕거나 공익을 위한 단체에 기부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는 콘서트나 기념일 등에 ‘쌀 화환’을 기부하는 것이 있다. 화환이나 값비싼 선물 대신에 결식아동들을 돕는 것. 실제로 유명 연예인들의 콘서트 현장이나 프로그램 제작 발표회에서는 연예인의 이름을 딴 쌀 화환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배우 채수빈의 팬클럽이 그의 제작 발표회 현장에 기부한 쌀 화환(사진: 배우 채수빈 인스타그램 캡처).

연예인의 이름으로 숲을 조성하거나 캄보디아 등지에 우물을 파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해당 팬클럽에는 연예인에 대한 사랑을 해외 구호 활동에까지 확장시켰다는 호평이 따라붙는다.

한 유명 연예인 팬클럽 측은 “조공 문화가 점점 커지면서 비판도 따라붙지만,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많은 팬클럽이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기 위해 기부 활동 등 사회에 보탬이 되는 쪽으로 조공 문화를 확산시키려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취재기자 정인혜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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