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탈출 시즌2’가 또 방영된다고?”...연예인과 가족 얘기 지겹다, 그만 '탈출'하자 / 박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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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지탈출 시즌2’가 또 방영된다고?”...연예인과 가족 얘기 지겹다, 그만 '탈출'하자 / 박찬영
  • 부산시 남구 박찬영
  • 승인 2017.12.0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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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예능 프로그램에서 가장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소재가 ‘가족 예능’이다. 연예인과 그들의 가족이나 지인들이 TV를 점령했다. 최초의 가족 예능은 2013년 방영된 <붕어빵>이다. 이후 <아빠! 어디가?>,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큰 인기를 끌었다. 이외에도 <자기야 백년손님>, <싱글와이프>, <동상이몽2- 너는 내 운명>, <미운 우리 새끼> 등 셀 수 없이 많다. 가족 예능 프로그램이 너무 많다보니 이제는 지겹다는 반응도 있지만, <동상이몽2- 너는 내 운명>은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기도 하고, <미운 우리 새끼>는 20%를 넘기기도 하면서 여전히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가족 예능에 대해 시청자들은 불편한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바로 ‘핏줄 마케팅’ 때문이다. 누군가는 간절히 원해도 하지 못하는 방송 출연을 연예인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쉽게 TV에 출연하고 연예계 데뷔를 하기도 한다. 이에 ‘핏줄 마케팅’, ‘연예인 세습’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가족 예능을 통해 ‘핏줄 마케팅’ 논란에 휩싸였던 대표적인 연예인은 조혜정이다. 그는 당시 배우 지망생으로 SBS <아빠를 부탁해>에 자신의 아버지인 조재현과 함께 출연했다. 이후 조혜정은 MBC every1 드라마 <상상고양이>에 주연으로 발탁됐다. 물론 그의 노력도 있었겠지만 방송 직후 드라마에 캐스팅됐기 때문에 방송의 덕이 없다고 할 수 없었다. 이런 경우는 같은 꿈을 꾸고 있는 무명 배우들에겐 박탈감을 느끼게 만든다. ‘핏줄도 실력이냐’는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 연예인의 자녀들이 메인 출연진으로 등장하는 tvN 예능 <둥지탈출>이 ‘연예인 2세 띄워주기 프로그램’이라는 비판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tvN <둥지탈출>은 부모의 품을 떠나본 적 없는 연예인 자녀 6명의 청년들이 누구의 도움 없이 낯선 땅으로 떠나 자립을 경험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처음 <둥지탈출>의 컨셉과 포맷이 공개되었을 때, ‘왜 연예인의 다 큰 자녀들이 떠나는 여행을 봐야하나’라는 여론이 있었다. 동시에 ‘그들이 연예인의 자녀가 아니었다면 그들이 중심이 된 프로그램이 만들어졌을까?’라는 의문도 들었다.

게다가 <둥지탈출>에 출연하는 연예인 자녀들 중 몇몇은 연예인 지망생이었다. 최민수의 아들인 최유성은 배우 지망생으로 MBC 드라마 <죽어야 사는 남자>에서 최민수의 아역을 연기한 경험이 있었고, 개그우먼 박미선의 딸 이유리는 당시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 4학년 재학 중이었다. 연예인 지망생이 방송에 출연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연예인의 자녀라는 이유로 쉽게 방송에 출연해 얼굴과 이름을 알렸다. 당연히 핏줄 마케팅이라는 논란이 잇따를 수밖에 없었다.

또한 부모라는 둥지에서 벗어나 부모의 도움 없이 독립하겠다는 출연진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둥지탈출>은 부모의 도움 없이 낯선 곳에서 적응하고 창업에도 도전하는 그들의 모습을 통해 그들이 부모에게서 독립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한다. 하지만 TV 속 그들의 모습은 일정액의 출연료를 받으며 방송하고 있을 뿐이었다. 여전히 재정적 지원이 풍부한 금수저 집안의 자녀들이다. 공부하랴 취업하랴 바빠 어디론가 떠날 여유나 시간조차 없는 지금의 20대들은 출연진들에게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기도 했다.

총 8부작으로 종영한 <둥지탈출>은 초반 논란에도 불구하고 최고 5%의 꽤 높은 시청률로 시작했으나, 점점 하락해 2.7%의 시청률로 종영했다. 방영 전 제작발표회에서 제작진은 연예계 데뷔 등용문이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극구 부인했지만, 결국 종영할 때까지 시청자들의 그런 우려를 씻어내지 못했다.

12월 5일 둥지탈출 시즌2가 첫 방송된다. 시즌2는 부모의 품을 떠나본 적 없는 10대 청소년들이 낯선 땅으로 떠나 누구의 도움 없이 함께 의지하고 부딪히는 내용이라고 한다. 시즌1과 컨셉은 동일하지만 단지 출연진과 여행지가 변경됐다. 아이들의 연령대가 10대로 낮아졌고, 출연진도 연예인의 2세만으로 이루진 것이 아니라, 2세 아닌 10대 연예인인 사무엘과 안서현도 등장한다. 여행지는 폴란드다. 시즌1에서 제기됐던 비판과 우려를 씻어내고 부디 시청자들의 공감과 웃음을 끌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길 기대해보지만, 연예인 가족이 나오는 프로그램은 지제 지겨울 때도 되지 않았을까? 대강 이 정도에서 멈추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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