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성 자자한 '이투스 콘서트' 무슨 일?..."티켓 소지하고도 3시간 기다리다 발걸음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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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성 자자한 '이투스 콘서트' 무슨 일?..."티켓 소지하고도 3시간 기다리다 발걸음 돌려"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7.11.29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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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스 교육 "보상 방법 논의 중"...2차 콘서트 가능성 높아 / 신예진 기자
이투스 교육이 지난 28일 '이투스 콘서트 TALK, HEALING, PLAY'를 서울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었다. 그러나 수용인원을 초과하는 인파가 몰려 일부 관객이 입장을 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해 논란을 사고 있다. 사진은 사건과 관련없는 항의하는 일반 이미지(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인터넷 강의 업체 이투스 교육이 수능시험을 끝낸 수험생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지난 28일 ‘이투스 콘서트’를 개최했다. 그러나 이투스의 착오로 해당 공연을 찾은 관객들이 티켓을 소지하고도 자리가 없어 문 앞에서 돌아가야 했다. 참가자들은 못들어간 관객수를 2000명에서 3000명 정도로 추측했다. 이 때문에 이투스를 향한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이투스는 지난 28일 오후 7시 서울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이투스 대표 강사들과 인기가수 레드벨벳, JBJ 등이 참여하는 ‘이투스 콘서트 TALK, HEALING, PLAY’ 를 열었다. 매년 개최한 이 행사는 이투스가 무료로 수험생들을 위해 준비했다.

이날 공연을 위해 이투스는 온라인 추첨을 통해 1만 명이 넘는 수능 응시생들에게 온라인 티켓을 배포했다. 공연장은 온라인 티켓을 소지한 사람이 현장에서 정식 입장권으로 교환해야만 입장할 수 있다. 이투스가 배포한 티켓 수 1만여 장은 공연이 열리는 화정체육관의 최대 수용인원인 8000명을 훨씬 뛰어넘었다. 해마다 행사 당시 빈자리가 속출했기 때문에 이투스는 공연장 최대 인원을 넘는 티켓을 증정하는 게 최선의 선택이라 여겼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올해 행사의 화근이 됐다. 빈자리를 고려해서 수용 인원 이상으로 넉넉히 발행한 온라인 티켓을 가진 수능 응시생 대부분이 콘서트를 관람하러 나타난 것.

콘서트 당일 현장 참석자들에 따르면, 공연장 앞은 수능을 끝내고 콘서트를 즐기려는 관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일부 관객들은 입장을 위해 공연장 앞에서 밤을 새기도 했다. 공연 시작 1시간 전인 오후 6시에는 공연장 앞에 약 1만 명이 넘는 관객들이 모였다. 당연히 관객들은 온라인 티켓을 정식 입장권으로 교환 받는 것조차 어려웠다.

엄청난 인파에 이투스는 공연장 최대 수용 인원인 8000명을 먼저 입장시켰다. 현장 대기자들은 입장하지 못한 관객들이 약 3000여 명이라고 추측했다. 이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이투스 측은 입장 통로의 문을 잠그고 철창을 내렸다. 결국, 이투스 스타 강사인 백호 강사가 공연장 앞으로 나와 상황 무마에 나섰다.

백 강사는 “수능이 일주일 연기돼 친구들이 콘서트를 많이 찾아준 것 같다”며 “우리도 예상을 못 했던 것”이라고 상황을 해명했다. 이어 “너무너무 미안하고 안타깝지만 (관객들이) 더 들어가면 사고가 난다”며 “그러면 선생님이랑 오지훈 선생님이 쇠고랑 차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투스 콘서트를 즐기려고 서울을 찾았다가 끝내 발걸음을 돌린 부산의 수능수험생 A(19) 양은 “선생님들께서 계속 ‘미안하다’고는 했지만 입장하지 못한 우리는 서운했다”며 “선생님들께서 ‘안전 우선’을 말했지만, 본인들의 난처한 상황만 강조해 아쉬웠다”고 씁쓸해했다.

행사 진행 요원의 강압적인 통제도 문제가 됐다. 현장에 있었던 일부 네티즌들은 경호원이 관객들을 밀고 욕설을 퍼부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투스가 고용한 한 경호 업체 소속이었다. 한 네티즌은 “관객들이 어리다는 생각에 막 대한 것 같다”며 “소리를 지르며 등을 밀어 순간 움츠러들었다”고 설명했다.

현장 관계자는 결국 오후 8시께 이날 입장하지 못한 관객들의 이름과 연락처를 받았다. 만약 2차 콘서트를 열면 우선 입장권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오후 8시 전 공연 입장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간 관객들은 여전히 인터넷 게시판에 관련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A 양은 “관계자의 설득과 대책이 없는 현장 상황에 7시 30분쯤 공연장을 떠났다”며 “나처럼 주최 측 말을 들은 사람은 혜택을 못 받았고, 끝까지 남아서 난동을 부리고 문을 두드렸던 사람들은 2차 명단에 이름을 올려 혜택을 받게 됐다”고 토로했다.

A 양은 이번 행사에 대해 “시스템적으로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투스 측에서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됐는데도 사전 대책이 없었고, 현장에서는 제대로 ‘수험생’ 신분 확인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 또, 현장에서 대기하던 수험생들은 너도나도 행사 시작 몇 시간 전부터 인파가 밀려 이미 큰일이 날 것이라 예견했다고 한다. 

A 양은 특히 지방에서 서울까지 온라인 티켓 한 장만 믿고 올라갔다가 못 들어간 학생들은 더욱 억울하다고 말했다. A 양은 “서울까지 가서 추운 야외에서 3시간 동안 기다려 시간만 허비했다"며 "지방 학생들은 차비와 숙박비도 드는데 너무 허망하다"고 씁쓸함을 내비쳤다.

이번 사태에 이투스 관계자는 29일 “2차 콘서트가 거의 확실하다”며 “콘서트에 입장하지 못한 관객들에 대해 보상 방법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또, 피해자 명단에 대해서는 “당첨자 명단이 있다”고 말했다. 보상은 교통비 제공과 2차 콘서트 티켓 등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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