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빅뉴스는 기성언론이 놓친 작은 것을 크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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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빅뉴스는 기성언론이 놓친 작은 것을 크게 보았다
  • 취재기자 조나리
  • 승인 2014.01.02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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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보는 언론, 시빅뉴스...창간 첫해를 볼아본다

2014 갑오년 새해가 떠올랐다. 새로운 해를 맞으며 지나간 한 해를 돌아보면 시빅뉴스에 참 의미 있는 시간이 많았다. 지난 해 3월 시빅뉴스(www.civicnews.com)는 경성대학교의 학교기업으로 출범했다. 대학이 인터넷 언론사를 학교기업으로 운영한 것은 국내 최초였다. 4월에는 부산시에 인터넷 언론사로 등록하고 수영세무서에 정식 사업자 등록을 마쳤다. 이 학교 신문방송학과 학생기자들은 전직 언론사 경력의 화려한 교수진을 대표, 편집국장, 편집위원으로 두고 세심한 지도를 받으며 현장을 누볐다.

정신 없이 달려온 2013년 한 해 동안 시빅뉴스는 1,001건의 기사가 게재됐다. 학생기자들의 눈으로 발견된 신선한 뉴스와 교수 편집진의 꼼꼼한 데스킹으로 만들어진 기사들은 많은 조회수로 독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2013년 시빅뉴스 조회수 ‘TOP10’ 기사는 ▲“죽은 줄 알았는데..” 47년만에 누이 만나 눈물 ”(8757, 이진현 기자) ▲‘멀티방단속하자, 변종 룸카페가 퍼진다(2754, 조민지 기자) ▲호주 유학생들, 담배 밀수로 용돈벌이 성행(2512, 이하림 기자)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로 주부들 골머리(2416, 성지영 기자) ▲PC방 금연법, 업자들 생계 위협한다 (2210, 신혜화 기자) 스마트폰 만능 리모컨, 전력 줄줄 새게 만든다(2179, 조나리 기자) ▲대학생 체크카드, 알고 보니 낚시카드(1530, 조민지 기자) ▲“반라 춤도 OK”대학가 감성주점성업(1217, 이하림 기자) ▲해운대 백사장 계단은 헌팅의 메가’(1147, 최서영 기자) ▲블로그, 페이스북에서 물건 팔면 위법(1150, 김예은 기자) 가 선정됐다.

조회수 'TOP 10' 1위에 오른 기사는 한 장애인이 부산지방경찰청을 통해 장기 실종된 가족들을 찾은 감동스토리다. 주인공인 한 지적 장애인이 15세에 가족을 잃고 여태껏 자신의 이름과 나이도 모른 채 살아오다가 부산 경찰의 노력으로 47년 만에 가족들을 만나게 됐다는 스토리였다.

2위는 영화, 인터넷, 컴퓨터 게임, 노래 등을 노래방 같은 방에서멀티풀하게 즐길 수 있는 멀티방의 청소년 출입이 법으로 금지되자, 청소년들이 멀티방과 유사한 신종 업소 룸카페로 모여들고 있다는 기사가 차지했다. 1인당 6000원 정도의 금액으로 여러 가지 디저트를 먹을 수 있고 방에서 TV시청이나 보드게임도 가능한 룸카페는 용돈이 많지 않은 청소년들에게는 가장 좋은 아지트로 떠오르고 있지만, 멀티방과 마찬가지로 청소년 흡연, 지나친 이성교제의 장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3위를 차지한 기사는 호주에 살고 있는 한국 유학생들이 한국에서 담배를 밀수해 용돈벌이를 하고 있다는 기사다. 이미 호주 유학생들 사이에는 공공연한 비밀인 담배 밀수는 한국과 호주의 담배 가격이 5~6배 차이 나는 것을 이용해 이뤄지고 있다. 한국 학생들이 가방에 담배 몇 보루를 넣어서 호주에 간 뒤, 한인 전용 사이트를 통해 담배를 판매한다고 한다. 한인 호주 유학생들은 한국에서 담배를 대량 택배로 보내기도 한다. 호주 세관에 적발될 시, 높은 관세를 물어야 하지만 벌금 이외는 다른 처벌 규정이 없어서 위험을 무릎 쓴 호주 유학생들의 담배 밀반입은 계속 되고 있다.

4위는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관련 기사다. 음식물 종량제는 음식물 쓰레기로 배출되는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를 통제함으로써 지구 온난화와 에너지 낭비를 막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으며, 납부칩 스티커제, RFID 시스템, 전용봉투제 등의 방식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버린 만큼 부담금을 낸다. 지난해 전국 지자체별로 순차적으로 도입돼 온 음식물 종량제는 쓰레기 감소에 효과적이라는 반응도 있지만, 정확한 날짜, 방법 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주부들에게 혼란을 더했다.

5위를 차지한 기사는 PC방 금연법으로 PC방에 손님이 끊겨 업자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는 뉴스다. ‘PC방 금연법의 골자PC방 내 흡연부스 설치를 위해서는 1000만원이 넘는 비용이 드는데, 소규모 PC방의 경우에는 한 달에 몇백 만원 정도의 수익을 올리는 터라 부스 설치가 큰 부담이 된다. 이에 편법으로 손님들에게 재떨이 대신 종이컵을 내주며 몰래 담배를 피게 하는 업주들이 생기는가 하면 금연법의 여파로 아예 문을 닫는 PC방도 늘고 있다.

6위는 스마트폰에 내장된 만능 리모컨 때문에 전력이 낭비될 수도 있다는 기사가 차지했다. LG전자의 옵티머스 뷰2’, ‘옵티머스 G프로’, ‘옵티머스 G2’에 내장된 ‘Q리모트기능은 휴대폰 하나로 TV는 물론 에어컨, 비디오 프로젝터, 오디오 등 500여 제조사의 전자제품을 마음대로 제어할 수 있다. 사용자에게는 더 없이 편리한 기술이지만 카페나 음식점, 공공기관에서도 스마트폰을 가진 사람 마음대로 에어컨의 온도까지 조절이 가능해 전력난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 기사였다.

7위를 차지한 기사는 카드사들이 대학생들을 공략하기 위해 내놓은 대학생 체크카드들이 높은 사용 실적을 요구하는 등 혜택 조건이 까다로워 무용지물이라는 뉴스다. 몇 년 간 여러 카드사들이 대중교통비, 이동통신비, 커피전문점 할인 등 대학생들에게 유용한 할인 혜택들로 대학생 고객들을 공략했지만, 할인혜택을 사용하기 위한 전월 사용실적이 20만원 이상일 때에만 혜택을 볼 수 있는 카드여서 일정 수익이 없는 학생들이 사용하기 어려운 카드다. 이 때문에 대학생들을 위한 카드낚인대학생들은 할인혜택을 못 받고 있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 사용실적을 채우기 위한 학생들의 과소비도 늘어 문제가 되고 있다.

8위 기사는 소킹한 고발기사다. 이는 부산의 대학가에서 술을 마시면서 낯선 이성과 야하게’ 놀 수 있는 신종 주점을 고발한 기사다. ‘감성주점으로 불리는 이 주점은 맥주, 보드카, 양주 등 비싼 술 대신 맥주와 소주를 주로 판매해 20대 젊은 층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분위기에 따라 낯선 이성과 과도한 스킨쉽을 하고, 주위 상관 없이 옷을 벗는 등 문란한 문화로 사회에 충격을 안겨줬다.

9위를 차지한 기사는 헌팅의 메카라고 불리는 해운대 백사장 계단 현장을 영상과 함께 생생하게 전한 기사다. 부산뿐 아니라 대구,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도 유명한 헌팅 장소인 해운대 백사장. 피서철을 맞아 때를 노린 사람들로 넘쳐났다. 여대생들이 백사장 계단에 잠깐만 앉아 있어도 같이 놀자는 남자들의 러브콜을 여러 차례 받을 정도다. 하지만 헌팅을 단순히 술자리의 재미를 위한 목적이 아니라 성관계를 염두에 둔 사람들도 있고, 헌팅이 위험한 범죄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10위 기사는 인터넷 쇼핑몰이 아닌 블로그, 페이스북 등을 통해서 물건을 파는 것이 위법이라는 기사다. 블로그나 SNS를 통해 물건을 판매하면 사업자 등록이나 매장 같은 복잡하고 거창한 절차가 필요 없어 아마추어 SNS 상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부가가치세법에 따르면 이는 분명히 위법이나 대부분의 경우 법적 절차를 모르거나 이를 알더라도 무시하고 물건을 팔고 있다.

이밖에도 8.15 특집으로 나간 한일 부부의 애뜻한 이별과 재회를 다룬, 지난 해 8 13일자 정태철 시빅뉴스 대표가 쓴 칼럼은 한 시나리오 작가가 기사 내용을 토대로 영화화해보고 싶다는 관심을 표했다. 5월 15일 스승의 날 특집 기사로 '50년 간 지속된 사제간의 애틋한 정'에 관한 기사가 나간 뒤, 주인공인 83세인 조신형 선생님이 시빅뉴스 기사를 표구하여 거실에 걸어놨다며 감사 메시지를 전해왔고,  5월 29일자 최서영 기자의 백화점 도둑 기사를 보고 추가 취재하고 싶다는 중앙 일간지 기자의 연락이 오기도 했다. , 6월 21일자 권경숙 기자의 ‘애물단지 돼 버린 아파트 유비쿼터스 시스템'에 관한 기사를 프린트해서 주민들에게 돌려 관리사무소가 추진하던 아파트 유비쿼터스 시스템 도입을 막았다고 감사를 표한 경기도 지역의 한 아파트 주민 편지가 시빅뉴스로 전해지기도 했다. 최근에는 간암인 아버지를 위해 간 일부를 기증한 아들의 훈훈한 소식을 아버지가 시빅뉴스에 직접 제보해 기사화되기도 했다.

지난해 전국적 화제가 된 뉴스는 여객기에서 여승무원에게 라면으로 트집을 잡은 포스코 '진상' 임원에 관한 뉴스였다. 이 사건을 계기로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감정노동자들의 고충이 나라의 이슈가 됐다. 시빅뉴스는 이 뉴스가 보도되기 이전인 4월 15일자에 욕설과 성희롱으로 고생하는 텔레마케터들의 고충을 보도하면서 감성노동자들의 문제를 이미 제기하기도 했다.

시빅뉴스는 기성언론이 보지 못한 '작은 것도 크게 보는' 시민 언론으로서 그 본문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매년 1000개가 넘는 인터넷 신문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게 국내 인터넷 언론의 현실이다. 그러나 시빅뉴스는 창간 2년째를 맞아 우리 삶과 밀접한 곳곳의 소식들을 더욱 생생하게 전하며 언론으로서의 소임을 묵묵히 수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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