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노소 반기는 편의점 캐릭터 상품 열풍...한정 판매에 예약 구매까지
상태바
남녀노소 반기는 편의점 캐릭터 상품 열풍...한정 판매에 예약 구매까지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7.11.29 06: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븐일레븐, '시크릿 쥬쥬 립캔디' 사탕 부분 1위 차지 / 신예진 기자

캐릭터 상품이 편의점 인기 상품으로 자리매김하면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어린이들은 물론 키덜트 족의 관심을 얻은 덕분이다.

26일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지난 8월 출시한 립스틱 모양의 시크릿 쥬쥬 립캔디가 지난 10월부터 사탕 부문 판매량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탕 부문 부동의 판매량 1위인 츄파츕스를 제친 것. 시크릿쥬쥬는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만화 캐릭터다. 그러나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 일부 엄마들 사이에서는 ‘제2의 허니버터칩’이라고 불린다.

함혜주(25, 부산시 영도구) 씨도 최근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몇 차례 발 도장을 찍었다. 어린이들 사이에 열풍인 ‘시크릿 쥬쥬 립캔디’를 조카에게 선물하기 위해서다. 함 씨는 “동네 편의점을 모두 방문했지만 조카가 원하는 색은 없었다”며 “한 박스를 미리 예약 주문했다”고 말했다. 함 씨는 이어 “어릴 때 생각도 나서 친구들에게도 선물로 나눠 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에서도 시크릿 쥬쥬 립스틱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사진: 온라인 쇼핑몰 TMON 캡처).

해당 상품을 구하려 발을 구르는 것은 점주도 마찬가지다. 한 점포에 매일 1박스(18 개입)가 공급된다. 1개 가격은 1000원으로 한 박스면 1만 8000원이다. 그러나 제품이 가게로 들어오면 예약 손님이 바로 들고 가 대부분 손님이 헛걸음한다. 부산 영도의 한 점포 관계자는 “우리 점포는 1인당 3개 이상 구매하지 못하도록 제한을 뒀다”고 설명했다.

시크릿 쥬쥬 립캔디의 폭발적인 수요에 중고 온라인 사이트도 들썩이고 있다. 원가의 두 배가량인 2만 5000원 이상의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주부 신우리 씨는 “중고나라에서 (시크릿 쥬쥬 립캔디) 한 통 사서 동네 아줌마들과 나눴다”며 “아이는 눈이 빠지도록 기다리는데 이렇게 하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의 '시크릿 쥬쥬 립스틱 사탕' 품귀현상에 온라인 중고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사진: 네이버 캡쳐).

편의점 CU는 일본 배구 만화 ‘하이큐’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호빵 봉지에 담았다. 10대 여학생 팬들의 호응에 출시 이틀 만에 호빵 매출 1, 2위에 등극했다. 여고생 박희주(18) 양은 “호빵 속에 들어있는 스티커를 학교 책상에 모으고 있다”며 “대부분 친구가 맛보다는 이런 부가적인 것을 보고 제품을 고른다”고 말했다. 해당 상품은 지난 11일부터 28일까지 38만 개가량 팔렸다.

사실 편의점 업계는 캐릭터 상품은 특정 기념일을 위해 이벤트 상품으로 출시해왔다. 그러나 식을 줄 모르는 인기에 업계는 캐릭터 상품의 범위를 전체 상품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캐릭터 상품이 인기를 끄는 비결은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들은 캐릭터 상품이 ‘다양한 고객의 니즈’를 동시에 만족시킨 점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캐릭터에 친숙한 어린이들부터 옛 추억을 떠올리는 키덜드 족까지 다양한 연령대 고객의 발걸음을 이끌고 있다는 것. 한 업계 관계자는 “비슷한 상품이라도 캐릭터와 연계하면 매출이 눈에 띄게 급증한다”며 “고객들이 상품 자체보다는 캐릭터를 소비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일부 관계자들은 ‘메신저나 SNS의 잦은 사용’도 캐릭터 열풍에 힘을 보탰다고 설명했다. 일반인들이 메신저에서 친숙하게 접하는 이모티콘이 캐릭터 상품에 대한 경계를 허물었다는 것. 실제로 CU와 협업한 ‘카카오프렌즈’와 GS25의 ‘스티키몬스터랩’ 등은 키덜트족 뿐만 아니라 일반인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한편, 일부 소비자들은 캐릭터 연계 상품이 일반 상품과 비교해 가격이 비싸다고 지적했다. 대학생 신모(20) 씨는 “초반에는 통을 모으기 위해 캐릭터 우유를 꾸준히 마셨지만, 가격이 부담돼 이제는 일반 상품을 찾는다”며 “대체 상품이 있는데 과연 사람들이 계속해서 똑같은 캐릭터 상품을 찾을지 의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캐릭터 상품의 경우 호빵은 300원 정도, 음료의 경우 500원 정도가 일반 상품에 비교해 비싸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지적에 “차별화를 두는 것”이라며 입을 모았다. 캐릭터 상품을 선택하는 것은 고객이며 이들은 캐릭터 가치를 얻기 위해 다소 높은 가격을 감수한다는 것. 또, 관계자들은 편의점 업계의 캐릭터 상품 바람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한 관계자는 “캐릭터 상품은 고객들의 호감과 신뢰도를 동시에 높일 수 있다”며 “가격이 비싸더라도 원하는 캐릭터 상품의 구매 열기는 식지않아 열풍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