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예능 <동상이몽>이 지난 7월 10일부터 새로운 포맷으로 시즌 2를 방송하고 있다. 기존의 시즌 1은 사춘기인 일반인 10대 자녀와 부모가 갖고 있는 고민의 동상이몽을 다루었다. 이와는 달리 시즌 2에서는 '남자'와 '여자' 입장에서 똑같은 일이라도 서로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동상이몽을 다루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연예인 커플들이 알콩달콩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동상이몽 시즌2 – 너는 내 운명>이 시청자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운명의 반쪽을 만나 함께 살아가는 것의 가치를 살펴보자는 취지로 시작한 <동상이몽 시즌2 – 너는 내 운명>의 한 에피소드가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10월 30일부터 11월 13일까지 배우 장신영과 강경준 커플의 신혼집 구하기 에피소드가 3주간 전파를 탔다. 방송에서는 두 사람이 ‘좋은 신혼집 터’를 알아보기 위해 점집을 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역술인은 서울 역삼동, 연희동, 서초동을 권했다. 이후 두 사람은 서울 강남 삼성동에 위치한 주상복합 아파트, 연희동에 위치한 대형 단독주택 등 고가의 집을 보러 다녔다.
시청자들은 3주간 방송된 장신영과 강경준 커플이 신혼집을 구하러 다니는 장면에 대해 좋지 않은 시선을 보였다. 서초동 아파트의 경우 매매가 13억원에 전세 8억이었고, 삼성동 아파트의 경우 매매가는 9억원, 관리비는 한 달에 30~50만원 정도였다. 이런 집값은 대한민국 일반인들의 삶에 비하면 비현실적인 집값이었다. 이에 강경준은 “10억으로는 집을 못 구하니 지방에 가서 살자”고 말했다. 이 발언에 대해 시청자의 비난이 이어졌다. 방송 홈페이지 댓글에서 한 시청자는 “최근 방송을 보면 이게 대부분의 국민들이 보는 방송이 맞나 싶네요. 부자나 성공한 연예인들을 위한 방송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라며 비판했다.
많은 시청자들은 연예인들이 수입이 많고 부유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장신영·강경준 커플은 학군을 따지고 서울의 비싼 집을 보러 다닌다. 그러면서 집을 구하기 힘들다고 한숨을 내쉬는 장면은 대한민국 대부분 시청자의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시청자들 대부분에게 10억은 큰돈이다. 그들은 이 돈을 가지고 서울에서 집을 구하기 어렵다고 말하지만 모순적으로 좋은 집들만 보러 다닌다. 서민 시청자들에겐 불가능한 큰돈을 가지고 좋은 집을 보러 다니는 모습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한다. 대한민국 현실은 단돈 몇 1000만 원이 없어 결혼을 미루거나 집을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충분히 잘 사는 그들이 돈이 없어 고민하는 내용을 굳이 방송해야만 했을까. 이건 완전히 시청자들을 ‘농락’하는 수준이다. 3주에 걸친 신혼집 구하기 방송은 매우 부자인 두 사람의 개인적인 일이다. 시청자들은 굳이 이 에피소드를 3주 동안이나 내보내야 했냐며 비판했다.
시청자들이 원한 <동상이몽 시즌2 – 너는 내 운명>은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주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시청자들은 연인이나 부부의 서로 다른 입장 차이를 이해하고 사랑으로 풀어나가는 그들의 모습에 공감하고 싶어 했다. 그렇지만 두 사람의 신혼집 구하는 방송은 너무 비싼 집값과 학벌 중시로 인해 시청자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땅 값 비싸기로 유명한 서울의 부동산 시세와 강남의 8학군을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운명의 반쪽을 만나 함께 살아가는 것의 가치를 살펴보자는 <동상이몽 시즌2 – 너는 내 운명>의 본래 취지는 사라졌다. 대신 폐지된 <우리 결혼했어요>와 같은 프로그램으로 변질되고 있다. 방송국에서 부동산과 같은 물질적이고 경제적인 내용보다 두 사람의 정서적인 고민을 많이 보여줬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시청자들도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